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박 10일간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인생 최대 길이의 휴가이자 y와 처음 떠나는 해외여행이다.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짐을 챙겼다. 그럼 8박 10일간의 여행기 시작.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수익 블로그이니 만큼 정보그를 왕창 때려넣고 광고를 넣을까, 아니면 원래 쓰던 스타일(?) 대로 휘뚜루마뚜루 쓸까. 아니면 일단 쓸까. 결론은 일단 손가는대로 써보자. 였다. 휘뚜루 마뚜루 쓰겠단 이야기다.
발리 사전 준비
발리에 가기 위해서는 사전에 준비되어야 하는 것들이 몇가지 있다. 우선 여권, 유효기간이 남은 여권이 필요하다. 그리고 발리 비자(비용 약 4-5만원), 발리 세관신고를 사전에 해야한다. 발리비자 발급 받는 법 / 발리 세관신고 하기 나는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갈까? 하면 슉! 하고 떠날 수 있는 국내 여행과 다르게 해외여행은 위에서 언급한 것 같은 번거로운 과정들이 즐비하고 그 중 하나라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면 굉장히 난처한 땀 뻘뻘 상황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국내 공항에서는 한국어로 대화가 되기 때문에 그래도 괜찮지만(사실 안괜찮다) 해외일 경우는 땀뻘뻘x2222의 상황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해외를 다니며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준비과정에서 묘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 덕분에 최근에는 여행지에서 환전과 카드사용을 용이하게 해주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있다. 미리 가입해두면 좋다. 와이프는 트래블월렛을 사용했다. 발리는 인도네시아 화폐 루피아를 사용한다. 100,000루피아가 우리나라 돈으로 약 8,000원 정도로 대충 루피아에서 0하나를 지우고 계산하면 얼추 맞다. 발리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벌레예방용 스프레이, 버물리, 후시딘, 습진약, 샤워필터, 선크림, 알로에를 챙겨가자.
발리 신혼여행 일정
8박 10일간의 일정은 관광으로 치면 발리 전역을 둘러볼 수 있는 일정이다. 하지만 우리는 신혼여행, 그래서 휴양 중심으로 발리 지역의 리조트, 풀빌라, 호텔을 예약해서 각 2박 3일씩 머물기로 했다. 보통은 발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공항을 기점으로 시계방향으로 돌거나,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고 한다. 우리는 아래서 위로 올라가는 코스로 일정을 잡았다.
짐바란 - 스미냑 - 우붓
짐바란은 발리의 대표적인 휴양지다. 짐바란만을 끼고 형성된 긴 아름다운 해변이 특징이다. 스미냑은 발리의 청담동 같은 곳이라고 한다. 너무 큰 기대는 마시라. 우붓은 발리의 내륙 깊은 곳 정글지형이 특징인 곳이다.
인천 공항 겉옷 보관 서비스
이런저런 사전지식하나 없이 y가 시키는대로 준비하고 공항에서 y를 똘래똘래 따라다녔다. 요즘은 인천공항에 가는 것도 택시기사님들에게 사전 견적을 받아 선택할 수 있다( y가 함). 우리집에서 공항까지 택시비는 8만 5천원이다. 발리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으로 가야한다. 도착해서는 윗옷을 맡기기로 했다( y가 알아봄). 대한한공을 이용하면 의류 보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대한항공이 아니라, 그 옆에 한진택배에 요청하면된다. H체크인 카운터 쪽에 있다. 캐리어를 끌고 한진택배에 가서 옷을 맡기러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공간이 없어 보관이 불가능하다는 답변, 두꺼운 패딩을 들고갈 수는 없는 노릇, 지하 1층 세탁소 클린업 에어에서도 보관서비스를 해준다는 정보를 입수( y가 알아봄). 지하 1층으로 내려가서 옷을 맡기고 체크인을 시작했다.
