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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리뷰] 페뷸러스 ‘구독과 좋아요의 시대, 여성서사’

     페뷸러스를 봤다. 존조가 주연한 <서치> 만큼이나 인상깊었다. 글쓰는 것으로 먹고살고 싶은 나는 항상 주변인들에게 농담처럼 ‘글을 잘 써서 성공하는 것보다 먼저 유명해지는게 빠르겠다’ 라고 말하곤 했다. 페뷸러스는 딱 그 주제를 다룬다.

     



     

     영화는 멜라니 샤르본느 감독이다. 캐나다 감독으로 이번 영화가 두번째 작품, 19년도 부산영화제 BNK부산은행상을 수상했다. 출연진은 줄리엣 고셀린, 노에미 오파렐, 모우니아 자흐잠 등 처음 보는 캐나다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주인공은 잡지사 인턴으로 일하는 로리, 언젠가 좋은 글을 기고하고 싶단 생각뿐이다. 정규직 전환여부에 대해 물어보지만 매거진’톱’에서는 신입 작가를 뽑는 기준을 인스타그램 팔로워 2만명 이상으로 결정했다. 인플루언서만 채용하겠다는 것. 로리는 그 이야기에 좌절하고 친구 엘리와 클럽에 간다. 클럽에서 신나게 놀던 엘리와 로리, 화장실에서 우연히 대세 인플루언서 클라라를 만나게 된다. 화장실에서 짧은 만남에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8천명이 늘어난 로리. 그녀는 ‘톱’의 작가가 되기위한 2만명의 팔로워를 모으기 위해 클라라와 친해지려고 한다. 

     



     


     

     요즘은 SNS 활동이 굉장히 중요하다. 마케터를 뽑더라도 SNS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를 살펴본다. 아는 지인의 말을 들어보면 어떤 제품을 파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대단한 회의감이 든다고 했다. 자신들이 수 년간 공들여 만들어낸 제품을 만들어 팔기 위해서, 그냥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에게 제품을 맡겨야 하며, 그들의 수입이 자신들 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오는 허무함. 타고난 것(외모나 몸매)를 팔아 쉽게 돈을 버는 것에서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어느정도는 공감이 되는 말이다. 영화는 이런 현실적인 이야기를 젊은이들의 꿈, 성공, 페미니즘과 잘 버무려냈다. 

     


     

     영화에서 SNS의 팔로워 숫자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관문 처럼 보인다. 이미 누리고 있는 클라라가 그랬고, 2만 팔로워를 모으기 위해 애쓰는 로리가 그렇고, 오디션에서 다 떨어지고 SNS에 자조섞인 목소리로 ‘요즘은 다들 이렇게 하니까요’라며 연주를 업로드 하는 엘리. 세명의 주인공은 서로 다른 세개의 꼭지에서 서로 관계한다. SNS를 중심으로 바라본 세명의 친구의 변화가 영화의 주요 갈등인데 각자의 위치가 역전되는 이야기의 흐름이 좋았다.

     



     


     

     시대를 담은 영화는 좋은 영화다. 페뷸러스는 그런점에서 이 시대를 가장 잘 담았다. 약간은 뻔할 수도 있는 줄거리지만 SNS, 인플루언서, 협찬, 광고, 페미니즘, 꿈을 이루기 위해 고단한 세대의 아픔을 매력적인 세명의 주인공을 통해 잘 풀어 냈다. 여성서사 영화라고 불리는 다른 망작들은 전부 페뷸러스를 본 받아야 된다. 나는 운좋게 미리 봤다. 개봉은 11월 5일로 알고 있는데 코로나는 주의하면서 영화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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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종도 좌대낚시, 단체 워크숍 낚시

      낚시를 가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얼기설기 10댓명이 모인 카톡방이 만들어졌다. 나는 이미 모든 낚시장비를 맞췄기 때문에 좌대낚시를 크게 가고싶진 않았다. 하지만 참여자 대다수가 낚시 초보인 상황. 어쩔 수 없이 좌대를 예약했다. 

     

     어차피 독좌대를 빌릴 예정으로 서울에서 멀지 않은 영종도 초입에 있는 <만정좌대낚시터>로 결정했다. 최대 7인까지 40만원에 물고기는 15마리가 들어간다고 한다. 취사는 가능하며 각종 취사도구는 직접 가지고 와야한다. 낚시대 대여비는 대당 1만원, 거기에 미끼와 바늘 등 가격을 감안하면 1인당 약 15,000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항목 비용 비고
    독좌대 (최대 7인) 400,000원 물고기 15마리 방류
    낚시대 및 미끼 등 채비 105,000원 약 15,000원 x 7명 
    낚시대 10,000원
    바늘 3,000원
    미끼 5,000원
    식사 및 간식 105,000원 약 15,000원 x 7명 
    인당 식사 및 주류 등
    회 손질 비용 등 70,000원 Kg당 약 5천원
    680,000원 인당 회비 약 10만원

     

     인당 10만원이면 약간의 손맛과 7명 기준 고기 2마리씩을 챙겨갈 수 있다. 방류시 몇 마리 빼달라고 하고 바로 회를 쳐달라고도 할 수 있다.  아무튼 이렇게 예약을 했다. 만정좌대낚시터는 바다에 있는 낚시터가 아니라 물을 막아 인공적으로 만든 곳에서 낚시를 진행하기 때문에 생 미끼 사용을 권한다. 

