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좋아하세요?
해찰하지말고 다녀라. 어릴적부터 시골에서 자주 듣던 이야기다. 평소에 산책을 좋아하던 나는 어릴적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에는 산책이라고 명하고 다니던 것은 아니었는데 지금에와서 그 시절을 돌아보면 그것이 산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해찰하다. 해찰은 쓸데없는 다른 짓을 하다 라는 순 우리말인데 산책이 해찰 아닌가. 어릴때부터 호기심이 왕성했던 나는 괜히 길을 돌아가는 것을 즐겼다. 목적지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보이는 커다란 성당을 돌아서 간다던가, 재개발이 한창인 미로같은 아파트 건설현장 사이를 지나서 간다던가 했다. 그래서 항상 식사시간에 늦었고 주의가 산만하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 시절에는 모험이니 탐험이니 하는 것들에 들떠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던건 아닌가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