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 아기 포대기 같던 팔자붕대를 드디어 풀었다. 만세. 4주간 연차와 반차를 쓴게 너무 아까웠지만 사진은 찍어서 상태가 어떤지 봐야하니.. 어쩔 수 없다.
어느 주와 마찬가지로 정형외과에 갔다. 집에서 나와서 마스크를 안가지고 나온게 생각났다. 공적마스크를 샀다. 길에서 본 꼬마가 마스크 안쓴 나를 바이러스 보듯 기겁하며 자신의 마스크를 고쳐 썼다. 공적마스크 3개중 하나를 사용했다.
그날은 병원에 유독 사람이 많았다. 정형외과에 아픈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참 걱정이다. 엑스레이 찍고 진료보는건 30초면 끝날 일이지만, 대기시간은 1시간정도 걸렸던거 같다. 엑스레이를 찍고, 30분정도 기다렸다가 들어갔다.
"잘붙었네, 속도 좀 찼고 이제 그거 풀고 어깨좀 살살 움직이면서 다녀, 무리하지 말구"
"오! 풀어도 되나요?"
"어, 무거운거 들지말고, 이제 이주 뒤에 와, 특별히 아프면 바로 오고"
"네~"
"저 근데 운전은 해도 되나요?"
"운전?? 어 해도 되는데 무리하지 말고 아프면 하지마"
"..? 네.. "
엑스레이는 골첫 첫주나 지금이나 별 차이는 없어보였다. 의사 눈에는 무슨 차이가 보이나보다 싶었다. 약간은 찜찜했지만 나오자마자 팔자 붕대를 풀고,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다. 직장인건강검진은 올해안으로만 받으면 되는거 같던데 사람이 몰릴때 받으면 골치아프니까 미리미리 받는거로.
키와 몸무게를 측정했다. 살은 쪘는데 몸무게는 빠졌다. 쇄골골절로 인한 근손실이 생각보다 큰거 같다. 시력은 양쪽다 1.0이 나왔다. 시력이 많이 떨어졌다. 실제로도 시력이 떨어진게 느껴진다. 보호안경 같은걸 써야 할 거 같다.
아직은 팔을 펴는게 익숙하지 않았다. 어깨죽지와 쇄골의 골절부분이 아렸다. 이거 아직 쓰면 안될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지속적으로 들었다. 청력검사와 시력검사가 끝났다. 이젠 체혈과 소변검사, 엑스레이가 남았다. 왼팔은 제대로 펼수가 없으니, 오른팔에서 피를 뽑았다. 피를 뽑고 주사바늘이 들어간 부위를 누르라고 하는데 왼팔이 닿질 않았다. "제가 쇄골이 골절중이라서 못누르겠는데요" 했더니, 밴드를 붙여주었다. 엑스레이도 다시 촬영했다. 검진을 마치고, 해장해야겠다는 임상병리사의 TMI를 얻고 집으로 향했다.
손에는 팔자붕대와 마스크가 들려 있었다. 가는 길에 로또를 사러 슈퍼에 들어갔다. 내 손에 있는 마스크를 보고 "요즘엔 공적마스크 다섯개씩 판다면서요? 라고 가게 사장님이 물었다. 나는 "아뇨, 세개 주던데." 했다. "이제 다섯개씩 파나요?" 하고 물었더니 "뉴스에서 그러던데 다섯개씩 판다고. 가서 따져"라고 말했다. 나는 "네에. 하하하"하고 말았다.
날씨가 좋았다. 완연한 초여름의 날씨. 김밥과 쫄면을 사서 아점으로 먹었다. 앞으로 2주 잘 관리해서 골절부분에서 통증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제 한 자세로만 자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 포스팅을 다 쓰고 보니까 새벽감성에 일기처럼 쓰여서 뭔가 쇄골과 관련된 정보성 글을 하나 투척하고 가야겠다.
쇄골은 30세를 전후로 완전 융합되는 독특한 뼈다. 그래서 고고학에서는 쇄골뼈로 당시 나이를 추정한다고 한다. 인체의 뼈들 중 중요도에 비해 약한뼈에 속한다. 뼈가 약한 이유는 만약 어깨 충격으로 쇄골이 골절되지 않으면 안쪽 쇄골 끝이 목을 찌를 수 있는 위험이 있어서 라고 한다. 인체는 신비롭다.
최근에 알게된 사실은 쇄골뼈의 각도에 따라 어깨의 넓이가 결정되는 듯 하다. 어깨가 넓을 수록 쇄골이 ㅡ 형태 어깨가 좁을 수록 쇄골의 각도가 미묘하게 / 올라가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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