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설리뷰어 최고씨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소설은 루이스 세풀베다의 장편소설 '연애소설 읽는 노인'입니다.
국내에서는 다소 알려지지 않은 라틴아메리카 소설입니다.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는 칠레 출신의 작가입니다.
#루이스 세풀베다
루이스 세풀베다는 칠레에서 태어나 군사정권하 반독재 반체제 운동에 참여하다 수감되었습니다. 목숨의 위협을 느낀 세풀베다는 목숨을 구하기 위해 칠레를 떠났고 라틴아메리카를 여행하며 유네스코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1989년 그는 살해당한 환경운동가 치코 멘데스에게 바치는 소설로 '연애소설 읽는 노인을 발표했습니다.
#연애소설 읽는 노인
연애소설 읽는 노인은 아직은 완전히 문명화 되지않은 아마존 밀림지역을 배경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과 밀려오는 문명에 놓인 아마존을 그리고 있습니다.
#연애소설 읽는 노인 줄거리
1. 엘 이딜리오
아마존에 우기가 다가옵니다. 아마존 깊은 곳 엘 이딜리오는 1년에 두번 치과의사와 집배원 이 방문합니다. 때때로 사진을 찍기위해, 또는 사냥을 하기 위해 이 지역을 방문하기도 하는 지역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치과의사가 정기 방문을 하여 엘 이딜리오에 거주하는 노인과 추억을 떠올리며 농담 따먹기를 하며 시작됩니다. 그 옛날 노인이 어릴적 치과의사에게 생니를 전부 뽑아달라고 요청합니다. 생니 하나당 금을 걸고 고통에 소리를 내면 지는 말도 안되는 내기를 한 것입니다. 당시 청년이었던 노인은 이를 뽑는 동안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았고 금화는 그 뽑혀나간 생니의 수 만큼 늘었습니다.
2. 암 살쾡이
이런 저런 추억을 이야기하며 술잔을 나누던 둘앞에 선착장 끝 카누에 금발의 백인이 죽은채 떠내려 옵니다.
시체를 발견한 소식을 듣고 이 부락의 유일한 공무원인 읍장이 찾아옵니다. 읍장은 이 부락의 유일한 권력자 입니다. 그의 악명높은 일화는 너무 많아 사람들은 모두 그를 싫어합니다.
읍장은 시체를 보며 밀림의 원주민들이 벌인일이라고 지목합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노인은 밀림에서 지낸 경험과 특유의 통찰력으로 백인의 시체를 확인하고 암살쾡이가 살해한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읍장은 노인의 논리에 한마디도 반박하지 못하고 사나워진 암 살쾡이에 대한 보고서를 쓰기 위해 사라집니다.
이 밀림에 빠삭한 노인의 이름은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 그는 밀림에 거주하며 연애소설을 읽는 것이 취미인 노인입니다. 그는 글을 쓸줄은 몰랐으나 읽을 수는 있었고 아주 천천히 책을 한음절 한음절을 음미하며 단어와 소리를 맛보고 감정을 읽는 독서가였습니다.
볼리바르는 연애소설. 그중에서도 특히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하지만 역경을 겪게 되고 결국에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소설을 선호합니다.
3. 과거
볼리바르는 사실 밀림이 아닌 화산지대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와 그의 부인에게는 자녀가 없었고 동네 사람들은 지긋지긋하게 그들 부부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부인에게 불임의 원인이 있을거라고 수근거렸고 그럴 때마다 부인은 수치심을 못견뎌 했습니다. 그는 동네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당시 정부가 발표한 아마존 토지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지원하여 지금의 밀림 엘 이딜리오에 도착합니다.
그들은 정글생활에 정착하지 못하고 커다란 위기를 겪게 됩니다. 우기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을때 지역 원주민들이 그들에게 밀림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려줍니다.
순조롭게 밀림생활에 정착하나 싶었으나 다음해 부인을 말라리아로 잃게 됩니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밀림에 무지한 자신을, 그리고 부인을 앗아간 밀림을 증오하며 그곳에 남아 생활 하기로 결심합니다. 혼자남은 볼리바르는 밀림의 부족과 함께 동거 동락하며 그 곳의 생활에 익숙해져 갑니다.
세월이 흘러 볼리바르는 밀림에서 벗어나 엘 이딜리오의 개간지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곳은 20여채의 가구와 정부기관인 읍사무소가 건설되어 있었습니다.
금을 찾는 백인 노다지꾼들과 무차별적으로 벌목을 하는 개발자들에 의해 엘 이딜리오는 황폐화되고 있었습니다. 볼리바르는 황폐화를 진행시키는 이주민들을 저지하고자 나름 안간힘을 썻지만 시대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그는 밀림안쪽 오두막을 짓고 혼자 생활하게 됩니다.
고독에 사로잡힌 볼리바르는 어느날 엘 이딜리오에 치과진료를 받기위해 나와있던 도중 우연히 어떤 천주교 신부의 책을 훔쳐보며 독서의 즐거움을 깨닫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그는 연애소설에 커다란 감명을 받아 연애소설을 읽는 것을 낙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4. 수색
다시 이야기는 금발의 백인이 살쾡이에게 죽고난 이후 다른 시신이 또 발견됩니다. 그 시신에서도 암 살쾡이의 흔적이 발견됩니다. 읍장은 볼리바르에게 수색대에 참가하도록 지시합니다.
볼리바르는 이 수색이 썩 달갑진 않았습니다. 사냥꾼에게 새끼를 잃은 암살쾡이는 미쳐있었고, 수색대를 한명 한명 기습하여 공격했습니다.
살쾡이와의 대치에서 지친 읍장은 수색대를 철수시키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볼리바르게에 엄청난 현금을 제시하며 혼자 남아 살쾡이를 처단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이성적으로 볼리바르는 살쾡이를 피해 철수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제안을 받아들이고 암살쾡이를 혼자서 추적합니다.
5. 결전
#마치며
소설 '연애소설 읽는 노인'은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가 경험한 인간과 개발이라는 이름아래 무차별적으로 황폐화 되고 있는 아마존을 위한 서사시입니다. 소설은 인물들을 설명하는 단편적인 이야기로 어쩌면 두서없이 진행되는듯 하지만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지며 긴장감과 대립, 갈등이 극에 달하는 소설입니다.
밀림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읽는 글에서 소리와 색, 그리고 그곳 주민들의 삶이 보이는 듯합니다.
노인이 살쾡이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독자들은 노인에 이입하여 반성과,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소설은 당시의 라틴아메리카의 현실과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무지함, 그리고 아마존 원주민의 삶의 지혜를 들려주며 독자들로 하여금 자연의 소중함을 상기시키고, 인간의 존엄성과 문명화에 대한 위험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번역 또한 한국 소설을 읽는 것처럼 막힘없이 잘 되어 있으며, 짧은 호흡으로 읽는 내내 집중하여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장편소설 읽기가 어려우신 분, 재미와 감동 모두 잡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해드립니다.
끗-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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