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미덕을 행한다고 해서 그에 상응하는 올바른 보상은 없다. 가끔 우연의 일치로, 정신승리로 '그때 악덕을 행했다면 더 안 좋은 일이 있었을 거야' 라고 말할 수는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권선징악의 플롯이 소설의 기본이 되어오지 않았을까. 오늘 리뷰할 책 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미덕이 불운해지는 권선징악의 구조를 무자비하게 무시하는 소설이다. 작가는 18세기의 소설가 도나시앵 알퐁스 프랑수아 드 사드다. 한 단어의 어원이 될 정도로 논란의 여지가 많은, 프랑스 문학사에서 주요하게? 여겨지는 작가다. 유서깊은 귀족가문의 백작 사드는 신성모독, 매춘부 학대, 살인미수, 미성년 성폭행, 음란물 유포 등의 혐의로 일생의 대부분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 말년에는 그의 악행에 질린 자녀들이 그..
넷플릭스에서 영화 차인표를 봤다. 내 생각에 차인표는 단독 주연을 하기엔 중년배우로, 전성기가 지났으며 이제는 모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존재감이 있지 않다. 나는 그의 전성기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아침 방송이나 예능에 종종 나오는 자료화면에서 느끼하면서도 과해보이는 그의 전성기를 간접적으로 경험한게 다다. 차인표에 대한 내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신애라와 결혼한, 왕년에 잘나갔던 중년 배우. 부인과 오손도손 잘 살며 좋은 일도 많이 하는 배우. 영림도어, TS샴푸의 광고 모델. 그렇게 매체를 통해 알게된 젠틀함, 반듯함, 강인함이 차인표의 이미지다. 30대 중반이 되어가는 나조차도 차인표의 전성기를 제대로 경험한 적 없으니 요즘 세대는 오죽할까. 그런 중년의 배우가 아무런 이슈없이 자신의 이름을 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