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미니룩스(Leica Minilux) #29
가을이다. 여름을 좋아하는데 이번 여름은 진탕 비만와서 여름 같지도 않게 지나갔다. 가을이 되고, 필름카메라를 꺼내야지 마음먹자 가을이 끝나버렸다. 신도림에 이작가님과 그녀의 아들을 보러 가는 김에 카메라를 챙겼다. 아이는 아직 카메라를 카메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얼거나, 인위적인 표정을 만들지 않아서 좋은 모델이 되어준다. 정말 눈처럼 하얀 아이였다. 어두운 밤인데 혼자 빛나고 있는 듯 했다. 호기심 가득한 눈빛이 천진한 미소가 너무 예뻤다. 한창 뭐든지 신기할 나이, 뭐든지 입에 넣을 나이인 J는 밥을 손으로 한참 주물거리다 입에 넣었다가 다시 주물거리고 아주 손맛가득하게 식사를 했다. 테이블에서만 그런게 아니라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그 행동을 반복했기 때문에 방바닥과 내 검정 맨투맨과 쇼파에 밥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