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일기 #4. 자유형 팔 돌리기를 배우다.

2주차, 호흡법을 갓 배워서 물속에서 킥판을 잡고 발차기와 호흡을 동시에 하느라 허덕이고 있었다. 


 호흡을 하면 왜 발이 멈출까.. 걸어 다닐땐 숨쉰다고 잠깐 서진 않는데. 하는 고민과 함께 이건 연습과 시간이 답이다 생각되어 한번이라도 더 머리를 물속에 넣었다. 


 물 속에 머리를 넣으면 기분좋다. 귀는 잠시 멍해지고, 물속의 소리만 들린다. 눈에는 물방울과 바닥의 타일이 보이고 정신없이 발차기를 하다보면 물밖에 세상을 잠시 잊을 수 있게 된다. 이 즐거움을 오래 유지하려면 숨을 쉬어야 하는데, 수영에서 숨쉬기는 어렵다.


 킥판을 잡고 발차기를 하며 코로 몸속 숨을 빼준다. 이제 호흡이 필요할 때 고개를 살~짝 들고 파~! 하는 소리와 함께 입과 코의 물을 쳐내준다. 이때 입을 다물고 물밖에서 잔여물이 얼굴에서 떨어질 때까지 잠시 기다린다. 그 다음 파!- 하며 입가의 물을 털어내듯 남은 숨을 빼주고 곧장 가슴을 확장하여 숨을 들이쉰다. 그래서 음- 파- 라고 하지만 막상 나는 소리는 음- 파헙! 하고 나게 된다. 


 몇 번 하다보면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자꾸 발이 멈추거나 몸이 가라앉거나 킥판이 물속에 잠긴다. 이건 물밖으로 얼굴을 빼는 동작이 어색해서 그런듯 하다. 고개만 살짝들어서 빼야되는데 상체가 들리는 것이다. 


 익숙해 지기까지 팔돌리기는 글렀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강사가 저 멀리서 부르더니 팔돌리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팔 돌리기를 벽잡고 좀 연습하다가 킥판을 잡고 해보라고 한다. 나와 다른 여성회원이 같은 진도를 나가는 듯 했다. 나는 킥판에서 팔을 돌리자마자 몸이 돌아갔는데 그분은 안정적으로 호흡까지 완벽하게 해냈다. 자꾸 팔을 돌리면 반대쪽으로 몸이 돌아갔다. 팔을 돌리니 발차기가 안 되었다. 팔까지 돌리니 숨이 더욱 가빠졌다. 총체적 난국이다. 


<왜 자꾸 가라앉을까>


 아무래도 어깨를 돌리는데 불편해서 그런거 같다. 이미 굳어버린 내 어깨를 탓하며 강습종료후에도 열심히 팔을 돌렸다. 오른팔을 돌리면 아픈 새우마냥 왼쪽으로 핑그르르 왼팔을 돌리면 반대로 핑그르르 돌아갔다. 수영장 문닫을 시간이 다 되어 연습을 멈추고 나왔는데 결국 제대로 못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유독 길었다. 연습을 더 하다 나와 몸이 노곤했다. 편의점에서 제로콜라를 한잔 마시고, 집에 들어와 그대로 기절하듯 잠들었다. 


 다음번 팔돌리기에는 몸이 안 돌아가도록 밸런스를 잘 잡아봐야겠다. ㅠㅠ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