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 한화 이글스 다큐 '프로야구 꼴지팀의 체질개선은 가능할까 '

 오늘 포스팅은 왓챠 오리지널 한화이글스의 리빌딩 과정을 그린 다큐 <클럽하우스>다.

 

 

클럽하우스 뜻

 클럽하우스는 본래 골프장에 라운딩 시작 전 환복, 식사, 목욕, 휴식 등을 할 수 있는 시설을 지칭했다. 시간이 흘러 이제 모든 분야의 스포츠로 번져 해당 스포츠의 선수들이 생활하는 공간, 숙소나 훈련장을 뜻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 국내 프로야구 최초의 클럽하우스는 두산 베어스의 이천 베어스필드(1982년)이다. 두산이 야구를 잘하던 이유가 있는 듯 하다. 

 

 

 요즘 유행하는 다큐들과 비슷한 과정을 보인다. 내가 본 스포츠 다큐의 대부분은 꼴지팀 팀을 다뤘다. 죽어도 썬더랜드가 그랬고, F1 다큐가 그랬다. 국내 프로구단의 다큐는 처음이라, 그리고 만년 꼴등 한화라 더더욱 신선했다. 평소에 야구를 좋아하는 나는 매번 '돈받는 프로가 왜 저렇게 뛸까' 라는 의문을 한화이글스에 갖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 팀의 속사정이 궁금했다. 

 

클럽하우스 : 한화이글스 다큐멘터리

 다큐는 21년도 수베로 감독의 부임 직후 부터 1년의 과정을 담고 있다.

 에피소드는 총 6개 한화의 시즌 준비부터 종료까지를 시간순서대로 배치했다. 각 에피소드는 리빌딩 - 신념 - 의심 - 런다운 - 낫아웃 - 우리만의 길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김태균의 은퇴, 수베로 감독의 부임 과정을 시작으로 신인의 부담감, 고참선수의 고민, 단장과 사장의 고민, 속상한 팬들이 등장해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보여준다. 

 

신인 선수들에게 실패 할 수 있는 자유는 없다.

 한화는 한화다. 워낙 지던 팀이라, 위닝 스피릿이 아닌, 루징 스피릿에 먹혀 있었다. 악재는 다양했다. 인상깊었던 건 신인 선수들의 태도였다. 카메라 앞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고교, 대학야구를 거쳐 그 나이대에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일텐데 그들은 쉽게 무기력함에 빠졌다. 부진을 탈출하지 못했다. 수베로 감독은 실패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는 야구철학을 과감하게 도입한다. 실패해도 괜찮으니 실패하고 더 나아지면 된다는, 위대한 성공은 수 많은 실패 위에 있다는 철학을 도입하지만 우리나라 야구는 아직 그런 멋진 철학을 받아낼 기반이 안됐다. 한화의 부진은 단순히 한화의 부진만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야구계의 부진이기도 했다. 경쟁에 지친 신인 선수들은 프로가 되었으나 등판마다, 타석에 설 때 마다 자신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설자리를 잃는다는 생각에 극도로 긴장했고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베로 감독은 실패의 자유를 보장했지만 선수들의 몸은 이미 20여년간 실패하면 낙오한다는 생각에 길들여 졌다. 

 

 

 다큐를 보고 꽤 많은 것을 느꼈다. 리더의 중요성, 중간 관리자(주장)의 중요성, 자기 일을 대하는 태도, 야구 다큐라기보다 인생을 다룬, 조직생활을 다룬 다큐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래서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 이라고 하나보다. 야구를 몰라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야구라는 운동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얽혀 있는지, 야구단 운영과 경기장 이면을 궁금해 하던 사람이라면 크게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과연 한화이글스와 수베로 감독은 체질개선에 성공해서 이번시즌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들의 리빌딩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끗- 

 

한화 이글스는 2021시즌 10위를 기록했다. 

나는 이 다큐를 보고 한화이글스의 경기를 챙겨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