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FC서울 19시즌 마지막 경기 '대구 원정길' 1부

"모두 일어나 

크게 외쳐라

서울이 왔다

서울이 왔다

대구 나와라"


 내가 왔다. 대구에. 나는 매달 대구에 갔었다. 12월엔 안갈 예정이었으나, 서울의 마지막 원정이 대구였다. 그래서 나는 대구로 갔다. 올해 대구 방문 12회. 


 대구구장은 항상 가보고 싶었다. 조광래 단장의 역작. 작고 지붕이 있는 축구 전용 경기장. 언제나 매진이 되는 구장. 대구에 매번 가지만 가보지 못했던 구장에서 축구를 보는건 리버풀의 안필드에 가는것 처럼 어느샌가 나의 작은 로망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축구를 좋아하고 서울에 살기 때문에 축구장에 가면 당연 자연스럽게 상암월드컵 경기장에 갔다. 잘 지어진 경기장이지만 아쉬운점은 언제나 있었다. 월드컵 규격 구장이기 때문에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에 해저드가 있다. 전용구장이라지만 뭔가 필드에서 먼 느낌. 그런 느낌이 들었다. 


 서울에서 원정경기를 가기 위해서는 우선 티케팅을 해야한다. 대구구장은 1만2천석정도 되는 작은 구장, 거기에 원정팀에게 할당되는 티켓은 약 5% 550석 정도이다. 


 워낙 인기가 많아 금방 매진된다. 게다가 K리그 마지막 경기, 아챔결정전 이라는 나름의 타이틀아닌 타이틀 매치였기 때문에 티케팅열기가 뜨거웠다. 티켓은 오픈 1분만에 전석 매진되었다.


 FC서울 구단은 원정을 가는 팬들을 위해 버스 대절 서비스를 해준다. 버스요금은 인당 왕복 5천원씩으로 굉장히 저렴하지만 일반버스이기 때문에 허리의 무리는 감안해야한다. 


 대구까지는 세시간반 출발은 상암과 서초 두 곳에서 출발하는데 나와 친구는 서초에서 타기로 했다. 서초역 4번 출구 날씨가 추울줄 알았더니 제법 따듯하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8시 30분 집결하여 9시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이름모를 엄청 큰 교회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는데 교회 관계자로 보이는 누군가와 서울 여성팬과 대화가 들렸다.


"여기서 뭐해요??"

"축구보러가요~"

"서울FC?"

"FC서울인데~"

"그게 그거 아닌가..."


 그게 그거는 아니지. 사랑의 교회, 교회의 사랑, 그게 그거는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을 대화를 들으며 하고 있었다. 


 잠시 후 버스가 왔다. 인솔자로 보이는 젊은 남성이 사람들에게 미리 배정받은 차에 탑승하라고 했다. 우리는 4호차. 4호차에 줄을 서 탑승했다. 탑승객 명부를 확인하고 대공원에라도 온 것 마냥 팔찌를 주었다. 



 전날 라운딩 이후 뒷풀이를 거하게 하고 새벽에 집에 들어왔기 때문에 나는 버스에 타자마자 기절했다. 번쩍 눈을 떳을땐 옥산휴게소. 전날 과식을 하면 이상하게 허기지다.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소떡소떡과 통감자를 하나 사먹었다. 오랜만에 먹은 통감자는 그야말로 꿀맛. 다시 부랴부랴 버스를 타고 잠들었다.


 이번엔 눈을 뜨니 대구시내에 들어가고 있었고 하늘에선 비가 생각보다 많이 왔다. 도착시간은 예상 시간대로 1시. 경기는 3시였다. 경기장 좌석은 비 지정석이었다. 버스를 내렸더니 대구 팬들로 경기장은 바글바글했다. 미리 좌석을 잡기위해 온 관객인듯 했다. 


 대구구장은 생각보다 더 아담했다. 점심을 먹기위해 막창집을 가기로 했다. 별 생각없이 지난번에 방문했던 '복주소막창'집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대구구장에서 반월당까지는 택시로 약 사천오백원이 나왔던것 같다. 택시비를 카드로 결제했는데 친구가 카카오로 불러 자동결제가 되었다. 이중결제가 되었다. 택시기사님은 내가 결제한 금액 사천오백원을 현금으로 환전해 주었다. 뜻밖에 카드깡을 대구 택시기사님과 했다. 


2019/08/15 - [맛집 리뷰] - 대구 반월당 맛집 '복주소막창' 막창은 앞으로 여기다..!


 도착한 복주소막창은 일요일 휴무일이었다. 그랬다. 오늘은 일요일 이었다. 나와 친구는 실망감과 허기짐에 멘탈이 흔들렸다. 부랴부랴 검색해봤지만 마땅한 곳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반월당은 대구의 명동이라 불리는 동성로가 있는 곳이었다. 지하도로 들어가 동성로로 향했다. 동성로는 많은 가게들이 오픈해 있었는데 마땅히 먹을 만한 곳은 없었다. 


 대충 눈에 보이는 찜닭집에 들어가 찜닭을 주문했다. 찜닭은 이상하게도 순대를 토핑으로 넣을 수 있었다. 안 넣을 이유는 없다. 은근 별미였다. '두남자찜닭' 친구는 나오면서 유리문의 당기시오 표시를 보고 손잡이를 당겼는데 손잡이가 빠졌다. 당기라고 해서 당겼을 뿐인데 빠진 손잡이를 보고 우리는 웃으며 나왔다. 



 다시 택시를 타고 경기장으로 갔다. 경기 직전의 경기장, 원정팬들을 위한 자리는 550석으로 이미 빈곳이 거의 없었다. 앞쪽엔 비가와서 우의를 입지 않으면 비에 젖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맨 뒤 계단옆에서 서서 응원하기로 했다. 어차피 앞에서 일어서면 경기내내 일어서서 봐야한다. 




2부에서. 계속.

 K리그 FC서울 19시즌 마지막 경기 '대구 원정길'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