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역 근처를 거닐다가 "나는 거기가 젤 괜찮더라" 라는 아버지의 말씀이 번쩍 떠올랐다. 가장 괜찮은 거기는 오늘 리뷰할 순대국집 맛집 <이화순대국>이다.
수유역에서 한 10분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이마트에서 상품권을 온라인 슥머니로 옮겨두고 산책이나 좀 할까 하다가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 아버지의 이화순대국이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오후 3시에 점심도 먹은 주제에 가게에 들어갔다.
가게는 전형적인 옛날식 목조 테이블과 의자가 준비되어 있었다.
메뉴는 순대국을 시작으로, 볼살순대국, 정식, 머리고기, 오소리감투, 모듬고기, 순대두부김치 등 식사와 술안주 주문이 가능. 오늘은 혼자 순대국의 맛을 느껴보러 왔기 때문에 기본 순대국을 하나 주문했다.
<기본 상차림>
기본 상차림. 김치, 깍두기, 된장, 새우젓, 양파와 고추가 나온다. 고추가 뭔가 매섭게 생겨서 이모님 이거 매워요? 라고 물었더니, 네~ 매워요 하였다. 배추김치가 기깔나게 맛있었다.
<순대국 등판>
순대국은 부글부글 끓는 뚝 배기위에 부추 가득 들어있는 경상도식 국밥이었다. 경상도식이 맞는진 모르겠으나 돼지국밥집을 가면 꼭 생부추가 나왔던 것을 보면 맞는거 같다. 거기에 은근 투명한 국물에 생각보다 맹탕인가?하고 갸우뚱 했는데 한 수저 떠먹고는 놀랐다. 이 맛이었다.
궁극의 순대국.
<뚝배기의 2/3가 고기다>
국물에 감탄하고 뚝배기에 수저를 꽂고 한바퀴 돌려보았다. 수저가 움직이지 않았다. 아에 뚝배기 바닦까지 접근하질 못했는데 어마어마한 고기의 양 덕분이었다. 푸짐한 고기의 양에 만족감을 느꼈다. 고기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먹기좋은 크기로 듬뿍 들어가 있었고 순대도 일반 순대가 아닌 뭔가.. 다른 그런 순대였는데 먹느라 자세힌 못봤다.
<들깨가루와 양념장을 넣고>
먹다보니 좀 특이한 끝맛이 있었는데 깻잎이 들어가 있었다. 깻잎은 깨의 잎이다. 우리가 먹는 깻잎은 들깨의 잎을 딴 것..! 나는 이 비밀을 최근에 알아서 놀랐다...! 상식 부족!
아무튼 맛있었다. 약수동에 살때도 그랬지만 강북구에 살때도 거의 축복이다. 동네에 맛있는 순대국집 하나가 있다는 것. 한끼 아무생각 없이 싼 가격에 맛있는 순대국 한그릇을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는 건 근처 집값에도 영향을 줄 정도라는 학계 연구가 나와있다.
포스팅을 하다보니 또 배가 고파졌다. 내일 방문해서 또 먹어야지...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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