인천공항 체크인 이슈
체크인 카운터에 줄을 서서 여권을 내고 수화물을 붙이고, 티켓을 받았다. 티켓을 받고보니 본격 여행이 실감났다. 우린 가루다 항공을 이용. 가루다 항공은 스카이 뭐시기 멤버라 대한항공 마일리지적립이 가능하다. 미리 대한항공에 가입해두자. 친절한 직원의 안내를 받아 마일리지 적립까지 완료. 이제 스마트패스를 쓰러 출발장/출국장(정확한 명칭이 뭔지 모르겠다)으로 간다. 이곳에서 여권을 찍고 보안검색을 받는다. 이때 항상 죄 지은 것도 없는데 두근거린다. 여권을 찍고 얼굴을 인식했는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 한참 있으니 직원이 와서 종이를 주며, 위탁수화물에 문제가 있으니 B수화물 검사소에 가서 확인을 받으라고 했다. 죄인이 된것 마냥 모든 짐을 검색대에 내려놓고, X-ray로 위험한게 있는지 검사하고 좁은 통로에 두손을 올리고 검사를 받는다. 금속 재질이 있으면 삐삐삐 소리가 난다. 어쩔 수 없이 내 차례가 다가왔고, 검색대에 들어갔다. 여지없이 울리는 삐삐삐 소리, 벨트다. 보여주고는 넘어갔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B검사소로 향했다. 휘황찬란한 면세점들을 지나야 했다. 번쩍번쩍한 제품들이 많았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y에게 쇼핑을 하고 있으라고 말하고, 혼자 B검사소로 향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너무 많은 신발? 너무 많은 약? 너무 많은 카메라 메모리 디스크? 너무 많은 생각? 마음에 걸리는게 백가지도 넘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방문한 위탁물 검사소는 한산했다. 무서운 남자직원 앞으로가서 받은 종이를 내밀었다. 내 수화물을 열어야 한다고 한다. 비밀번호를 눌러 열어주었고, 모니터를 보고 보조배터리가 있네요, 하고 말해주었다. 혹시 몰라 넣었던 서브 보조배터리였다. 갑자기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보조배터리를 받아들고 면세장으로 훨훨 돌아갔다. y는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었다. 가족들의 선물을 구매하고 있었는데 이미 면세한도는 초과하여 관세 쇼핑 중이었다. y에게 큰일났다고 호들갑을 한번 떨고는 별일 아니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y는 자기가 짐 챙길땐 분명 없었는데 어떻게 된건지 의아해했다. 물론 그녀는 모를 수 밖에 없다. 아침에 슬쩍 내가 넣은것이니.
면세쇼핑
인천국제공항은 그 큰 규모만큼이나 크고 화려한 브랜드들의 면세점이 즐비해 있다. 옷갖 명품과 해외 브랜드들. 인터넷 면세점에서 구매한 물건을 미리 찾으면 팔이 아프니, 시간을 맞춰 찾기로 결정했다.(잘못된 선택이었다.) 하나 둘 사다보니 면세쇼핑에서 관세쇼핑으로 변했고, 뭘 더 사면 관세가 얼마 더 나온다는 치밀한 계산을 해가며 물건을 샀다. 아버님들 드릴 라코스테 니트와 가디건을 구매했다. 면세점에는 샤넬, 클로에, 셀린느, 구찌 등 다양한 명품매장이 있다.
y가 구매한 가디건 봉투에서 추가로 제공해준 양말을 발견하고, 나는 왜안줘! 하고 화냈는데 내꺼에도 들어있었다. 점원이 설명해줬는데 못 들었나보다. 탑승시간이 다가오고, 우리는 인터넷 면세점에서 구매한 물건을 찾으러 갔다. 대기인원이 꽤 있어서 아슬아슬 했다. 11시 35분 비행기인데 11시 10분쯤 지나자 갑자기 심박수가 빨라졌다. 물건을 확인하고 포장하고 서둘러 비행기를 타러 갔다. 시간은 11시 25분 쯤(?) 탑승 게이트에서 직원들이 애절한 목소리로 "빨리 오세요~~ 비행시간 늦어도 ㅇㅇ분전엔 탑승완료 해야합니다." 하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너무 오랜만에 해외여행이라, 버스처럼 11시 35분에만 가면 되는 줄 알았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도 와있었는데 아마 항공사 직원이 아니었을까 추측한다. 서둘러 뛰어서 비행기에 탑승했다. 우리가 꼴지였다. 민망한 마음으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가루다 항공 기내식
가루다 항공은 인도네시아의 국적기다. 한국의 대한항공 처럼 나라를 대표하는 항공사. 일반석을 구매하면, 가루다 항공에서 얼마를 더 내면 비즈니스로 바꿔주는 비즈니스석 경매가 진행된다. 우리는 거의 최소 금액에서 조금 올린 가격으로 비즈니스석 예매를 시도했으나, 아쉽게 떨어졌다. (비행 전날 결과 알려줌) 일반석은 뭐 그냥 비행기 일반석이었다. y는 기내가 추울거라며 긴팔을 가지고 왔는데 타고나서는 덥다며 뭐라뭐라 했다. 상공에서는 조금 선선했다.(다행이다.)