     

     

     

     

     10시에 모이기로 했으나 당일 출근을 급작스럽게 하게 되어 12시쯤 서울에서 출발했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들고 영종도로 향했다. 회사 합정에서 낚시터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렸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는 한산했다. 하이패스 단말기가 최근에 고장났기 때문에 톨게이트에서 현금 내는 곳으로 줄을 섰다. IC를 빠져나온 뒤 편의점이 두어개 보였다. 부탄가스와 먹을 것을 사기 위해 편의점에 들어갔다. 편의점 점원은 많은 손님에 조금은 짜증이 나보였다. 사장은 아니었을 것이다. 부탄가스는 문 바로 앞에 있었는데 직사광선을 받아 뜨끈뜨근 했다. 

     

     다시 차를 몰아 5분정도 들어가니 만정바다좌대낚시터 라는 간판이 보였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갔는데, 왼쪽으로 들어가야 관리사무소고 뭐고 나온다. 차를 돌려 나왔다. 짐을 한가득 들고 독좌대로 갔다. 우리 독좌대 번호는 4번 독좌대는 4개가 있었다. 안쪽에도 있었는데 안쪽 좌대는 개인이 와서 하는 곳 또는 더 큰 단체로 추정된다.

     

     

     

     

     참고로 좌대는 방류 직후에 입질이 활발하고, 그 이후에는 고기들이 잠을 잔다. 아무리 맛있는 미끼를 달아도 입질이 없을 수 있다. 유로라고 꽝안치고 나오란 보장이 없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독좌대로 15마리의 고기를 무조건 가져갈 수 있었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낚시를 즐겼다. 

     

     

     

     

     고기의 방류는 10시에 진행했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손맛을 봤다고 한다. 내가 도착했을 땐 이미 고기들이 잠을 자고 있을 시기였고, 나는 살림망에 힘없이 잡혀있는 참돔과 우럭을 봤다. 물고기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예감한 듯 힘이 없었다. 

     

     

     

     

     내가 도착했을 땐 이미 사람들은 낚시엔 큰 관심이 없었다. 12시에 라면을 끓여먹고, 회와 술을 마셨다. 나는 빈 낚시대를 하나 찾아서 새우를 끼워 좌대안에 던졌다. 둥둥 떠있는 새우가 물속으로 보였다. 살림망 속에는 참돔과 우럭을 제외하고 미끼용 새우가 몇 마리 들어가 있었는데 우럭과 도미 모두 미끼에는 관심이 없어보였다. 사형수가 입맛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일까.

     

     

     

     

     아무튼 나는 회를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어차피 안 나온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로 좌대안에 던져 놓은 찌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누구는 술을 먹고 누구는 이야기를 하고 누구는 낚시를 하며 시간을 죽였다. 

     

     

     

     

     바닷가라 그런가 인천은 꽤 추웠다. 3-4시쯤되니 손에 금반지를 주렁주렁찬 좌대 사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손질해가려면 지금 거둬서 가지고 가야 안밀린다고 했다. 지금 모든 좌대에 사람이 많기 때문에 고기 손질에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며 사람들의 퇴청을 독려했다. 이미 낚시는 관심 없어진 우리 일행은 그 소리에 정리하기로 했다. 

     

     

     

     

     독립좌대는 참가자가 직접 그물을 들어 올려서 고기를 건져야한다. 이 작업이 은근 꿀잼이었다. 고기를 건져서 몇마리 회뜰지, 몇마리 손질해서 가져갈지를 정하고, 손질해주는 회 센터로 갔다. 좁은 문에 저울과 1kg당 손질얼마, 회 얼마라는 가격표가 떡하니 붙어 있었고 주변으로는 파리가 지독하게 날아다녔다. 위생이 좋아보이진 않았고 안쪽에서는 생선을 다듬는 일을 엄청나게 하고 있는 듯 했다. 우리가 맡기려고 줄을 선 뒤 뒤로 줄줄이 사람들이 몰렸다. 우리의 생선손질은 약 1시간 정도 걸릴거라고 했다. 

     

     

     

     

     모두들 근처 펜션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나는 다른 일행과 남아서 손질을 기다렸다. 고기가 없이 비어버린 좌대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물을 걷을 때 우리 좌대에서는 고기가 한마리 더 나왔었다. 우리 앞 좌대가 그물을 걷는 것을 보는데 고기가 두마리는 더 나온 듯 했다. 아마 앞팀이 제대로 회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해라 노을이 멋졌다. 마치 라라랜드 같아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선글라스 때문에 생긴 착각이었다. 어둑어둑해져가는 하늘을 뒤로 손질되어 나온 고기를 받고 집으로 향했다.
    <만정좌대낚시터> 친구들 또는 회사 워크숍으로 서울 근교 친목을 도모하기 적절했다. 서울에서 가깝고 방류 직후 손 맛을 볼 수 있고, 방갈로가 잘 되어있어서 놀기 편하다. 가족단위로 와도 좋을 듯. 물론 난 재 방문할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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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영화 에브리바디 원츠 썸 리뷰 ‘누구나 경험하는 긴- 찰나의 순간’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이 한창 유행할 때 섬이름을 독특하게 짓는 것이 유행이었다. 그 유행의 흐름에 맞춰 주섬주섬, 체리블라섬, 랜섬, 딤섬, 머리가풍섬, 퇴근없섬, 왜들그리다운돼있섬, 나만고양이 없섬 등 신박한 이름의 섬들이 등장했다. 그중 하나 에브리바디원츠섬이 내 눈에 들어왔는데 알고보니 영화 에브리바디 원츠 썸을 그대로 옮겨놨던 것이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추천영화



