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소리 #18 내가 올해 사고 싶은 것들!

#올해 사려고 했던 것들에 대해. (feat.물욕)

 내 인생계획에 따르면, 34-5살 쯤 결혼을 하기로 했었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 결혼 수준의 소비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물론 벌이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소비라 해봤자 소소한 것들. 애플워치를 산다던가. 게임 타이틀을 점심 식사 메뉴 고르듯 쉽게 사고, 한끼 먹기엔 비싼 음식을 부담없이 즐기는 정도였다. 


 그래서 올해는 본격적으로 돈을 더 써볼 생각으로 이것저것 사기로 결심했다. 


 첫 번째는 금연 7주년 기념 자동차. 7년간 금연을 해서 절약한(실제로는 전부 썼다.) 돈. 약 1천 만원으로 차를 구매하는 것. 


 해치백을 선호하는 나는 새차를 사기보다. 감가가 큰 해치백 중고 모델을 기웃거린다. 골프와 i30가 최종 후보에 올라 가격대를 보고 있다가 K카에서 i30가 괜찮은 가격에 올라와서 구매해볼까 하는 찰나 이미 팔려버리고 만다. 



 김이 팍 샌 상태로 어물쩍 있는데 군시절 아버지군번 친구가 자기 차를 사면 어떠냐고 제안해 왔다. 친구의 차는 마침 골프 7세대 km도 얼마 되지 않아 좋다고 흔쾌히 승락했다. 그러나 데일리카를 사용해야하는 친구네 집은 다음 차를 결정하지 못했다. 바로 사진 못하더라도 아는 사람 차를 인수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기다리기로 했다. 


 두 번째 사려고 했던건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 에디션이다. 게임을 즐겨하는 나는 모여봐요 동물의숲이 새로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동물의 숲은 닌텐도로 출시된 인기 게임인데 이번에 나온 동숲 에디션의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게임의 재미보다((사실 게임은 해본적도 없다)) 인테리어 용으로) 사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우한 폐렴사태가 발발! 닌텐도 공장이 중국에 위치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발매가 연기되고, 하염없이 또 기다리게 되었다.


 올해 세 번째 사려고 했던건 FC서울 시즌권과 유니폼이다. FC서울의 축구는 종종 보러갔었고, 전북의 심판매수로 서울이 우승하던 시즌에는 시즌권도 구매했었으나, 황선홍 감독 부임 후 색없는 밍밍한 축구를 하는 것을 보고 발길을 끊었다. 그래도 연 10번은 간듯. 그러던 중 마침. 올해 기성용 선수가 K리그로 돌아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기성용 선수는 FC서울을 좋아하고 서울 팬들도 기성용 선수를 서울 유스출신처럼 아끼고 좋아했다. 


 축구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클래스 있는 선수가 가까운 상암으로 와준다면 기꺼이 전 경기를 보러갈 마음이 있었다. (최용수 감독이 부임한 것도 크다.) 그러나 서울 프런트의 최악의 운영으로 기성용 선수는 K리그 복귀를 접었고, 나도 뭔가 정나미가 떨어져서 경기장에 가는걸 포기했다. 전경기 시즌권과 유니폼값이 굳게 되었다. 



 올해 네 번째로 사려고 했던건 브롬톤 자전거다. 수영장, 축구하러 다닐때 가볍게 탈 자전거를 보고 있었다. 작고 가벼운 자전거가 좋겠다 싶어서 미니벨로를 보는데 브롬톤이 눈에 들어왔다. 마실용으로는 투머치 하지만 그 감성에 꽂혀버렸다. 


 새 제품으로 사기엔 돈이 너무 부담되서 중고를 보고 있는데, 맘에드는 매물이 뜰때마다 판매완료. 좋은 제품을 사기란 너무 어려운 것이다. 덕분에 고민의 시간은 길어졌고 내가 진짜 이게 필요한가를 고민해 봤을때 또 굳이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저가형 미니벨로를 봤다가.. 다시 브롬톤을 봤다가.. 다시 저가형 미니벨로를 봤다가. 



 이것도 못 사게 되면 올해 아무것도 못 살거 같아. 매장에서 그냥 새 제품을 지르기로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결심했다. 

 

 여기까지가 올해 사고싶었지만 사지 못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2020년 2월 까지 저렇게 사고 싶은게 많은 것도 대단한데 하나도 못 산것도 대단하다! 


 갖고싶은걸 다 갖는 2020년이 되길 바라면서..


끗- 


브롬톤은 오늘 아무래도 보러가야겠다 상사병 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