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요람 - 커트 보니것, SF 블랙코미디

"농담을 한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예술이며, 늘상 감정적 위협으로부터 떠오른다. 매우 훌륭한 농담은 위험한데, 그것이 어느 의미에선 사실이기 때문이다."


커트 보니것의 인터뷰 중 한 말이다. 오늘 리뷰할 작품은 커트 보니것의 SF소설 <고양이 요람>이다.  고양이 요람은 실뜨기의 모양을 뜻한다. 소설속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허무함, 사람이 생각하기 나름에 따라 변하는 모호한 것 등을 대변하는 요소로 등장한다. 

 

<고양이 요람>


 제목이 이런 이유는 이 소설의 이야기가 허무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거짓말로 만들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야기의 진위여부와는 다르게 속에 들어있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 어떤 무엇보다 진실에 가깝게 느껴진다. 



#고양이요람

<고양이요람>은 작가가 시카고 대학 인류학과를 나와 논문을 인정받지 못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고 작성한 책이다. 그때 쓴 작품들이 나오면서 등단하게되고 시카고대학에서는 <고양이 요람>을 논문으로 인정해서 그에게 학위를 수여한다. 



#커트 보니것

 유명한 작가지만 국내에 유명세는 조금 덜 한듯 하다. 미국에서는 20세기 마크트웨인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1922년-2007년 별세한 작가로 작품에는 유머, 염세, 허무가 적절하게 녹아들어가 있어서 상당히 우울하면서도 씁슬한 미소를 짓게 되는 이야기를 쓴다.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커트 보니것과 담배

 하루에 두갑 이상씩 담배를 피울만큼 애연가였다고 한다. 담배 피는 것을 자살의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팔몰 담배를 즐겨 핀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담배 문구에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과 다르게 자신이 80살까지 살았다며 소송을 걸어 팔몰사에서는 보니것이 죽을때까지 담배를 무상으로 제공해주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보니것은 사다리에서 굴러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고양이요람 줄거리 

  조나라고 불리는 자유기고가가 최초의 원자폭탄에 대한 책을 쓰기로 마음먹고 자료를 모으던 도중 원자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릭스 호니커 박사를 조사하면서 시작된다. 호니커 박사는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던 그 순간 아들에게 실뜨기로 고양이 요람을 만들어 보여주었다는 이야기를 알게 된다. 그는 박사가 자녀들에게 아이스 나인이라는 상온에서 물을 얼음으로 만들어버리는 물질을 개발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조나는 이것을 추적하여 샌 로렌조라고 불리는 북대서양의 한 섬나라를 방문하게 되면서 사건은 복잡해진다. 



#고양이요람 마치며

 이 책의 내용은 어떤 것도 진실이 아니다. 라는 보코논서의 교리를 인용하며 시작하는 이 소설은 단순하면서도 많은 이야기들을 내포하고 있다. 진실과 거짓에 관한 이야기, 지와 무지, 앎과 모름에 대한 양 극단의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대단했다. 보는내내 굉장히 정교하게 짜여진 톱니바퀴가 유려하게 돌아가는 것을 구경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보니것은 SF라는 장르를 가지고 다양한 철학적 주제를 던진다. 과학기술의 무분별한 발달에 대한 경고는 물론이고, 정치부터 종교, 사회제도, 기득권의 우매함까지 세상 전반의 모든 이슈를 특유의 블랙 코미디로 버무려 아이스 나인이라는 물질로 얼려버린다. 




 문장은 짧고, 간결하다. 거기에 이야기가 늘어지지 않도록 소설을 1-2페이지 분량으로 마디마디 나누어 놓았다. 핵심만 전달하길 원하는 작가의 성향이 잘 들어나는 부분. 최초에는 한 집안의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으나, 조금만 집중해본다면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상징하는 것이 들어나기 시작하면서 소설의 재미는 배가 된다. 


 풍자와 해학이 가득담긴 SF소설 <고양이 요람> 추천.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