    <같은 감독이라구요..?>

     

     그래서 보고싶었다. 감독이 누군지도 주연이 누군지도 모르고 제목만 보고 시도한 영화 <에브리바디 원츠 썸>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었는데 감독은 비포시리즈와 보이후드를 제작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다. 다 보고 난 다음 감독을 알아서 더 놀라웠다. 으잉 이게 도대체 뭐야 했다가. 감독 이름을 듣고는 아…역시 음. 아. 예. 하고 영화를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추천 에브리바디 원츠썸 줄거리

     <에브리바디 원츠 썸!!>은 80년대 텍사스의 대학 야구팀에 입학한 신입생이 주인공이다. 대학이 개강하기전 야구부원들과 합숙을 하면서 벌어지는 삼일간의 짧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젊은 대학 야구부원들의 열정은 정말, 정말, 정말 대단했다. 세포분열로 부터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란 대단한 것이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 보면서 내내 ‘나도 저럴때가 있었지 허헛(사실은 없었다…)’ 하는 웃음을 내지었다. 

     

     이야기는 젊은이들이 삶에 임하는 모습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이성에 대한 병적인 집착부터, 미래에 대한 불안감, 승부욕, 사랑과 같은 다양한 모습을 다양한 인물들로 묘사한다. 그 나이대에는 고민마저 즐길거리가 되어버린다. 젊음의 가벼움, 싱그러움을 영화 내내 보는 사람이 질릴 정도로 보여준다. 하이텐션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영화의 편집은 젊은날의 찰나를 길-게- 보여준다. 

     



     

     80년대 미국의 문화를 잘 표현했다. 펑크, 락, 재즈, 컨트리. 장르를 가리지 않고 흘러나오는 음악, 부츠컷, 화려한 색감의 셔츠들 스니커즈와 보잉 선글라스가 눈과 귀를 정신없게 한다. 

     

     몸은 다 자랐지만 정신은 아직 10대에 머물러 있는 어른이를 보는 듯하다. 건들건들 양아치 같지만 정작 파티에서는 자기들끼리 시시덕덕 거리고 열심히 해보려는 친구를 방해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여자에겐 손편지와 꽃으로 마음을 전한다. 마지막 제이크의 옅은 미소에서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한 젊음의 환희를 느낄 수 있었다.

     



     

     순수한 시절. 정말 부질 없어보이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그때의 그 부질없는 시간들이 모여 지금이 의미 있어진다는 것을. 뇌를 끄고 생각없이 보기도 좋다. 곰곰히 내 젊은 시절을 떠 올리면서 봐도 좋다. 잘 만들어진 영화다. 에브리바디 원츠 썸!! 

  • 수유역 햄버거집

      커피빈이 없어졌다. 가끔 가서 차한잔에 랜덤재즈들으며 책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없어졌다. 슬펐다. 왜 남의 가게 망한 것에 까지 상실감을 느껴야 할까. 모두들 안망했으면 좋겠다. 가을이라 그런가 부쩍 슬픈 생각이 많이 난다. 슬프면 배가 고프다. 그래서 커피빈이 없어진 자리에 들어선 노브랜드 버거에 들어갔다.

     



     

     왜 브랜드를 해서 비싸게 파냐는 모토의 노브랜드버거는 신세계에서 만든 브랜드다. 사실상 말이 좋아 노브랜드지, 노브랜드를 노브랜드라고 브랜딩 한거 아닌가. 노란색 왜 비싸게 먹냐는 비싸보이는 인테리어가 된 가게로 들어갔다. 가게에는 인건비 절감을 위한 키오스크가 나를 맞이해줬다. 

     

     세대가 배치되어 있었고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뭘먹지 하는데 흠칫 가격에 손이 멈췄다. 맥도날드보다 조금 비싼 가격대. 프리미엄 수제버거를 싸게 먹는다라는게 가장 큰 장점인 듯 하지만 그렇게 싸지도 않다. 거기에 콜라는 펩시다. 아무튼 나는 대충 젤 싼거보다 한단계 위 인 NBB어메이징 세트를 주문했다. 가격은 6,500원. 펩시는 제로 칼로리 펩시 맥스로 했다. 버거 세트는 약 5-8천원으로 사실상 와 무지싼데 하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손님이 꽤 많았다. 나처럼 혼자와서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참으로 가을에 걸맞는 외로운 가게였다. 한참을 기다렸다. 오픈 키친으로 요리하는 모습이 보이고, 한쪽에는 디스펜서기가 놓여있어서 음료는 무한정 가져다 마실 수 있다. 

     



     

     빈 구석의 테이블로 가서 앉았다. 사회적거리두기 때문에 테이블은 4인석은 사선으로 앉게 되어있었다. 하지만 강북구 외로운 사람은 여기 다 모인듯 한명씩 밖에 오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회적 거리두기는 잘 지켜지고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인사이드 르윈을 보다가 밥이 나왔다는 알림에 호다닥 뛰어서 햄버거를 챙겼다.

