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리뷰 '리버풀은 어떻게 다시 강팀이 됐나' 리어강

 과거 리버풀은 '명문', '최강', '최다우승'이라는 수식어로 시작하는 찬사를 받는 영국프로축구의 전통적인 강팀이었다. 하지만 90년대 EPL출범 이후 단 한번의 우승도 하지못하면서 상위권과 중위권을 오가며 '리중딱(리버풀은 중위권이 딱이야)' '리빅아(리버풀 더이상 빅클럽 아니야)' 등의 조롱을 받기 시작했다.


<많은 콥들을 열받게 했던 감스트> 


 토레스와 제라드에 의존했던 '제토라인', 수아레즈 스터리지 스털링이 폭발한 'SAS', 'SSS' 라인이 터진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승이 머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전술이 아닌 선수에 의존했던 팀은 주축 선수였던 토레스, 수아레즈가 나가면서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고 리버풀의 심장이라 불리던 제라드의 노화가 시작되면서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무렵 14/15시즌 6위, 15/16시즌 8위에 그쳤을 땐 “세상엔 기쁨도, 사랑도, 빛도, 확실성도, 평화도, 고통을 피할 방법도 없다”고 노래한 19세기 영국 시인 매튜 아널드의 절망적인 심정을 고스란히 느껴야 했다. 


 하지만 2019년. 드디어 때가 찾아왔다. 


 올해 리버풀은 크리스마스 1위를 달성하며 리그 1위 경쟁을 치열하게 진행하였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2회 연속 진출하였다. 리그 1위와 경쟁하고 있는 맨시티는 역대급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리그 우승에는 적색경보가 들어온 상태이지만 챔피언스리그는 가능성이 있다. 


2015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당시 리버풀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리그 최다득점을 이끌며 신계에 입성한다던 수아레즈를 잃은 리버풀은 주포를 잃고 방황하고 있었다. 



 노쇠화된 미드진, 골 못넣는 공격진, 자꾸 다치는 선수들, 허술한 수비수들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리버풀에 희망이란 없어보였다. 거기에 감독은 어떤가. 브랜던 로저스 감독은 기존의 재기발랄한 숏패스 위주의 전술을 펼치던 감독이었으나, 수아레즈 뽕을 맞고 자신만의 전술 색을 잃어버린지 오래였다. 


#감독교체

 만약 리버풀이 로저스 감독을 믿고 계속 갔다면, 리버풀은 2부리그로 강등되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리버풀FC는 8R 머지사이드 더비를 끝으로 로저스감독을 경질하고 도르트문트를 이끌었던 명장 위르겐 클롭감독을 영입한다. 




#선수들에게 맞는 옷을 입히다

 클롭감독은 기존의 선수단을 크게 변화를 주지 않았다. 다만 그 선수들의 특징을 살려내어 전술적인 변화를 조금 주었을 뿐이다. 리버풀은 클롭감독 부임 이후 최전방의 압박을 실시하기 시작했고, 그의 전술을 잘 이해하는 피르미누가 복귀하고 부터 리버풀의 경기력은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비진의 롤에 변화를 주어 후방 빌드업 부담을 줄여주었는데 실수가 잦던 로브렌과 스크레텔은 더욱 수비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며 실점율을 줄여 주었다. 




#선수보다 팀

 리버풀은 그후 점차 점차 의적풀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꾸역승을 하는 경기도 생겨나며 강팀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클롭감독은 우선 선수를 파악하고 선수가 가장 잘 뛸 수 있는 롤을 부여하여 선수들의 장점을 부각시켰으며, 팀을 위해 헌신하지 않는 선수는 빠르게 내쳤다. 



 그렇게 탄탄하게 기초공사에 들어간 리버풀은 게겐프레싱을 무사히 팀에 이식하고, 그해 유로파 결승에 진출하지만 아쉽게 유로파 깡패 세비야에 고배를 마시게 된다. 




#내실강화 

 알짜배기 영입과, 유소년 발굴이 주요했다. 알짜배기 영입은 피르미누, 마네, 파비뉴, 반다이크, 로버트슨 등(반다이크를 제외하고) 리버풀 수준에 맞는 영입인가 의아하게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을 완벽하게 박살내며 리버풀의 주축선수들로 만들었다. 


<4부리그, 마트직원이던 로버트슨>


 특히 빠른 쓰레기라고 불리던 살라를 로마에서 불러와 살라 신드롬을 일으킨 지난시즌은 많은 리버풀 팬들의 가슴을 떨리게 했다. 지난 시즌 많은 사람들이 리버풀은 살라빨이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으나, 선수보다 팀이라는 자신의 팀운영 철학에 맞게 살라가 부진해도 리버풀은 강했다. (물론 살라가 부진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득점왕 경쟁중이다)


 

#마지막 퍼즐

우승. 리버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우승이다. 리버풀은 이번시즌, 유럽클럽대항전에 참가하는 각 국가별 챔피언들을 물리치고 결승전에 올랐다. 이제는 당당하게 강팀임을 주장할 수 있는 리버풀에게 필요한건 이제는 트로피다. 클롭감독은 4년안에 트로피를 올리지 못하면 스위스로 떠날것 이라고 공언한적 있다. 그의 성격상 그 말을 지킬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도 리버풀에게 트로피는 중요하다.



 이번시즌만 본다면 리버풀의 전력은 수아레즈가 리그를 쑥대밭으로 만들던 그 시즌보다 앞선다. 당시도 팀전력은 리그 탑급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지금도 백업멤버는 리그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맨시티에 비하면 약한편이다.


 올 시즌 리버풀은 절로 단련되지 않았다. 구단의 빠른 적절한 감독교체, 내실강화, 알째선수 영입, 그리고 팀의 승리를 갈망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어우러져 04/05년 처럼 유럽챔피언을 바라봐도 좋을 만큼의 강팀이 됐다.


과연 리버풀이 14년만에 유럽정상에 오를 것인지, 아니면 30년만에 1부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