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신혼여행 3. 발리 힐튼호텔 원정대와 예스맨&땡큐걸의 탄생

Previously on 발리 여행기

  • - 여행 준비 하나도 안하고 탱자탱자 열일함(여행 준비 기간동안 정말로 인생에서 가장 일적으로 바쁜 시기였음)
  • - 와이프가 다 알아봐서 짐싸고, 예약하고 함
  • - 당일 공항 도착해서 체크인 시도
  • - 유일하게 챙겼던 보조배터리 때문에 위탁수화물 검사소에 방문
  • - 면세쇼핑하다 지각해서 비행기 놓칠뻔함
  • - 발리 도착해서 호텔까지 여정 시작
 

발리 신혼여행 2. 출국 전 주의사항 및 발리 힐튼호텔 후기

8박 10일간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인생 최대 길이의 휴가이자 y와 처음 떠나는 해외여행이다.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짐을 챙겼다. 그럼 8박 10일간의 여행기 시작.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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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에 빠진 한국인들의 숙소이동을 위해 긴급하게 결성된 힐튼 원정대(나, y, 공항 직원으로 보이는 발리 남자 4명)은 발리의 톨게이트를 지나,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를 건너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골목을 지났다. 걷는 와중 나오는 다양한 장애물들에 무거운 우리의 캐리어는 걷기로 한 자들의 큰 책임이었으나, 발리인 셰르파가 친절하게도 y의 캐리어를 대신 끌고 가주었다.

 

 사실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무슨 호텔직원의 도보 픽업도 아니고 길가다 만난 발리 아저씨가 친절하게 길 안내를 해주면서 한국에서 위탁수하물 한계용량 최대치의 짐도 끌어준다? 나는 내심 저사람이 캐리어 들고 뛰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y가 평지에서도 당당하게 캐리어를 발리인에게 맡기고 걷는 모습에 기함을 토하며 땀뻘뻘 흘리고 있었다. 

 

힘내자 반지원정대

 

 시간이 지나 어느 골목길에 도착했다. 이제는 좁은 길(인도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좁은 비포장의 길)을 걸어 직진만 하면 되는 상황. 발리인 셰르파는 구글맵을 믿지 않는 듯 했다. 지역 주변 사람들에게 힐뜬 힐뜬호텔을 외쳤고 어떤 아주머니는 손가락질로 구글맵과 같은 방향을 가르켰다. 그리고 어떤 오토바이를 탄 사내는 자신의 뒷좌석을 툭툭 치며 타라고, 타라고 권했다. 나는 영어로 나는 괜찮아요 우리 호텔 찾아갈 수 있어요(영어로 전혀 뭐라고 했는지 기억안남)를 외치며 그들과 헤어지려 했으나, 친절한 발리인 셰르파는 어두운 골목을 한번 더 따라와줬다.

 

 어두운 골목에서 벗어나 다시 도로가 나오고, 오케이 땡큐를 외치며 발리인 일행과 헤어지게 되었다. 둘만 남은 상황 거의 20여분을 더운 낯선 나라에서 걸어와서 온몸은 땀에 절었다. 길은 하수로 위라 중간중간 바선생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들어갔다를 반복했다. 앞서가던 나만 봤을 기막힌 풍경이다. (걷자고 한사람 누구야) 10여분 걸었을까 와중에 헤어졌던 친절한 발리인 셰르파는 자신의 오토바이를 몰고 우리 옆을 지나면서 미소와 함께 따봉을 날려주었다. 우리가 잘 가고 있는지 걱정되어서 이쪽으로 지나간듯 했다. 고마워요 발리인 셰르파. 

 

원정대의 행복한 모습

 막힌 길이 있으면 도로가로 내려왔고 달리는 자동차들에 위험을 느껴 다시 인도로 올라가길 수 차례 드디어 힐튼 호텔이 보였다.

드디어 호텔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경비원들에게  쩔어있는 표정으로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체크인을 하자 발리인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로비로 보내주었다.

 

 로비에서는 땀에 절어 걸어들어온 우리를 보고 저놈들 또 낚였네 키득키득 하는 표정의 호텔리어들이 우리를 맞이했고, 친절하게 체크인을 도와주었다. 실제로 우리가 체크인 하는 동안 뒤에서 뭐라뭐라 했는데 분명 우리가 걸어온 것에 대한 이야기 였을 것이다.

 

체크인 할 때 호텔리어는 영어를 꽤나 유창하게 했고 그가 유창한 만큼이나 나는 무슨 소린지 못알아 듣고 있었다. 나는 Yes를 y는 Thank you를 말했고 그게 발리 환장의 듀오, 예스맨과 땡큐걸의 시작이었다. 뭔가 허름한 느낌의 문을 열고 우리의 방에 들어갔다.

 

 우리 방 넘버는 302호 놀랍게도 트윈베드였다. 분명 신혼여행인데 트윈베드를 예약하게 된 나는 몸둘바를 몰랐지만 의외로 y는 피곤하니까 떨어져 자자라고 말했다. 분명 호텔리어는 영어로 유창하게 이런 이야길 해줬겠지.

 

^^..정말 좋았다.

 옷을 갈아입으며 y는 아까 호텔리어가 한 이야기에 대해 물어봤다. 나는 아무것도 제대로 못 들었다고 답했다. 그럼 왜 예스라고 말했냐고 해서 나는 y에게 왜 땡큐라고 답했냐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내가 알아들었겠거니 하고 땡큐라고 했다는 답이 돌아왔고 나는 열심히 설명하길래 예스라고 대답했다고 했다. 저런. 예스맨과 땡큐걸.

 

 그리하여 호텔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던 우리. 배가 고팠던 나는 전화영어가 두려워 y가 씻는동안 호텔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가 몇시까지 되냐고 영어로 물어봤고(도저히 뭐라고 물어봤는지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라스트오더가 10시라는 사실을 알고는 신나게 방으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레스토랑 야외 뷰

 

방이 수영장 뷰랬다.

2편 끗- 발리 힐튼 호텔이 궁금하신 분들은 다음 편을 기다려주세요..

 

그날의 여정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알 수 있는 사진

 재밌는 사실 하나, 위 사진에서 왼쪽에 보이는 저 문은 아마 구조상 직원들이 청소를 위해 드나드는 문처럼 보였다. 내가 잠깐 레스토랑에 다녀온 사이 y는 나에게 이방은 뭐냐고 물으며, 저 문을 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아마 옆방에 사람이 있었다면 굉장히 무서웠을 것이다.

 

힐튼호텔 발리 A7M2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