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olta AF-C #3 두번째 롤, 날씨 좋은날
햇볕이 너무 쨍했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너무'라는 말은 부정적인 표현을 서술하기 위한 부사로 사용되었다. 과하단 뜻인데 이제는 긍정의 표현에도 사용된다. 앞서 사용한 너무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가득이다. 연속된 주말출근과 야근으로 인해 지친 나는 내일 만큼은 기필코 상처입은 늑대새끼마냥 방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패드를 잡고 어쌔신크리드 오딧세이 엔딩을 보겠노라 다짐했다. 아침 따스한 햇살에 눈을 떳다. 요즘 같은 날엔 따스한 햇살이고 뭐고 '다 망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좋을수록 더 우울했다. 창밖으로 햇살이 쏟아지고 새가 지저귀고 나는 부은 두눈을 비비고 일어나 바로 플스를 켰다. 대기 중 상태의 플스는 금방 켜졌다. 어쌔신 크리드 : 오딧세이를 키고 교단원을 찾으려는 찰나, 구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