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맨프럼어스 '크로마뇽인이 지금까지 살아있다?'

 기발하다. 대사만으로 이렇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한 영화다. 오늘 포스팅할 영화는 1만 4천년간 살아온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맨 프럼 어스>

 

 

 

 <맨프럼어스>는 리처드 쉔크만 감독의 07년 영화다. 이런 기발한 영화를 만들어낸 감독치고는 필모가 엉망진창이다. <아브라함링컨 VS 좀비>, <맨프럼어스2:홀로신> 등이 있는데 평은 처참하다. 출연진은 데이빗 리 시므시, 존 빌링슬리, 엘렌 크로포드, 애니카 피터슨 등 어디선가 본듯한 유명하진 않지만 친숙한 연기자들이 나온다. 

 

 

 줄거리는 일 잘하고 성실한 교수 존 올드만이 근속 10년차 돌연 사퇴를 선언하면서 부터 시작된다. 파티를 해주려고 했으나, 존 올드만은 그냥 무작정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린다. 동료들은 갑자기 떠나는 그가 의아해서 떠나려는 이유를 물어본다. 교수들은 하나둘 모이고, 올드만은 자신의 비밀을 털어 놓기 시작한다. 

 


 

#줄거리 (스포포함)

 영화는 주인공의 집에서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게 전부다. 대화가 중심인 영화답게 호불호가 갈리지만 일반적인 상식과 폭넓은 주제를 다뤄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게 한다. 주인공은 역사학 교수다. 아는 것도 많다. 다른 교수들은 생물학, 심리학, 고고학, 신학 등을 전공했다. 이야기는 주인공 존 올드만이 자신이 크로마뇽인 일거라고 이야기 하는 것으로 부터 담담하게 시작한다. 

 

 그가 말하길 자신은 크로마뇽인으로 유럽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동료들은 일종의 장난인줄 알고, 위스키를 마시며 그의 고백에 여러가지 질문을 던진다. 존 올드만은 35세가 되는 시점에서 자신이 늙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당시 동족들은 자신이 늙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고 처음에는 추앙하다가, 그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그가 생명력을 앗아간다고 주장하며 쫓아냈다. 결국 그는 생존을 위해 10년마다 무리를 벗어나 다른 신분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의 최초의 기억은 빙하기다. 추위를 피해 남쪽으로 그러다 해가 뜨는 쪽이 따듯할 거란 생각에 동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다 인도에 도착하고 우연히 부처를 만난다. 그리고 그의 제자로 한동안 지낸다. 

 

 1만 4천년을 살았다고 엄청나게 똑똑하진 않다. 그는 남들보다 시간이 많을 뿐이다. 그래서 그의 학습의 한계는 시대가 가진 기술이나 학술적 한계를 넘진 못한다. 열댓개의 학위가 있지만 과거에 머문 지식들도 존재한다. 

 

 부처를 만난 뒤 다시 서쪽으로 돌아온 존은 로마에 간다. 로마제국의 잔혹함이 싫었던 존은 부처의 가르침을 설파한다. 당시 서양사람들은 그런 존을 반역행위자로 몰아서 십자가에 매단다. 존은 신진대사를 줄이는 방법을 사용해 죽은척을 한다. 3일뒤 존은 다시 깨어나 몰래 빠져나가려고 하다 자신을 따르는 열성 추종자에게 들켜 부활한 것처럼 오해 받는다. 

 

 

 

 이 이야기를 들을 신학교수는 신성모독이라며 불쾌감을 들어내며 화를 감추지 못한다. 분위기가 심각하게 흘러가자 존은 전부다 장난이었다며 동료 교수들에게 사과를 하고 그들을 집으로 돌려 보낸다. 

 


 

<맨프럼어스>는 관객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준다. 내가 만약 1만 4천년 동안 살아있었다면.. 이라는 가정으로 시작된 선문답은 점점 깊이를 더해가 화자들의 신념까지 뒤흔들게 된다.

 

 각 분야에서 가지고 있는 이슈들과 철학, 종교를 아우르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누는데 몰입감이 상당하다. 이야기는 유한한 시간속에 무한대로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을 등장시키면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100년을 살던 10,000년을 살던 변하지 않는 만고의 진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정신없이 교수들의 대담을 듣다보면, 어느덧 시간은 훌쩍 러닝타임 끝으로 다가온다.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드릴지는 순전히 보는 사람에게 달렸다고 생각한다. 시간의 유한함속에서 끝없이 배우고, 사랑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맨프럼어스> 자극적인 영상만 추구하는 요즘영화에 지친 사람이라면, 1만 4000년을 살아온 원시인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이 영화를 추천한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