     



     

     빈 종이컵에 디스펜서기 앞에서서 왕년에 미소지기 였던 실력을 십분 발휘하여 제로 펩시를 거품없이 한가득 능숙하게 따랐다. 자리로 돌아와 인사이드 르윈의 첫 장면인 가스등에서 노래하는 씬을 보다가 아 이건 노브랜드 햄버거 집에서 볼 영화는 아닌데라는 생각에 끄고 다른걸 보기로 했다.

     



     

     햄버거는 차가웠다. 왜 차가웠을까. 햄버를 먹었다. 맛은 그냥 저냥. 깔끔했다. 뭐 수재버거니 뭐니 해도 어차피 빵에 막고기 다진거 구워서 들어가고 치즈올라가고 하는건 똑같기 때문에, 그냥 햄버거 맛이고, 나는 햄버거를 사랑한다. 감자튀김은 꽤나 두툼한 사이즈에 크게 기름지지 않은 느낌이었다. 맛있었다. 콜라가 무한리필이라 좋았지만 펩시라 안좋았다. 

     

     차가워서 조금 냉정한 맛. 노브랜드 버거집에는 외로운 사람들이 모인다. 혼밥을 햄버거로 즐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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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리뷰] 인사이드 르윈 ‘복잡한 인생의 내면과 젊은 예술가의 초상’

     제법 흥겨운 포크송이 흘러나온다. 주인공은 르윈 데이비스, 포크송 가수다. 무대에서 큰 박수갈채를 받고 내려오는 르윈. 누군가 찾아왔단 이야기를 듣는다. 선술집 밖으로 나가는 르윈. 중년의 정장차림의 사내가 르윈에게 펀치를 날린다. 펀치를 맞은 르윈은 다음날 낯선 침대에서 눈을 번뜩 뜬다. 

     




     오늘 포스팅할 영화 <인사이드 르윈>은 코엔형제가 감독한 2013년도 작품이다. 감독 코엔형제는 얼마 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카우보이의 노래>를 감독했다. 나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너무 재밌게 봤다. 헐리웃에서는 거장의 반열에 들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낮은편이라고 한다.

     코엔형제의 영화 특징으로는 어딘가 고장난 등장 인물들의 오해가 차곡차곡 쌓여 사건이 진행된다는 것. 이런 전개는 관객이 긴장하고 영화에 완벽하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사이드 르윈>에서도 시간에 따라 진행되는 복잡 미묘하고 얽히고 섥힌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 역을 맡은 오스카 아이작은 이 작품을 계기로 헐리웃 주연급 배우가 된다. 노래도 잘하고 눈빛도 그윽하고 좋은 배우다. 


     주인공 르윈은 아직은 덜 유명한 포크송 음악. 듀오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솔로활동만 한다. 음반사 사장은 자신들의 저작권을 떼먹기 일수고, 르윈은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 다닌다. 전날 두들겨 맞고 자신에게 무한한 환대를 보여주는 골페인 교수의 집에서 눈을 뜬다.

     

     르윈이 집을 나서려는 순간 교수의 고양이가 따라나온다. 그는 고양이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들고다닌다. 음악은 안되고 일은 안풀리고 돈은 없고, 친한 여자친구는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것 같다고 말한다. 

     



     

     예술인의 내면을 그린 영화 같지만 사실 삶 자체가 주는 실제적인 어려움을 다루고 있다고 느껴졌다. 특히, 고양이 이름이 율리시스인걸 알게 된 순간 아. 이거 큰일났구나 싶었다. 누구에게나 르윈의 고양이가 있기 마련이란걸 알게 된다. 고양이는 이동에 불편함을 주고, 관계에 어려움을 준다. 고양이는 르윈에게 전혀 필요없는 존재지만 없어져버려 찾게 되는 그런 존재다. 

     



     

     르윈이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과정을 짠하게 보여준다. 포크송 가수로 성공을 꿈꾸는 르윈을 보고 있지만 사실 내 인생도 순탄하지만은 않았고, 앞으로도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알게 된다. 

     

     영화 끝 무렵에 르윈은 포크송 가수라는 꿈을 버리기고 배에 올라타려고 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한 그때 그의 가난이 다시 그를 포크송 가수로 몰아간다. 정말로 인생은 내가 하고싶다고 생각하는 걸 멋대로 할 수 있게 해주질 않는다. 삶은 끝없는 고난과 고뇌의 연속이다. 

     

     솔직히 보는 내내 영상미, 연기, 음악 모든 것이 좋았지만 영화 내용만큼은 편히 볼 수가 없었다. 오스카 아이작의 어딘가 반쯤 가버린 듯한 눈빛과 궁상맞은 모습이 내 모습과 겹쳐보이기도 했다. 중년 남성에게 줘터지고 떠나는 그를 보면서  “au revoir” 라고 말하는 모습이. 피곤해 죽겠지만 내일도 눈을 떠야하는 죽음으로 가는 필연적인 과정을 말하는 듯 했다.(?뭐래..) 

     

     아무튼 이 포스팅이 마무리가 안되서 질질 부여잡고 있다가 2시가 다 되가는 시간에 억지로 마무리 짓는다. 그만큼 율리시스 적인 이야기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 떠오르기도 한다. 

