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컷던 탓일까. 이번 시즌 FC서울의 행보가 찜찜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장기간 경기가 없었다. 5월부터 리그가 시작되었다.
연초에 기성용 - 이청용 이적 파문과 더불어 리얼돌 이슈까지 축구실력이 아닌 구단운영상의 문제로 많은 지탄을 받았다.
<기성용 이적 사가> '기성용이 뉴캐슬에서 K리그로 복귀하려고 시도했다'
4경기를 치룬 지금 서울의 성적은 2승 2패. 50%의 승률. 승리한 경기들의 경기내용도 썩 좋지 않은게 큰 문제고 4라운드 결국 성남에 패배하며 팀 전체에 많은 문제점들을 들어냈다.
서울의 첫 번째 문제 : 팀 운영에 관심이 없어 보이는 구단
프런트. 프런트가 문제다. 구단 운영진이 구단운영에 큰 마음이 없다. 서울다움을 갖는 것. 내가 느낀 서울다움은 지금까지는 저예산 고효율이다. 하지만 저예산으로 고효율이 나오는 스포츠구단은 전 세계를 찾아봐도 드물다. 아래 언급하는 모든 문제의 시작은 투자할 마음이 없는 구단에 있다.
구단과 팬이 최근에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SNS다. 서울은 가장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인 SNS를 외주업체에 넘겨줌으로써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 팬들은 구단 SNS에 소통을 요청하지만 정작 소통하는건 그냥 구단에서 하청을 받은 업체일 뿐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팬을 위하지 않는 팀은 오래가기 쉽지 않다.
전북이 심판을 매수하고 승점 9점 삭감이라는 경징계를 당해 겨우겨우 우승한 시즌부터 서울의 투자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자유계약이거나 K리그에서 한차례 검증에 실패한 선수들. 영입한다는 선수들 조차도 이름 값은 있지만 즉시 전력감이 아닌 선수들을 FA로 싸게 데려왔다. 역시나 이건 스쿼드의 두께만 얇게 만들고 애먼 연봉만 날렸다.
서울의 두 번째 문제 : 선수 퀄리티와 뎁스
결국 위 문제. 서울다움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돈을 안쓰니 좋은 선수는 못데려온다. 공격진을 살펴보자. 우선 외국인 공격수 페시치와 아드리아노. 페시치는 서울이 간만에 투자한 대형 공격수였다. 임대지만 15억이라는 비싼 연봉을 주고 데려왔는데 부상이 겹쳤고, 최용수 감독과의 불화가 있었다. 아쉽게도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지금은 그냥 벤치에서 노는 중. 다른 공격수인 아킬레스건이 끊어져 선수생활 유지가 가능할지 의문이 드는 아드리아노를 공짜로 데려왔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에선 그저 실망 뿐이다. 외국인 공격수는 당장은 기대하기 힘들다.
서울 공격의 핵심. 박주영. 이제는 그도 나이가 들었다. 선발 풀 출장을 하면 제대로 뛰지 못한다. 헤딩머신이던 젊은 시절은 이제 지나갔다. 등지고 버텨주는 싸움도 약하다. 최근에 심판진은 정말 거친 파울이 아니면 파울을 불지 않는다. 그만큼 박주영에게서 턴오버가 많이 나오고 경기 속도도 많이 처진다. 아쉬운 장면이다. 차라리 전북의 이동국처럼 로테이션으로, 아니면 체력관리를 해주면서 뛰면 분명 더 날카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박주영의 짝으로는 고요한 선수가 나온다. 이게 기가막힌 일인데 서울에서 가장 공격적이고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공격수가 멀티자원인 고요한이다. 서울 공격진은 제발 정신차리길 바란다.
조영욱, 윤주태를 왜 안쓰냐는 비판도 많았다. 경기감각이 부족하고 준비가 안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성남전에 나온 조영욱은 번뜩이는 돌파와 패기를 보여주었으나, 필요없는 움직임과 잘못된 위치선정으로 아쉬움도 많이 남겼다.
미들진 이야기를 해보자. 서울의 미들진은 괜찮다.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그렇다고 경쟁팀들에 비해 뛰어나진 않다. 탑급 용병 오스마르가 있다. 88년생인 그의 단점은 초기에도 속도였고, 지금도 속도다. 느려진 오스마르는 타고난 수비위치 선정으로 뛰기전에 패스를 차단한다. 하지만 그도 늙어가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리그를 박살낼 만큼의 기량을 꾸준히 보여줘야 하지만 수미라는 중요한 위치에서 오스마르의 미스가 종종 나올때마다 치명적이다.
같은 자리에는 국대 수비형 미드필더인 주세종 선수가 있다. 둘의 공존이 되면 좋겠지만, 최용수 감독은 그럴 마음도 없어 보이고 둘의 시너지가 실제로 좋지도 않았다. (전술의 변경이 필요.) 어쨌든 오스마르를 세우려면 국대 수미 주세종을 벤치에 앉혀야 한다. 언제까지 오스마르에 기댈 수는 없다. 서울은 다음 수를 준비해야 한다.
수비. 김남춘, 황현수, 김주성이 지키는 3백. 최용수 감독은 최근 센터백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지시한다. 이런 전술이 경기 초반에 상대를 압박하기엔 좋을지 몰라도 후반에 수비수의 집중력이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되고, 주전 세명을 대체할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3백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면서 약점만 들어난다.
위에 주절주절 떠들었지만 결국 선수 개개인의 역량이 최용수 감독이 하려는 전술에 100% 맞추기엔 부족하다. 미들진은 어느정도 타 팀의 중원보다 안정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외 포지션에서는 아쉽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스에 갈 기회는 남았다.
우선 우리에겐 최용수 감독이 있다. 이번 여름이적시장이 그만큼 중요하다. 4백을 쓰자는 이야기도 많은데, 4백이 수비적인 전략이 절대 아니다. 되려 라인 콘트롤에서 미스가 나면 뒷공간을 탈탈 털리게 된다. 최용수 감독의 전술에 적합한 제대로된 선수들을 영입하자.
우선 못쓰는 외국인 둘을 놔주자. 알리바예프도 열심히 뛰지만 아쿼한자리로 채우기엔 너무 가볍다. 외국인을 데려와서 성장시킬 필요는 없다. 무게감 있는 공격수들이 필요하다. 서울에는 이렇다할 크렉도 없다.
곧 시작될 여름 이적시장을 성공적으로 보낸다면 상스도 노려볼만하다. 다른팀의 전력이 그렇게 좋진 않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이적시장이 되겠지만, 지금은 투자를 해야할 때다. 정말로 강등을 당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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