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소리 #19 어머니의 말 실수

 말 실수. 누구나 가끔 재미있는 말 실수를 경험한다. 회사 행사에서, '국민의례는 생략하고'를 '국민은행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말한 부장을 봤다. 그 진지한 자리에서 뜬금없는 국민은행이 행사의 품격을 한껏 높혀줬다. 


 오늘 포스팅은 이런 재미있는 말 실수 중 최근 어머니께서 나에게한 말 실수를 담아보려고 한다. 



#블랙아이스

 몇 개월전, 강원도의 한 고속도로에서 차들이 맥없이 미끄러지며 연쇄추돌을 일으켰다. 원인은 블랙 아이스. 잘 보이지 않는 아스팔트 색의 얼음이 엷게 깔리면서 자동차가 미끄러지며 많은 피해를 냈다. 



 블랙아이스의 이슈가 한창일 때 나는 강원도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지역은 춘천. 전날 전국적으로 비가오고 다음날부터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졌다. 


 아침일찍 나서는데 어머니께서 차로가는 내가 걱정되어 한마디 하셨다. 

"운전 조심해, 강원도에 블랙홀 많아" 



 강원도에 차로 출장을 갈땐 블랙홀을 조심해야한다. 비장하게 "네, 조심할게요" 하고 출장을 떠났다. 



#코로나바이러스

 한창 코로나19로 나라가 떠들석하다. 어디나가기도 애매하고, 집 구석에만 박혀있는데 얼굴에서 미열이 났다. 2-3일 자가격리했다. 


 좀 괜찮아 졌나 싶었는데, 간헐적으로 얼굴에 미열은 올라왔다. 체온계는 36.n도를 넘기진 않았다. 코로나와는 무관한거 같아서 피검사와 간초음파를 실시했다. 아마 갑상선이나, 신경과쪽 문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어쨌든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고있다가 기분 전환할겸 카페를 가기로 결심했다. 책한권 들고 나서는데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또 어디가 ~ " (몇주째 약속이 었어서 집에 있었는데..?)

"밖에 콜레라 유행이야 조심해~ " 


이게 또 코로나에서 콜레라가 되니까. 비장해졌다. 


"네, 어머니~! 조심할게요"



카페에 가지만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학도병의 마음으로.

마스크를 단단하게 동여매고 집밖으로 나섰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