봄이다. 개화시기에 맞춰 벚꽃들이 스믈스믈 북진하고 있다. 부산은 이미 만개했고, 어느덧 충청도까지 올라왔다. 작년은 여름의 장마와 혹독한 추위의 한파가 지속되는 시기가 유독 길었다. 그래서인가 그 어느때 보다 꽃들이 반가웠다.
날이 좋아 꽃도 폈는데 날씨가 따라주지 않았다. 주말에 비소식이 있었다. 아쉬웠지만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다. 차속에서 벚꽃을 만끽하리라. 벚꽃이 어디까지 올라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벚꽃드라이브, #벚꽃놀이를 최신순으로 검색해서 지역별로 벚꽃 명소를 찾아보았다. 대부분 충청도 이남 지역이라 운전해서 가기 부담스러운 거리였다. 계속 탐색하던 도중, 청주 무심천이란 곳을 발견하게 되었다.
청주지역에 위치한 개천으로 꽤 넓다. 긴 벚꽃길이 유명하다. 뉴스기사에는 사람들이 몰려 코로나가 걱정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내가 갔을땐 비가와서 그런가 마주치는 사람 하나 없었다.
도착한 무심천 벚꽃은 장관이었다. 주변을 몇바퀴 빙글빙글 돌면서 벚꽃 드라이브를 만끽했다. 근처 교통량이 적은 넓은 도로에는 갓길에 차를 주차하고 벚꽃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중간중간 버드나무와 개나리도 있어서 꽃놀이를 즐기기에 적당했다. 차안에서만 보는게 조금 답답해서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무심천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끝없이 이어진 벚꽃과 우산에 투둑투둑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빗소리가 참 좋았다.
둘은 약간 쌀쌀한 날씨에 우산을 쓰고 비를 반쯤 맞으며 셀카를 여기저기 찍고, 서로 찍어주고 무심천을 즐겼다.
배가고파서 청주사는 친구에게 전화했다. 청주에 맛있는거 뭐있냐고 물어봤더니 청주에 왜 오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반쯤 타박했다. 됐고 맛집이나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고추장불고기집 두 곳과 짜글이집 한곳을 추천해줬다. 약간 쌀쌀한 날씨에 자박한 국물이 있는 짜글이를 먹기로 결정했다.
가기로 한 곳은 대추나무집, 무심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어디 골목길로 들어갔는데 주차할 곳은 마땅해보이지 않고, 간판도 반쯤 꺼진거 같아서 전화를 조심스럽게 걸어봤다.
"혹시 영업중이신가요 ?"
"네~"
"주차는 어디에 해야할까요?"
"혹시 짜글이 대추나무집 찾아오신거면 여기 아니에요~"
"아 넵 죄송합니다"
머쓱해진 마음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15분가량 떨어진 곳에 짜글이를 파는 대추나무집이 있었다. 처음 가면 백종원 짜글이로 검색해서 가도 괜찮을 것 같다.
메뉴는 짜글이와 수육, 짜글이를 먹으러 왔기 때문에 촌돼지 짜글찌개 두 개를 주문했다.
짜글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먼저 찌개안의 익은 고기를 건져 쌈을 싸먹고, 고기를 먹는 동안 자박하게 졸아든 국물을 밥과 함께 비벼먹으면 된다.
기본 찬은 기본에 충실했다.
고기는 약간 돼지냄새가 나서 고기 비린내를 싫어하는 사람이면 싫어할 수도 있겠다. 그냥 자박한 김치찌개잖아 라고 친구에게 짜글이를 말했더니, 친구는 제육볶음과 김치찌개의 중간이라고 표현했다. 친구의 말이 맞는거 같다. 김치찌개보다 짜글이는 약간 달짝지근한 맛이 강한듯 하다.
올라 오는 길은 훨씬- 덜 막혔다. 중간에 너무 졸려서 휴게소에서 한숨 잤음에도 불구하고 잠이 부족해서 약간 고욕스러웠다. 서울시내에 도착해서 졸음운전을 막 시전한듯 ..
주차장에 도착해서는 시동을 끄고 그대로 차에서 20분가량 잠들었다. y는 내가 도착했다는 카톡을 보내고 사라지자 씻으러 간줄 알았다고 했다. 20분정도 자고 일어났더니 피로가 싹 풀렸다.(?)
다음날 y가 사진을 보정해줬다. 뭔가 동화같은 분위기로 변해서 감동받았다. 뭔가 우산을 쓰고 있어서 꽃비가 내릴 것 같달까.. .☆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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