기내식으로는 한국식과 인도네시아식이 제공된다. 인도네시아 식은 피쉬 뭐시기라길래 치킨 뭐시기로 결정했다. 밥과 닭고기가 나온 일반적인 한국음식이었다. 음식도 맛있었고 쥬스도 맛있었다. 기내에서 제공되는 빈땅맥주도 마셨는데 달달하니 음료수 같았다. 우리에게 음식을 나눠주던 승무원은 맥주가 다 떨어졌다고 했는데, 지나가던 다른 승무원의 캐리어에 맥주가 보이길래 냉큼 요청했더니 줬다. 비행은 생각보다 지루했다. 자다 깨다 게임하다를 반복했고 발리는 멀고도 멀었다.
발리 도착
발리까지는 보통 7시간이 걸린다. 보통의 7시간이 지난 후 발리에 도착했다. 창밖으로는 강렬한 노을이 지고 있었다.
내려서 미리 비자발급 세관신고를 해뒀기 때문에 QR을 보여주며 입국장을 슝슝 통과했다. 사람들은 밖에서 뭔가 쓰고 있었는데 위의 절차를 하지 않아서 그렇다. 하지만 결국 짐찾는 곳에서 다 만나기 때문에 그게 다 무슨의미인가 싶기도 했다. 내 짐은 아마 수화물 검사에서 문제가 생겨 늦게 들어갔기 때문에 먼저 나온 것 같다. 비행기 화물은 선입선출은 아닌 듯 하다. 짐을 찾고 집에 생존 연락을 돌리고 발리공항을 서둘러 나왔다.
여느 나라들 처럼 유심칩과 택시 홍보가 열띤 현장이었다. 스타벅스에 커피한잔 할까 했지만, 그곳도 딱히 시원해보이진 않아서 서둘러 호텔로 가기로 했다. 날은 생각보다는 덜 더웠다. 긴옷을 벗었다.
힐튼 가든 인 발리 응우라 라이 에어포트로 가다
힐튼 가든 인 발리 응우라 라이 에어포트는 아마도 발리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깔끔한 숙소 중 한 곳일 것이다. 공항에서 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있고 마음만 먹으면 걸을 수 있는 거리인 1km정도다.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것과 장거리 비행으로 지친 몸이 아니라면 말이다. y는 도보를 희망했고, 우리는 길을 찾아 떠나는 한마리의 ㅇㅇ이들 처럼 공항에서 나오는 길을 배회했다. 공항으로 진입하는 차들이 드나드는 길이라 머뭇머뭇 거리고 있는데 길가에 앉은 한 발리인이 가도 된다고 웃으며 사인을 줬다. 우리는 차가 다니는 길을 걷고, 헤맸다. 지나가는 택시를 포함한 모든 차들이 우리를 보며 환영인사라도 하는 듯 경적을 울려댔다. 아마 우리를 태우려고 했을 것이다.
노 땡큐를 연신 외치며 공항을 벗어나려고 낑낑거리다가, y에게 택시를 타자고 제안했다. 굉장히 위험해보이는 거리와 어둠때문에 y도 ok를 했는데, 길 건너편 도저히 길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지나가는 발리인 한 무리가 있었다. 화단으로 보이는 곳으로 직원들이 걸어나가고 있었는데 거길 걷던 인상 좋은 발리인이 "무엇을 도와드릴까요?"하고 영어로 말했다. 정확히 뭐라고 말했는진 모르겠지만 발리인 특유의 미소와 눈빛이 그랬다. 노 땡큐를 외치고 싶었지만 y의 바람 (걸어서 호텔가기)를 들어주기 위해 구글맵을 켰다. 힐튼 호텔을 외쳤는데 못 알아 들었다. 그래서 보여준 지도에서 호텔 위치를 본 발리인은 힐뜬호뗄 이라는 인도네시아식 영어로 연신 ok를 외치며 자기를 따라오라고 했다. 그렇게 우리의 도보여행은 한 발리인 세르파와 만나며 시작 되었다.
1편 끗-
제목을 발리 힐튼호텔 후기 라고 적었는데 쓰다보니 아직 힐튼호텔에 도착하지 못했다.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하며, 후기는 다음 시간에 적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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