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미야 RZ67를 얻게 되었다. 사진을 전공한 친구가 페이스북 게시물로 '카메라 가질 사람?' 이랬는데 뭣도 모르고 손이라고 댓글을 달아 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 크기에 두번째는 그 무게에 놀랐다. 어쨋든 받은거 써보자 하고 마음먹었는데 필름 사진에 취미가 없던 인간이 갑자기 필름카메라가 생겼다고 필름을 사는건 여간 쉬운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들고다니기도 무거운 중형카메라였다. 그래서 그렇게 마미야카메라는 내방 책장 한켠을 장식하게 되었다.(빈티지 한 것이 꽤나 예쁘다) 그렇게 책장에서 먼지만 쌓여가던 어느날. 나는 앞선 필름 카메라 일기에서 처럼 필카에 꽂혔고. 미놀타를 삿으며, 미니룩스를 구매해서 연신 셔터를 누르고 다녔다. 한 20-30롤쯤 찍어갈 무렵, 미니룩스는 흑백사진을 찍었을때 절정의 퍼포..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쥐가 올라왔다. 오늘은 컨디션이 그럭저럭 이었다. 전날 엄청나게 추웠는데, 누군가 내일은 좀 풀린데요. 라고 말해서 가디건 하나만 걸치고 출근한 탓이었을 것이다. 편두통에 타이레놀 두개를 먹었다. 몸이 안좋으면 좀 쉬어야 했는데 나는 그게 잘 안된다. 그래서 꾸역꾸역 수영장엘 갔다. 억지로 가다보니 시작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보통은 9시부터 가벼운 체조로 수영은 시작된다. 오늘은 바로 물에 들어가 자유형을 시작했다. 자유형은 도통 늘지 않는다. 컨디션에 따라 호흡이 되고 안되고 하는데 참 이상한 일이다. 몸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에 큰 무리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자유형, 배영, 평영을 하면서 종아리 근육과 발가락 근육이 잠깐 잠깐 올라오긴 했는데 그럭저럭 잘 풀었다. 기온이 차..
미니룩스에 밀려 뒷방 늙은이처럼 골골거리던 미놀타를 꺼내들었다. 잘 작동되나 궁금하기도 했고 미니룩스 18롤을 촬영하는 동안 한롤도 안찍은게 내심 카메라에게 미안하기도 했던 것 같다. 필름을 산김에 미놀타에도 감았다. 너무 오랜만이라 필름 마운트 하는게 혼동 되었다. 라이카는 필름만 넣으면 자동으로 감아주지만 미놀타는 수동이다. 라운딩을 나가면서 촬영했다. 별 기대없이 촬영했는데 정말 아이폰으로 촬영한 것보다 아름답게 나왔다. 저녁 친구집에서 컨셉을 잡고 촬영했다. 죄를 짓지말자라는 의미에서. 한 컷. 이기보다는 앞에 단풍나무 색이 정말 예술인데 좀 더 가까이서 찍을걸 그랬다. 동네 카페인데 분위기가 너무 좋다. 책을 읽거나 블로그를 쓸때 자주 방문한다. 커피도 맛있다. 노란 조명과 철조망이 잘 어우러졌..
감기에 걸렸다. 처음에는 그냥 비염인 줄로 알고 수영장에 갔다. 감기인 줄 몰랐는데 감기였다. 수영하면 감기에 안 걸린단 이야기도 거짓인 듯하다. 애초에 감기인 줄 알았다면 수영을 쉬었을 텐데 가을 찬물에 들어가 감기가 악화됐다. 그렇게 2주를 쉬었다. 한창 평영 손동작을 배울 단계라 너무 아쉬웠지만, 내 몸을 위해 그리고 다른 수강생들을 위해서 푹 쉬었다. 혹시라도 감기인데 수영갈지 말지 고민하시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푹쉬고 가라고 해주고 싶다. 감기에 저체온은 최악이다. 2주를 쉬고 수영장에 다시 갔다. 정말 귀찮고 가기 싫었지만 또 막상 물에 들어가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아직도 내 자유형은 허우적거렸고, 배영은 가라앉았으며, 평영은 발로만 찼다. 아직 손이 없는 개구리처럼. 재등록 이틀째 같은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