     

    아무튼 그렇단 이야기다. 지금은 르윈의 내면보다 내 내면이 더 중요한 시간.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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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웨딩홀 리뷰 파주 더 퍼스트 가든 야외 결혼식 ‘이용후기(하객리뷰)’

     휴. 남의 결혼식 방문 리뷰. 대학동기가 결혼한다. 파주에 사는 친구인데, 결혼을 한다고 한다. 부러웠다. 파주까지는 거리가 꽤 된다. 대중교통 운정역에서 셔틀도 운행한다고 하지만 애마 물방개가 있는 이상 굳이 대중교통을 탈 필요는 없다. 식은 토요일 오후 5시. 저녁식사가 제공되는 식이다. 

     

     파주 퍼스트가든은 파주의 유명 관광지다. 조경물들과 놀이기구, 그리고 자동차 극장까지 알들살뜰한 테마 공원으로 유명하다. 출사를 다니는 친구는 이미 한번 방문해봤다고 한다. 나는 처음 들었다. 

     



     

     주소는 파주시 탑삭골길 260. 5시 식이지만 2시반쯤 서둘러 출발했다. 토요일 오후기도하고, 합정에서 친구들을 픽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부순환도로에서 차가 막혀서 1시간이 넘게 걸려 합정에 도착했다. 친구들을 태우고 파주로 향했다. 자유로는 덜 막혔는데 갑자기 일산시내로 차를 몰게하더니 막히기 시작했다. 도착까지 아슬아슬했다. 

     

     겨우겨우 5시에 맞춰 도착했다. 하지만 왠걸! 주차할 곳이 없는게 아닌가 제 6주차장까지 있었던 것 같은데 차 댈 곳이 없어서 빙빙 돌다가 그냥 어디 한적한 갓길에 주차하고 걸어서 올라갔다. 날이 좋아서 그런가 가든 손님들이 많았다. 

     



    <입구의 조명>

     

      예쁜 조명으로 유명한 곳이니 만큼 다양한 형태의 조형물이 준비되어 있다. 결혼식장 입구는 매표소 옆 퍼스트가든 입구와 같다. 티켓확인을 하는 직원분께 청첩장을 보여주면 입장이 가능하다.  



     

     입구에는 저렇게 신랑신부의 멋진 사진이 걸려있다. 하객 뿐만 아니라 가든에 놀러온 모든사람에게 공개된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축복받을 수 있는 그런 느낌. 우리집 정원 같은. 

     



     

     식장은 그리스풍(?)으로 널직하게 되어 있다. 저렇게 예쁜 단상이 있고, 사진 찍으면 기가막힐듯. 뒤쪽으로는 식당건물이 있다. 위 노란 조명이 켜지고,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면서 분위기가 정말 강패였다. 야외결혼식도 고려해봐야겠다. 

     

     코로나 19로 걱정이 많았는데 1단계로 낮아져 참 다행이다. 식이 무사히 끝나고, 해가지기전 서둘러 사진을 찍었다. 초가을의 푸근한 날씨에 행복한 사람들이 모여있어서 그런가 절로 감화 되었다. 

     



     

    식에 사용된 생화를 나눠준다. 너무 이쁘게 포장해주셔서 고마웠다.  

     



     

     사진을 촬영하고 식사장소로 이동했다. 식사는 코스요리였다. 첫 요리는 연어를 조각내서 만든 뭐시기였고, 두번째로는 호박슾이 나왔다. 그 다음이 스테이크, 그리고 후식인 크림치즈과 커피가 나왔다. 자리를 잘못잡아서 식전빵을 못먹었는데 끝 무렵에 직원분이 가져다 주셔서 먹었다. 

     

     음식은 오랜만에 먹는 양식이라 그랬는진 몰라도 정말 맛있었다. 스테이크 누가 구웠는지 모르겠지만 상줘야된다. 어찌나 적절하게 익었는지..! 내 입맛에 딱이었다. 

     

     식이 끝나고 바로 가기가 뭔가 아쉬워 퍼스트가든을 산책하기로 했다. 할로윈이 다가오고 있기에 할로윈 무드로 공원이 꾸며져 있었다. 미니 동물원엔 라쿤과 염소 토끼가 있었다. 식물원도 있었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놨다. 

     



    <귀여운 할로윈 길>


    <호박>


    <?? 선넘네..>

     

     마지막 사진에서 오싹함을 느끼고, 집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은 물론 막혔다. 주말의 서울은 정말 운전하기 끔찍하다. 

     

     퍼스트가든 위치가 파주라는 것 만 제외하면, 너무 완벽한 예식장이다. 분위기도 좋고, 정원도 멋지고, 밥도 맛있다.(젤 중요)

     

     

     끗- 

  • 경] 포스팅 1,000개 달성 [축 – 시작하게 된 이유와 블로그 정산

     결국 해냈다. 개똥 같은 글을 써온지 2년 8개월이 지난 것이다. 초기의 목적 일단 1천개 포스팅을 만들자 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사실 정말 개똥같은 글들을 포스팅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갯수는 확 줄겠지만 하루하루 써나간 꾸준함에 스스로 박수를 보낸다.! 

