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에 대하여 -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스칼렛 요한슨이 덜컥 찾아 온다면
본디 말이라는 무기력하다. 말은 욕망의 예리한 문법 앞에서 혼란스러워지고, 꿈에 그리던 육체라는 불규칙동사변화표를 대하면 어찌할 바를 모른다. 날것 그대로를 앞에 두면 세상 어떤 말도 소용없다. 본질에 대하여. 제목만 봤을땐 철학이 가득담긴 심각한 에세이를 떠올렸다. 사전정보 없이 제목만 보고 덜컥 책을 집어들었고, 그대로 읽기 시작했다. 임경선작가의 와 비슷한 장르의 글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여러가지로 충격을 받게 되었다. 장르는 소설이다. 에세이도, 철학 교양서도 아닌 소설. 연애소설이다. 본질에 대하여의 첫 페이지,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아르튀르 드레퓌스는 풍만한 가슴을 좋아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가슴에 대한 애찬. 처음엔 이 작가가 미쳤다. 라고 생각했다. 본질은 풍만한 가슴에 있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