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골골절 2주차. 골절의 기쁨과 슬픔 (골절에 좋은 음식)

*이 포스팅에는 엑스레이 사진 골절 부위가 들어있습니다. (보기를 희망하지 않으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최초로 쇄골이 부러졌을땐, 부러진줄도 모를 정도로 티가 안났다. 정면 엑스레이에서는 전혀 티가 안나서 실금이나 갔나보다 했었는데 CT를 찍어보니 떨어져 있었다. 수술까진 안해도 될것 같다고 해서 8자붕대를 착용하고 지냈다. 

 

<티가 하나도 안남>

 

예쁘게 부러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헐겁게 8자 붕대를 묶고 일주일이 지났다. 어느날 자는데 너무 불편해서 견갑골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두둑 두둑 소리와 함께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다. (이 부분은 part3에 나와있음.) 그리고 다시 방문한 병원에서 촬영한 엑스레이는 눈에 띄게 멀어져버린 쇄골이 보였다. 

 

 

그리고 이제는 진짜 잘못하면 수술이다 라는 생각으로 모든걸 아끼고 아끼면서 조심조심하면서 또 일주일이 지났다. 아침이 가장 힘들었다. 한 자세로 불편하게 누워 불편하게 잠들고 일어날 때, 그 고통 기상시간이 가장 힘들다. 이참에 침대를 하나 구매할까 싶기도 하다. 

 

 당초 금요일 진료였지만, 금요일에 휴진이라고 목요일에 오라해서 오전에 병원에 도착했다. 소낙비가 떨어졌는데 쇄골이 아파서 뛸 순 없었다. 설설설 가서 엑스레이를 촬영했다. 

 

<조금 어긋나 있지만 다시 자리를 잡았다>

 

내 슬픔을 알게 된 것일까. 쇄골이 얌전하게 자기자리에 들어가 있었다. 물론 처음보다는 조금 삐뚤지만 거의 별 차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쇄골은 자기 자리를 찾아갔다. 이제 2주차라 아직은 골진이 나오는 시기는 아니다. 골진이 무사히 나와서 별도 치료조치 없이 뼈가 붙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내가 먹은 골절에 좋은 음식

 골절을 당했단 사실을 알고 어머니께서는 세상에 골절에 좋다는 건 다 먹일 기세로, 수소문을 하셨다. 사실 우리집에서 골절을 당해본 사람이 유일하게 30대의 나임으로. 거의 30여년만의 집안 경사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음식들도 잔치상 버금가는 음식들이 준비되었는데 내가 먹게 된 음식들을 쭉 나열하면, 도가니탕, 곰탕, 홍화씨, 뼈로가는 칼슘두유, 뼈로가는 치즈, 멸치, 산골, 녹용, 각종 고기들이다. 

 

 

 홍화씨, 산골, 녹용은 한의학에서 사용되는 약재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외과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 한의학은 무용하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고작 뼈 부러진 것 때문에 엄한 경동시장 한의원의 매출을 올려줬단 생각에 약간은 분했다. (결국 부러진 뼈는 내가 붙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돈은 한의원이 벌었다.)

 

 그래도 이거라도 열심히 안 먹으면 자식 된 도리를 못해(부모님이 주신 소중한 몸을 다쳐서, 미혼인거 아님) 불효 중인데 한의학이 미심쩍다고 거부한다면 더 큰 불효를 하게 되는 것 같아 군말없이 아기새처럼 잘 받아 먹는다.  

 이렇게 고칼슘, 고칼로리, 고영양 제품들을 먹다보면 부작용이 발생한다. 살. 운동을 좋아하는 나로썬 지금 꿈쩍도 못하고 마우스를 딸각딸각 클릭질만 하는 상황이 고통스러운데 야속하게도 살은 드륵드륵 잘만 오르고 있다. 거기에 3고(고칼슘, 고단백, 고지방)음식들이란, 아무리 씻어도 얼굴에서 개기름이 주륵주륵 나온다. 거의 사막의 모든 유전 송유관이 동시다발 적으로 터진 수준인데 한손으로 세수를 해야하기 때문에 더욱 불편한다.

 

 사실 이 포스팅의 주제는 내가 먹은 골절에 좋은 음식들에 대한 정보성 글로 잡았는데 결국 또 이렇게 징징거리는 글로 마무리 되었다. 아프면 어딘가에는 찡얼거리고 싶기 마련인가보다. 사실 골절에 좋은 음식이라는게 실제로 효과가 있을리 만무하기 때문에 굳이 쓰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효능 같은건 구글링해서 찾아보시길.(?)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