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멋있게 피우는 것에 대해 오늘은 잡생각이 많다. 주말에 출근해서일까.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내리지 못했다. 지하철 한 정거장을 걷기로 했다. 걷는 도중 많은 생각을 했다. 보통 생각을 하면 기록하진 않는데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뭘 써야 할까 고민하다 보니 생각도 기록이 된듯하다. 하여 무슨 생각을 했냐면, 지하철역 앞 과일가게를 지나면서 지난해가 생각났다. 그때도 넋 놓다 한 정거장을 지나쳐 이 과일가게 앞을 지나쳤는데, 당시 맛있는 최리 1바구니 4,000원이라고 상자 쪼가리에 손수 매직으로 작성한 광고판이 인상 깊었다. '최리' 웃겼다. 동네 개천을 건너는 다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천이 깨끗했다. 물고기도 제법 많고, 철새들도 보였다. 그리고 날이 좋은지 큰 돌 위에 올라와서 일광욕을 즐..
사람은 스스로 '열심히'라는 정도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비교를 한다.하지만 비교를 통해 스스로를 판단하는 것은 자기 합리화일 뿐이다. '나는 해도 쟤만큼은 안돼' 라던가 '내가 안해도 쟤보단 잘해'와 같은 비교를 통한 자기 합리화는 스스로의 발전을 방해하고, 나약하게 만들고 스스로에게 한계라는걸 부여한다. 주어진 것에 열심히 하자. 그게 타인에 비해서 손해를 보던지, 이익을 보던지 아무렴 어떤가. 스스로 최선을 다하면 의미있는 일이다. 라고 회식때 센터장님께서 말씀해주셨다. 당연하고,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나에겐 커다란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혓바늘뭐가 그리 급했는지 식사도중 혀를 미처 넣지 못하고 잘근 깨물었다. 혀끝이 잘리는 고통과 함께 혀 위의 밥알들이 춤을 췄다. 와중에 책임감 강한 식도는 꿀꺽꿀꺽 춤추는 밥알들을 삼키고 있었다. 아파 죽겠는데 넘어가는 음식들을 생각하니 웃음이 났다. 이틀 뒤 그곳에 혓바늘이 돋았다. 혓바늘은 꾸준하게 고통을 준다. 가만히 있을 때도 아프지만 살짝만 무언가에 닿아도 극심한 고통을 줘서 지난날의 과오를 깨닫게 해준다. 사람이라고 더 아프기는 싫어서 평소보다 밥먹을 때도 조심하게 되고, 뜨거운걸 마실 때도 조심하게 되고, 양치도 조심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나하나 조심하다 보니 고마운 생각까지 든다. 혓바늘처럼 성가시고 아프고 귀찮은 모든 것들이 나에게 조심하라고, 뒤를 돌아보라고 일러주는 일종의 경고라고..
지하철, 오늘따라 사람이 미어터진다. 어벤져스 촬영하나보다. 오늘따라 사람들의 어깨는 크리스 에반스의 그것이다. 3호선 환승에 20분이 걸렸다. 아 이번열차도 놓칠것 같다. 바로 앞에 서 계시던 지긋하게 나이드신 어르신이 억지로 몸을 구겨넣어 지하철 출입문 상단 틀을 가느다란 팔로 붙잡고 버티신다. 90년대 지하철 푸쉬맨을 업으로 하셨음이 틀림없다. 정정도 하셔라. 그리고 -출입문이 닫힙니다- 하고 성우의 예쁜 목소리가 들린다. 어르신은 앞에 다음차를 타기위해 서있는 나를 보고는 "뭘 쳐다봐 ㅆㅂ놈아" 하고 점점 좁아지는 출입문에 입만 내밀고 욕하신다. 나는 평소 시선으로 오해를 많이 산 경험이 있기에 그러려니 했다. 그리고 잠시 뒤 다급한 목소리로 방송이 나온다. 이번엔 남자다. "다음열차 이용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