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듯 뻔하지 않으면서 뻔해지는 그런 로맨틱 코미디 영화. 넷플릭스 오리지널 '어쩌다로맨스'를 보고 느낀점이다. 처음에는 신선한 듯 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주로 등장하는 빼빼 마르고, 하얗고, 예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약간은 바보같은 순진한, 인기없는 여주인공이 나오지 않는다.
이 영화의 주인공 나탈리는 어린시절 로맨틱 코메디 영화에 흠뻑 빠져서 산다. 줄리아로버츠와 리처드기어의 귀여운 여인을 보며 자신도 그런 여주인공이 되는 상상에 빠지지만 나탈리의 엄마는 현실을 절대 저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그런데 귀여운 여인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아니었나..?)
그렇게 어릴적부터 로맨스에 대한 환상은 와장창 깨진 나탈리는 로맨틱코메디라면 질색을 하는 로맨스에 메말라버린 건축가가 된다.
회사에 출근한 그녀는 다른사람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호구'다. 사람들의 잔심부름을 도맡아 하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다. 회사에는 유일하게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는 직장동료 조쉬가 있다.
조쉬는 그녀를 새로운 호텔사업의 아이디어 회의에 강제로 집어넣지만, 나탈리는 그곳에서 여비서 취급당하며 커피 심부름을 하게 된다.
나탈리의 조수 이사벨라는 매일 회사에서 로맨틱 코미디를 본다. 그런 나탈리는 이사벨라에게 로맨틱 코미디가 거짓인 이유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다.
#나탈리가 말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뻔한 클리셰
1. 여주인공은 자다 깨도 완벽한상태다.
2. 여주인공은 덜렁대면서 항상 넘어진다.
3. 주변에 멋진사람들이 널려있다.
4. 엄청나게 세련된 인테리어의 회사에 다닌다.
3. 같은직장에 다니는 두 여자는 원수지간이다.
4. 자신을 돕는 게이 절친이 존재한다.
5. 슬로우 모션으로 달리는 장면이 나온다.
6. 결혼식을 방해하고, 애인을 되찾는다.
이런 연유로 그녀는 로맨틱 코미디를 보지 않으며 또한 사랑도 믿지 않는다. 그런 그녀에게 조쉬가 함께 노래방에 가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 하지만 나탈리는 단박에 거절하고, 그와의 관계를 친한 직장동료로 선 긋는다.
어느날 지하철에서 그녀는 낯선 남자와 자꾸 눈이 마주친다. 승강장에서 갑자기 그녀를 부르는 남자, 마침내 로맨스가 다가온 것인가 하고 두근거려하는 나탈리. 그 순간 갑자기 그녀의 가방을 잡아채는 낯선남자. 그녀는 그러면 그렇지 하고 그 남자를 제압하다 기둥에 머리를 부딪치고 기절한다.
눈을 뜬 나탈리는 병원이다. 눈을 뜨자마자 엄청나게 잘생긴 훈남 간호사가 자신을 유혹한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나탈리는 황급히 병원을 나서는데, 온 세상이 바뀌어 있다.
동네에서는 꽃향기가나고 모든 주변인물들이 훤칠해졌다. 자신은 자꾸 넘어지고, 그럴때마다 잘생긴 남자들이 그녀를 잡아준다. 그녀가 로맨틱 코메디 세상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절망하는 그녀는 자신이 주장한 로맨틱 코메디의 뻔한 클리셰들에 순응하며 지낸다. 그러던 도중 뻔하게도 자신의 진짜 사랑이 직장 동료 조쉬임을 깨닫고 그를 되찾으러 간다. 조쉬의 결혼식장에서 그녀는 조쉬에 대한 사랑고백이 아닌 자신의 진짜 사랑은 '자기 자신'이라는 자기애 선언과 함께 로코세상에서 탈출한다.
자존감이 높아진 그녀는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생활하게 되며 영화는 마무리 된다.
#마치며
영화는 전형적인 로코물이다. 로코의 클리셰를 탈피하는 척 했지만 결국 캐스팅만 전형적이지 않았을 뿐이지 전형적인 로코물의 모든 클리셰를 밟는다. 마지막을 자존감을 지키는 나는 내면이 멋진 여성이라는 마무리로 지으면서 뻔한 로코물에서 탈피하려는 듯 하지만 결국엔 이것 또한 이제는 영화에서 너무 많이 사용된 뻔한 이야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재미있다. 내가 로코물을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을거고, 주인공이 싫어하는 로코물의 클리셰를 모두다 밟기 때문에 더 재미있을 수 도 있겠다. 영화는 넷플릭스 영화답게 영상미가 뛰어나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영상미가 뛰어난 듯 하다.)
그래서 결론은 작품성을 기대하고 보면 실망하겠지만 전형적인 로코물이 땡겨서 보고싶다면 재미있게 볼만하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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