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혓바늘뭐가 그리 급했는지 식사도중 혀를 미처 넣지 못하고 잘근 깨물었다. 혀끝이 잘리는 고통과 함께 혀 위의 밥알들이 춤을 췄다. 와중에 책임감 강한 식도는 꿀꺽꿀꺽 춤추는 밥알들을 삼키고 있었다. 아파 죽겠는데 넘어가는 음식들을 생각하니 웃음이 났다. 이틀 뒤 그곳에 혓바늘이 돋았다. 혓바늘은 꾸준하게 고통을 준다. 가만히 있을 때도 아프지만 살짝만 무언가에 닿아도 극심한 고통을 줘서 지난날의 과오를 깨닫게 해준다. 사람이라고 더 아프기는 싫어서 평소보다 밥먹을 때도 조심하게 되고, 뜨거운걸 마실 때도 조심하게 되고, 양치도 조심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나하나 조심하다 보니 고마운 생각까지 든다. 혓바늘처럼 성가시고 아프고 귀찮은 모든 것들이 나에게 조심하라고, 뒤를 돌아보라고 일러주는 일종의 경고라고..
지하철, 오늘따라 사람이 미어터진다. 어벤져스 촬영하나보다. 오늘따라 사람들의 어깨는 크리스 에반스의 그것이다. 3호선 환승에 20분이 걸렸다. 아 이번열차도 놓칠것 같다. 바로 앞에 서 계시던 지긋하게 나이드신 어르신이 억지로 몸을 구겨넣어 지하철 출입문 상단 틀을 가느다란 팔로 붙잡고 버티신다. 90년대 지하철 푸쉬맨을 업으로 하셨음이 틀림없다. 정정도 하셔라. 그리고 -출입문이 닫힙니다- 하고 성우의 예쁜 목소리가 들린다. 어르신은 앞에 다음차를 타기위해 서있는 나를 보고는 "뭘 쳐다봐 ㅆㅂ놈아" 하고 점점 좁아지는 출입문에 입만 내밀고 욕하신다. 나는 평소 시선으로 오해를 많이 산 경험이 있기에 그러려니 했다. 그리고 잠시 뒤 다급한 목소리로 방송이 나온다. 이번엔 남자다. "다음열차 이용해주세요..
소설 -마션- 밀리의 서재 추천 좋다. 문장은 간결하고, 속도감이 있다. 주인공은 첫 대사 '나는 ㅈ됐다' 라고 말한 것과 다르게 문제상황을 긍적적으로 척!척!척! 해결해 나가는 문제해결형 인간이다. 주인공은 너무 슈퍼-쿨하다. 화성에서의 좌절과 고독 생존을 위한 험난한 여정 등을 생각했다면, 걸리버 여행기나 로빈슨 크루소를 보시는게 적합할 것 같다. 마션에서는 온갖 과학적 이야기들.. 물론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인지 잘 모르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과학적 설명으로(1+1=2, 화성이니까 3도 가능해!) 화성에서 일어날 가상의 문제들을 더욱 사실적으로 보여지게 한다. 밀리의 서재에서 서비스 중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자잘한 설명들은 생략하고 화성의 아름다움, 우주인이 느끼는 내면의 끈적한 무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