     

     초심으로 돌아가 첫 글인 공지를 보자. 

    리뷰들을 찾아보다 한번 써보는게 좋겠다. 싶어서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읽는 즐거움이 있는 블로그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자주 와주세요.

     

    이 얼마나 순순한 의도인가. 읽는 즐거움이 있는 블로그가 되기 위해 탄생했다. 사실 이 무렵에는 네이버 에서 뭔가를 검색하다가, 흔해빠진 블로그 패턴에 수 없이 속은 후 분노에 차있었다.

     

     오늘은 ㅇㅇㅇ에 대해 알아볼건데요?

    ㅇㅇㅇ이 요즘 핫 이슈입니다!

    오늘은 ㅇㅇ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정말 ㅇㅇㅇ이 이슈네요!

    그럼 다음 포스팅에 만나요!! 

     

     구체적으로는 위 패턴에 질색팔색을 하고는 ‘아 내가 궁금한거 내가 찾아서 내가 쓰겠다’ 라는 의지가 시발점이 되어 포스팅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쓰다보니 최초의 목적인 유용한정보와 재미에서 벗어난 그냥 내 일기장이 되어버렸지만 이런게 블로그의 참맛 아닐까?

     

     1차 목표가 1000개 포스팅인 이유는 단순했다. 1천개 정도의 글이 쌓이면 수익이 좀 나온다는 이유였다. 전문적인 글을 쓴다면 그럴지도 모르겠으나 난 아녔다. 포스팅 갯수는 1차 목표였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건 하루 하나씩 꾸준히 쓰는 것이었다.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 글에서도 많이 이야기 했지만, 쓰기에 대한 열망이 20대 초반부터 있었다. 그리고 그걸 실현하기 위해 블로그는 가장 좋은 연습장이었다. 

     

    아직도 멀었지만 일단은 1천 포스팅을 이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으니까 해보는 블로그 정산으로 포스팅을 마쳐야겠다.

     

    #누적 방문수 

    885,355건 와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누적 수익

    1026$ = 117만원 

    구글놈들아 돈 더 달라!

     

    #누적 구독자

    174명! 대부분 홍보목적 맞구독러들이지만 좋은 글로 나를 사로잡은 분들도 많다. 고마운 분들….✨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포스팅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일정 (아시안컵 일정)

    안녕하세요 생활리뷰어 최고씨입니다. 오늘은 답답해서 내가 알아보는 아시안게임 2018 축구일정 입니다. 혹시.. 2019 아시안컵 일정을 착각해서 검색하신분은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 )  [한국�

    all-that-review.tistory.com

    답답해서 내가 찾는다 포스팅.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일정이 최대 조회수를 기록했다. 25만뷰. 2위인 인기 포스팅. 턱걸이 포스팅이 3만건인걸 감안하면 정말 효자 포스팅이었다. 전체 지분의 1/4이상.!

     

    #자괴감에 빠졌던 글들

    세상의 모든 법칙 시리즈. 망했다. 잘 쓰고 싶었는데.. 사실상 관심밖 콘텐츠를 다루는데 취약함을 들어낸 시리즈

     

    베츠의법칙 ‘풍력발전기의 효율, 어디까지 돌려봤니?’

    안녕하세요 생활리뷰어 최고씨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법칙들이 존재합니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알고 있으면 유익하고 쓸모없는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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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C 위대한 영화 시리즈.

     

    ‘영화리뷰/BBC’s Great Movie 100’ 카테고리의 글 목록

    하고 싶은 걸 하고, 쓰고 싶은 걸 씁니다. 문의 및 청탁 midnight1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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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리뷰는 정말 어렵고, 대작이라고 평가받는 작품들은 더 어렵다. 생각해봤더니 나보다 잘 쓴 사람의 글이 차고 넘치며, 주류의 해석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았고 영화리뷰는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하는거였다. 지금도 하고는 있지만 가급적 주관적인 이야기를 많이 쓰려고 노력한다.

     

    #쓰고나서 만족도가 높았던 글들

     

    당근마켓은 즐거워. 2편까지 나온 희대의 중고거래 뻘글! 

     

    아무소리 #37 당근마켓은 즐거워

     요즘은 당근마켓에서 중고거래 하는 것에 푹 빠졌다. 지금까지 거래는 총 4회 진행했다. 내가 팔았던 것은 에어팟 1세대, 어머니 선물로 사드렸던 아디다스 운동화, 그리고 너무 많아진 구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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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를 멋있게 피우는 것에 대한 고찰. 담배피고 싶다.

     

    일기 – 담배를 멋있게 피우는 것에 대해

    #담배를 멋있게 피우는 것에 대해 오늘은 잡생각이 많다. 주말에 출근해서일까.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내리지 못했다. 지하철 한 정거장을 걷기로 했다. 걷는 도중 많은 생각을 했다.  보통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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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쇄골 골절기. 올해 가장 끔찍한 사건. 하지만 재밌다. 

     

    <자빠링 . part 1> 자전거 타다 넘어지면… in 잠수교

     때는 5월 14일 저녁 8시 50분쯤이다. 잠수교 오르막을 넘기위해 속도를 올리던 나는 그대로 땅에 고꾸라 지고 만다. 도대체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어안이 벙벙했다.  갑자기 눈앞에 땅이 보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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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블로그 정산은 누적방문 100만건이 되면 써보도록 해야지.

