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드라마가 하나 나왔다. 뻔했지만 재밌었다. 복수는 즐겁기 때문이다. 인과응보에 길들여진 우리는 복수가 주는 카타르시스를 알고 있다. 빈센조는 현실에 쌓여있는 분노를 복수를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하게 해준 즐거운 드라마였다!
보통 드라마 리뷰는 조회수를 위해서 1-2화정도만 보고 호다닥 쓰지만 이젠 유입을 위한 포스팅을 잘 쓰지 않기 때문에 다 보고 송중기의 미모와, 전여빈의 예쁨, 둘의 캐미가 다 - 지나간 이후 작성하게 되었다.
블로그에 수 차례 언급했다. 영화는 감독, 드라마는 작가,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이 흥행작의 작가는 박재범 작가다. 영화를 하려고 했으나, 결혼 후 생활을 위해 드라마 집필을 시작했다고 한다. 2010년 OCN 신의 퀴즈를 성공시키며 <굿 닥터>, <블러드>, <김과장>, <열혈사제>를 집필했다. 장르적 범위가 굉장히 넓은 작가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 포스팅 드라마는 TVN 토-일 방영이다. 나는 넷플릭스로 시청했다.
#빈센조 줄거리
주인공 빈센조는 어린시절 고아원에서 이탈리아로 입양보내져 성장한 인물이다. 성인이 되어 마피아의 변호사, 콘실리에리가 되어 활약하다가 모시던 보스가 죽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한국에 돌아온 이유는 중국 마피아가 숨겨놓은 엄청난 규모의 금괴 때문. 빈센조는 건물관리를 맡고있던 장사장과 함께 금괴를 빼내기 위해 애쓴다. 그때 금이 숨겨져 있는 건물자리에 새로운 건물을 짓기 위해 '바벨건설' 이라는 블랙기업이 무력을 행사하게 되고 빈센조는 자기 손으로 건물을 허물기 위해(금을 빼기 위해서) '바벨그룹'과 싸움을 시작한다.
드라마에 좋은 점이 너무 많다. 우선 송중기가 나왔던 모든 장면이 좋았다. 정말 빈센조라는 사람이 있는 것 마냥 송중기랑 잘 어울린 캐릭터다. 과정은 다소 부자연스러웠으나, 중간중간 작은 승리와 함께 절정으로 달려나가 복수라는 과업을 달성하는데 큰 기쁨이 느껴졌다. 곽동연과 전여진도 좋았다. 특히 곽동연은 초반부 악역에서 후반부 송중기와 브로맨스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재밌다고 소문 났지만 흥행은 미묘했던 <멜로가 체질>에 출연했던 '그 배우'도 이제는 '전여빈' 이라면 '아 빈센조~ 나왔던 여주~'로 더 유명세를 탄듯 하다. 다양한 작품에서 만나보고 싶다.
드라마는 묘한 성공을 거둔듯 하다. 호불호가 갈렸는데 아무래도 '악을 악으로 처단한다' 라는 개념이 국내정서상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선이 악을 처단해야하는데 악인이 악을 처단하는 모습, 주인공이 살인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장면, 주변인도 '그래, 걔들은 더 나쁜놈이니까' 하고 묵인하는 장면에서 뭔가 이질감이 들었다. 빈센조가 악몽을 꾸는 플래시백 장면만으로 빈센조가 받는 고통을 공감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에서 악을 악으로 처단한다는 주제는 <나쁜녀석들>에서도 있었지만 <빈센조>는 뭔가 다르다. 먼치킨 매력터지는 악역이 단독으로 초인같은 능력을 보여주는 모습은 마치 미국 만화에 등장할 법한 다크히어로를 떠올리게 한달까.
가볍게 즐기기 좋은 드라마다. 권선징악에 민감한(?) 사람들에겐 추천하지 않지만 나는 꽤 재밌게 봤다. 중간중간 깨알같은 유머도 좋았다. 개인적으론 복수라는 주제를 좋아하진 않지만 나도 모르게 쌓인 분노들이 얼마간 해소되었다.
추천.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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