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필드에 나갔다. 5월에 나가고 두 번째 필드. 아무래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가난한 월급쟁이다 보니 필드에 나가기가 여간 부담이다.
이번 필드는 갑자기 결성되었는데 친구 둘과 친구의 아버지, 그리고 나까지 네 명이 가게 되었다. 최대한 저렴하게 가기 위해서 골프장 이용료가 저렴한 CC를 찾았다. 대부분 새벽 첫 타임의 티가 가장 저렴했고, 지방으로 갈수록 또 저렴했다. 그래서 한참 찾다가 지인이 근무해서 조금 저렴하게 라운딩을 돌 수 있다는 용인 CC와 청주의 떼제베 CC가 물망에 올랐다.
청주에는 친한 친구가 살고 있어 그곳에서 1박을 하고 새벽 티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6시 14분티 골프장 이용료는 7만원이다. 굉장히 저렴한데 이때까지만 해도 저렴한 이유를 몰랐다. 어쨌든 골프장은 결정되었다.
덜컥 나가기로 하고 나서는 막막했다. 석 달 전 축구를 하다 크게 넘어져 손목이 다쳤었는데 그 뒬 손목은 계속 말썽이다. 나이도 나이고 손목이란 게 안 쓸 수 없는 부위라 낫는 게 더딘듯하다. 아직도 조금은 불편하지만 뻐근한 정도고 아예 못 쓸 정도는 아니라 일단은 가기로 했으니 잘 쳐야겠단 생각이 앞섰다.
라운딩 2주를 앞두고 인도어와 스크린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래도 배운게 있는데 안 맞으면 얼마나 안 맞겠어 했는데 정말 심각했다. 이대로면 잔디 위에 말 그대로 돈을 버리러 가는 격. 걱정이 많이 되었다. 아무래도 레슨을 다시 받아야 할 듯하다. 드라이버와 어프로치, 7번 아이언을 주로 연습했다. 롱아이언은 아예 임팩트가 안되었다.
스크린에 가도 100돌을 못했고 뭐 하나 잘 맞는 게 없어서 울적했다. 어느날은 인도어에서 7번을 연습하다 헤드가 부러지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부랴부랴 근처 골프샵에서 중고 7번 아이언을 구매했다.
그렇게 점점 시간은 흘러 라운딩을 가기로 한 날짜가 다가왔다. 우리는 미리 청주로 내려가 청주에 사는 친구네에서 하루 신세를 지기로 했다.
미리 청주에 내려가 스크린에서 떼제베를 한 번 더 경험하고, 골프샵에 가서 로스트볼과 장갑, 볼 마커를 구매했다 .
떼제베 CC는 청주 시내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당일 4시 30분 우리는 나갈 채비를 하고 집 밖으로 나왔다. 티업시간은 6시 14분 중간에 해장국집에서 배를 채우고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고 6시가 다 되었는데도 해가 뜨지 않아 굉장히 어두웠다.
프론트에서 번호를 등록하고 락커번호를 받았다. 락커에서 대강 옷을 입고 카트가 있는 곳으로 나갔다. 골프 캐디백에 네임택을 달아놓는 걸 깜박해서 카트에 내 캐디백이 실리질 않았다.
매번 깜박하는 볼 마커와 네임텍. 잘 챙겨야겠다. 중간에 부킹해주기로 하고 부랴부랴 1번 홀로 올라갔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라이트를 켜주었다. 라이트가 초록 페어웨이를 밝게 비춰주고 있었다. 은은한 안개는 운치를 더해주었다. 잠시 후 내 캐디백이 도착했다.
그렇게 1번 홀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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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리뷰] - 청주 골프 라운딩 떼제베 CC 방문 후기 '나의 두번째 필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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