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카드를 모으는게 취미였다. 과거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NBA를 호령하던 시절, 우리들은 동네 트레이딩 카드 샵에서 카드팩을 뜯으며 조던반짝이 한정카드가 나와주길 간절히 원했었다. 시간이 지나 마이클 조던도 은퇴를 하고 그의 반짝이 카드도 잊혀졌다.
얼마전 친구 한명이 자신의 새로운 취미를 이야기 해주며 너도 해보는게 어떻냐고 권했다. 그것은 바로 트레이딩카드! 나는 NBA나 MLB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최근 커리가 내한하기 전까지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유명한 선수가 샤킬오닐) 밍숭맹숭하게 받아드렸다.
그러나 그 친구가 모으는 것은, 축구스타의 카드. 이전의 조던이 그랬던 축구에도 트레이딩 카드가 있던 것이다. 친구는 첼시의 선수들과 월드컵 카드들을 이미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ebay에서 얼마에 거래되는지를 보며 즐거워했다.
그 모습에 혹한 나는 그 취미를 함께 하기로 했다. 축구카드는 보통 리그, 대회별로 발매가 된다. 카드를 만드는 회사는 다양하고, 공식인증을 받아 선수들의 사인과 유니폼조각을 카드에 붙여서 파는 업체도 있으며, 발로 뛰어다니며 직접 선수의 사인을 받는 업체도 있다고 한다.
나는 당시 리버풀FC의 팬이었으므로 관련 카드들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ebay에서 저렴하게 나온 물건들을 입찰하며 카드를 사기로 했고, 카드팩에서 선수 사인카드를 뽑기도 했다.
조던헨더슨 사인카드 15장인지 25장인지 한정. 그때도 값이 꽤나갔다.
아게르 카드
헨더슨 유니폼 카드
마스체라노 빤짝이 카드
이렇게 다양한 카드들을 모으다, 점점 눈이 높아지기 시작하고, 더 뽑기에 치중하기 시작했다. 결국에는 제라드 한정 카드라느니, 뭐라느니를 이베이에서 검색하고 새로나온 카드팩을 사서 호메시 한정카드가 나오길 간절하게 바라기도 했다. (한팩당 가격은 다양하지만 최소 5-6만원부터 시작했던 것 같다)
국내에서는 이런 트레이딩카드를 사고 팔 수 있는 곳이 몇군데 남지 않았다. 자세한 정보는 스포츠카드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유명 카페들에서 얻을 수 있다. 사라져가는 취미분야라 사람들은 보통은 친절하다.
그렇게 한창 30여장의 리버풀 선수들 카드를 모았을 무렵 카페의 랜덤박스 사기사태와 한 샵의 직원의 횡령사건을 마주하면서 정이 떨어져 정리하고 이 취미를 접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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