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소리 #16 진지한 19년도 돌아보기

 34세. 2019년이 끝났다. 이제는 곧 35세를 맞이한다. 29세에서 30세가 되는 해보다 무언가 더 감상적으로 변했다. 오늘 포스팅은 뭘 써야하나 고민하다가 도대체가 쓸만한 쓸 준비가 된 글이 없어 두서없이. 겸사겸사. 올해를 돌아보는 일기를 쓴다. 

 

 

 

 

#소비

 올해는 엄청나게 삿다. 뭘 많이 산 한해였다. 솔로가 되어서 그런걸 수도 있겠다. 언제인진 모르지만 결국 하게 될 결혼 생각에 아둥바둥 적금도 무리해서 하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그런건 모르겠고 하루하루 재미있게 살자고 생각하면서 팡팡 썼다. : ) 내년도엔 다시 적금을 시작해야겠다... 

 

 

#솔로

 아무래도 내 인생에서 꽤 큰 사건이다. 슬프지만 이별했다. 오래 사귀다 헤어졌기 때문에 아직도 연애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주변에 있을 정도다. 누군가 물어보면 일일이 설명하기도 귀찮고 그 이유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되었어' 라고 말해준다. 

 

<손등이 이렇게...> 

 

 속상하기도 속상해서 그냥 뒤통수라던가 손등에 LED등 같은걸 달아서 자동으로 상태 표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장단이 있는데 장점으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새로운 시도를 더 많이 하게 된다는 것. 단점으로는 내 5년이 공백이 되어버린 느낌. 나이는 들었지만 기억상실에 걸린 사람마냥 그 부분을 쉽게 들여다 볼 수 없어진 것. 그게 조금은 힘들다. 

 

 

#수영 

 나는 수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20m 정도지만 겨우겨우 가긴 간다. 물을 무서워하는 줄 알았는데 나는 물을 좋아한다. 헤엄치기 위해 물속에 머리를 넣으면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시야도 좁아지고 숨쉬는데 급급하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아서 더 좋다. 수영 덕분에 다이어트 효과도 엄청나다. 체중이 무려 9kg 정도 빠져서 요즘은 억지로 먹는다. 내년도에도 수영은 꾸준히 할 생각이다. 평영을 잘해서 물에 오래오래 떠있고 싶다. 

 

 

#책 

책을 꽤나 읽었다. 어릴 때부터 책읽기는 좋아했다. 사회인이 되어서도 꾸준히 읽으려고 노력은 했지만 쉽지 않았는데 올해는 사내 독서동아리를 만들어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책 을 꽤나 많이 읽었다. 올해 책읽기는 뭔가 복리이자 같아서 한권 읽으면 더 빠른 기세로 한권 더 읽고 더 읽고를 반복했다. 덕분에 블로그에 책 리뷰도 많이 쓸 수 있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년도에도 다양하고 좋은 책을 많이 만나길 바래본다. 

 

 

#회사 

 회사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올초에는 팀장도 달았고, 연말에는 과장으로 승진도 했다. 나는 전형적으로 부하직원에 적합한 사람이라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어릴땐 팀장 이러면 리더십 막 폭발해서 업무 진행 착착착하고, 본 받을거 많은 인간계 끝판왕이고, 오로지 일 생각밖에 없고 배울거 엄청 많고 이런 모습을 떠올렸는데 나는 그렇겐 못하겠다.(?) 내년도에도 그냥 재미있게 다녀볼 생각. 

 

 

#카메라

 올해 가장 잘한 소비 중 하나는 필름카메라를 구매한 것이다. 디카였으면 몇일 가지고 놀다가 책장 어딘가에 방치 되었을텐데, 필카는 다르다. 재미있다. 필름카메라는 셔터에 제한이 있고 촬영결과를 당장 알 수가 없다. 그렇기에 한컷 한컷 더 소중하고 진중하게 찍게된다. 결과물도 예쁘다. 그리고 셔터를 누른 순간의 기억이 뚜렷하게 남는다. 사진을 촬영할 당시의 온도, 기분, 생각 등이 선명하게 남아서 좋다.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점도 장점이다. 새로운 피사체를 찾는 일도 의미있다. 더 재미있는 사진을 찍기위해 다양한 시도도 해보고 사물을 새로운 각도에서 보려고 노력한다. 만나는 누구에게나 한번 쯤은 추천.

 

 

 인생에서 이렇게 바쁜 한해도 없었을 듯 하다. 무언가 푹 빠지기도 빠졌고, 많이 배웠고, 좋은일도 슬픈일도 많았다. 19년도는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한해가 된거 같아 뿌듯하다. 20년도 재미있게 살아야겠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