     

    끗-

  • 홍대 연탄불에 구워먹는 두툼 한 돼지고기

      퇴근이 꽤 늦어졌다. 배도 고팠고 금요일을 그냥 보내기 아쉬웠다. 직장동료와 고기집을 가기로 결정했다. 회사 근처에는 한림돈가라는 걸출한 돼지고기집이 있다. 늦은시간이라 웨이팅이 없을 줄 알았는데 고기 맛있다고 소문 다 난듯 하다. 고민 끝에 새로 생긴 거기을 가보자고 하고 갔다. 

     

     <서교동 연탄집> 홍대입구역에서 합정역 방향으로 10분정도 걷다보면 나온다. 주소는 서울 마포구 동교로 158 1층

    http://kko.to/cviZMLEYp

     

    카카오맵

    당신을 좋은 곳으로 안내 할 지도

    map.kakao.com

     

     위치가 좋은 위치는 아니다. 내 기억으로는 4년간 저 위치의 음식점은 최소 4번 이상 바뀌었다. 아무튼 저녁약속 잡기 싫어하는 나에게는 거의 갈 이유가 없던 고기집이었으나 배가고팠다. 

     



     

    가게는 제법 사람이 있었고, 둥근 테이블에 등받이가 있는 의자가 독특했다. 

     



     

     메뉴는 주먹고기, 미식가삼겹살, 삼겹살 등이 있었고, 가격은 13,000원에서 15,000정도로 부담없는 가격이었다. 주먹고기는 말그대로 주먹고기, 목살 어딘가의 막고기였고, 미식가 삼겹살은 기름부위가 좀 더 많은 삼겹 부위라고 했다. 우리는 주먹고기와 미식가삼겹살을 우선 맛보기로 했다. 

     



     



    <술은 하이트 진로다>

     

    기본 상차림은 이렇다. 쌈과, 파채, 양파가 나온다. 거기에 계란찜, 된장찌개, 멜젓도 나오는데 제법 괜찮았다. 

     



     

     처음엔 불판에 기름을 두를 비계 부위와, 버섯, 그리고 멜젓이 올라간다. 연탄불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고기가 올라가고.. 

     



     

     주먹고기부터 구워지기 시작한다. 고기는 직원분들이 다 구워주신다. 먹기만 하면됨. 

     



     

     정말 두툼하고 맛있어 보여.

     



    <먹기 5초전>

     



    <막 막든 파절이 위에>

     



    <삼겹살은 멜젓에 담궈>

     

     허겁지겁 먹고 그냥 삼겹살도 두개 추가해서 먹었다. 그냥 삼겹살보다 미식삼겹살이 맛있었던 것 같다. 역시 기름이 좀 좔좔 흘러야 그게 고기인가보다. 

     

     둘이 5인분에 소주1, 맥주2 먹고 약 7만원 정도 나왔다. 가성비가 괜찮은 고깃집이다. 풍미넘치고 다 구워주고 맛있고, 기본에 충실한 고기집이 가고싶다면 <서교동 연탄집> 추천. 

     

    끗-

     

    + 사장님이 맥주1개 덜 계산하신듯 하다. 히히. 

  • 아무소리 #46 영일만 친구들

     영일만 친구들을 만났다. 최근 결성된 업무 어쩌고 어쩌고 카톡방의 사람들을 나는 영일만 친구들이라고 부른다. 좋아하는 최백호의 노래 제목이다. 그들의 고향이 포항이기 때문에 나는 그 카톡방을 그렇게 부른다. 홍선생은 영일만 친구들 만난다고 하면 영X, 일준, 만재 라고 말한다. 영x은 내 이름이다.  좋은 가명이지 않은가. 오늘 포스팅은 일준과 만재를 만난 이야기다.

     

     



     

     일준과 만재는 같은 고향 출신이다. 둘은 같이 살고 있다. 나는 일준을 먼저 알게 되었다. 일준은 같은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일준이 퇴사할 무렵 친하게 되었다.

     

     나는 공과 사 구분 끝판왕이라 회사 사람들에게 본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는데 일준에겐 쉬이 열렸다. (퇴사무렵이라 그랬을 듯) 그렇게 일준과 책 이야기를 하다, 블로그 이야기가 나왔고 서로 블로그를 오픈하며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었다.(서로의 치부(?)를 공유하는 것은 친목에 도움이 된다.) 

     그렇게 일준이 퇴사하고 바톤 터치하듯 만재가 입사했다. 만재는 내 블로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만재는 현실의 나를 처음 보지만 내적 친밀감을 느꼈다고 한다.

    만재의 내적 친밀감과 반대로 내 사회적 기호를 모조리 무시할 수 있는 초면의 인물을 만난거 같아 나는 아찔한 기분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카톡방이 만들어졌고, 일준의 니친구 – 내친구 능력으로 꽤나 재미있게 수다를 떨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의견을 나누는걸 좋아한다.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영일만 친구들 모임은 나에게 굉장히 유익하다. 나보다는 몇살 어리지만 훨씬 어른스럽다. 가끔 내가 너무 철이 없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삭제하는 카톡이 많다. 

