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은영> '명랑 미스테리 학원물'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오. 오랜만에 재밌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다. 내가 좋아하는 정유미 배우가 나와서 재밌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정말 꽤나 재밌는 드라마다.

 

 

 정세랑 작가의 동명의 소설 <보건교사 안은영>이 원작이다. 정세랑 작가는 최근 한국문학책을 접하면서 꾸준히 들어봤던 작가였는데 읽어보진 못했었다. 드라마를 보고서는 한번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확- 들었다. 

 

 

 제작은 이경미 감독, 각본에도 참여하였다. <미쓰 홍당무>를 연출했다. 미쓰 홍당무 때문에 보건교사 안은영을 봤다는 사람도 있을 만큼 팬덤이 있는 연출자.

 


 

  #보건교사 안은영 줄거리

 목련고. 보건교사로 부임한 안은영은 젤리를 볼 수 있다. 젤리는 일종의 엑토플라즘으로 죽고 산 것들에서 나오는 에너지 응집체이다. 욕망이나 사념이 뭉쳐 젤리 형태를 이뤄 영향을 미치는 것. 보통의 젤리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지만, 몇몇 나쁜 젤리들은 안좋은 영향을 준다. 

 

 

 안은영은 학교내에 떠돌아다니는 젤리들을 플라스틱 깔때기 칼과 비비탄 총으로 제거하며 학교를 남몰래 지켜나간다. 사실 젤리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없으므로 젤리퇴치하는 안은영은 정신나간 사람으로 보인다. 

 

 어느날 2학년 6반 학생 승권이 뭐에 물린 것 같다면서 보건실을 찾아온다. 은영이 살펴보는데 하트모양의 작은 젤리가 목에 박혀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은영은 승권에게 피해를 준 젤리를 찾아 중앙복도를 따라 내려간다. 그 끝에는 대단하게 수상하고 깊은 지하실이 쇠사슬로 묶여 굳게 잠겨있었다. 

 

 

 수위아저씨에게 지하실 열쇠를 받아 지하실로 들어간 은영. 그곳에는 온갖 젤리들이 서식하고 있었는데 무언가를 봉인해 놓은 듯 한 흔적들을 찜찜하게 여기며 젤리 퇴치에 여념이 없다. 혼자 칼을 들고 한창 젤리를 무찌르고 있었는데 한문선생 홍인표가 지하실에 등장한다.

 

“선생님, 보건선생님?, 여기서 뭐하세요. 지금?” 

"요즘 유행하는 줌바.." 

"여기서요?" 

"애들이 볼까봐 민망해서..." 

"그럼 댁에가서 하셔야죠"

"집에서 줌바를 어떻게 춰요.."

 

 둘은 지하실에서 만나 무언가를 느끼고 더 내려가보기로 하는데.. 

 


 

 드라마는 총 6개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고있다. 시즌 제로 꾸준히 나와도 될 법한 구성과 소재다. 설정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다른 것을 보는 보건교사가 학교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는 이야기.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젤리 처럼 생긴 것들인데, 인간의 욕망, 사념체가 구현된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설정이 엄청 신선했다가, 점점 퇴마물로 변질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사실 퇴마물이 맞다. 

 

 퇴마물인데 명랑하다. 퇴마라고 해서 무작정 진지하고 슬프고, 잔혹한 내용이 아니라 잔잔하게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로 이야기를 풀어나간게 재미있었다. 정세랑 작가의 다른책이 궁금해지는 이야기 전개였다. 

 

 

 가볍다면 가볍고 무겁다면 무거울 수 있는 주제들을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활용하여 밸런스를 적절하게 맞춘 것 같다. 배우 정유미의 원맨쇼도 볼만하다. 원작이 소설인 만큼 억지스럽다고 느껴진 부분은 없었다. 오랜만에 여성중심 서사 + 넷플릭스 오리지널 = 노잼 이라는 공식을 보기좋게 깬 드라마였다. 

 

 남은 명절연휴 집에서 볼만한 드라마를 찾고있다면 <보건교사 안은영>이 딱 좋은 길이로, 딱 좋은 재미를 줄 수 있는 드라마일 것이다. 추천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