     종종 우리는 저녁을 먹기도 점심을 먹기도 한다. 이전 모임에서는 성산왕갈비에 같이 갔는데 좌식 고깃집에서 평일 저녁에 6시 조금 넘어서부터 9시를 훌쩍 넘긴시간까지 맥주 한병을 시켜놓고 수다를 떨었다. 물론 골반과 다리저림을 얻었고 사장님 내외가 늦은 저녁 식사하는 모습까지 보고야 말았다. 할말은 많았으나 가게를 떠났다.

     어제 저녁에는 일준 만재와 찜닭을 먹기로 했다. 만재는 렌즈나 안경이 없으면 0이하의 – 시력이다. 가게에 들어서자 만재가 나를 처음 보는 각도로 쳐다보고 있었다. 메뉴를 볼때도 마찬가지였다. 저런 각도로 보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일준에게 전화를 해서 무엇을 주문할지 물어봤다. 물어본걸 보니 찜닭을 먹자고 한건 일준이었나보다. 

     

     잠시 뒤 일준이 들어왔다. 일준이 오고 바로 주문한 찜닭이 도착했다. 그리고 먹었다. 밥도 비볐다. 두 공기를 주문했다. 밥이 산 같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이 들었다. 탄수화물 중독인 나에게 딱 이었다. 배부르게 먹었다. 우리는 지난 고기집에서 경험한 애매한 마무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2차를 가기로 결정했다. 

     

     2차는 올드팝, 재즈를 틀어주는 스윙이라는 바였다. 가격대가 좀 있었고, 음악이 크고 좋았다. 매번 퇴근길에 ‘언젠가 꼭 들린다’ 라고 결심했었는데 성공했다. 누가 더 별로인지 이야기했고, 이성관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리고 고백했다가 거절 당한 이야기를 좀 각색해서 했고(상대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는 조건으로), 인생의 공허함과 인생의 충만함에 대한 이야길 했던거 같다. 맥주 두잔을 마시면서 이야길 했는데 9시 이후부터는 단편 영화처럼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단건 참 좋은 일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전날의 공허함이 다른 이야기로 가득 찼다. 고마웠다.

     

     생각보다 늦어 막차를 탔다. 한성대까지밖에 가지 않는 차였다. 내려서 서성거리다 버스를 탔다. 그렇게 집에들어와 포스팅을 쓰겠다고 컴퓨터를 켰다. 노동과 감정에 찌든 옷을 벗었다. 침대에 몸을 잠깐 뉘었는데 잠이 들었다. 새벽 5시에 눈을 떴고 양치를 하고 다시 잠들었다. 양치는 하고 자야지. 영일만 친구들과의 만남은 항상 뿌듯하다. 

     

     끗- 

  • 비밀의 숲 리뷰 – 축하 드립니다. 이창준 검사장님

      요즘 비밀의 숲 2를 보기 전에 비밀의 숲 1을 다시보고 있다. 모든 반전과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하다. 조승우와 배두나라는 좋은 배우가 출연한다. 영화는 감독, 드라마는 작가놀음이다. <비밀의 숲>은 이수연작가의 입봉작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3년간 집필한 작품이라고 한다. 차기작 라이프도 큰 인기를 얻었다. 

     

     우리는 검사야. 뇌물을 받기도 하고 접대가 문제가 되기도 하지 정관예우도 바라고, 사건 묻어주기도 해. 죽도록 책만 파다가 갑자기 권력을 쥐고 명예를 얻고, 물불못가리고 날뛰기도하지 하지만 우린 검사야. 법을 수호하기 여기 왔어,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 여기 왔어.  

     

    비밀의 숲 줄거리

     <비밀의 숲>은 감정이 없는 검사 황시목이 형사 한여진과 함께 검사 스폰서 살인 사건을 쫓으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이야기를 다룬다. 

     



     

     수 많은 등장인물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인상적이다. 드라마의 주제는 ‘설계된 진실, 모두가 동기를 가진 용의자다.’로 모든 인물들이 살해 동기가 있다고 느껴진다.

     

     사건을 파해치면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고 또다른 용의자가 늘어나는게 드라마의 재미. 누가 적인지, 누가 범인인지 용의선상에 오르게 구성되어 있어서 다음화를 계속계속 보고 싶도록 만들었다. 1시간 남짓한 드라마의 길이를 정말 잘 이용한 구성이란 생각이 들었다. 

     

    배우 유명재 이창준 검사장 누구

     이 드라마에서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바로 배우 유재명의 발견이었다. 조승우, 배두나도 물론 좋았지만, 이창준 역을 맡은 유재명이 가장 좋았다. 그는 부산토박이로 연극으로 커리어를 시작한다.

     

     영화 <바람>을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졌으며 드라마<응답하라 1988>에 캐스팅되면서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비밀의 숲>에서는 엄청난 연기와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준다. 너무 멋있었다. 발성이 좋고, 목소리의 완급이 좋다. 이창준 검사 그 자체다. 사실 다시보게된 계기도 이창준 검사장이 그리워서 였던 것 같다.

     



     

     최초 방영 당시 종영 직후 몰아서 봤었다. 넷플릭스에서 2도 서비스 중이라 기대가 크다.

     

     스토리가 탄탄하고 흥미진진한 한국형 추리물, 권력과 명예, 음모가 넘실 거리는 팔색조 같은 매력이 있는 드라마 <비밀의 숲> 추천. 쿵.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