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다. 영화는 답답함이 없다. 막힘없이 건물을 오르내리는 조정석과 임윤아의 모습이 짠하면서도 시원시원하다. 오늘 포스팅할 영화는 <엑시트>다.
감독은 이상근 감독, 첫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900만 관객을 동원했으니,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가 되는 감독이다. 영화는 재난 탈출 액션 영화다. 쓰잘대기 없는 신파를 최소화 했고, 극 전개가 시원시원하게 진행된다. 코믹물 처럼 홍보되었으나 사실 완벽한 코믹물이라고 보기엔 애매하다. 그냥 재난 탈출영화정도로 보면 좋을 듯.
주연은 조정석과 임윤아다. 뛰어난 연기와 끼로 관객들에게 이름을 알린 조정석은, 역시 조정석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다. 조정석이 아니면 이 역할을 누가 할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찰진연기를 보여준다. 거기에 어색했던 드라마 연기를 탈피한 윤아의 연기도 볼만하다.
줄거리는 백수인 용남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취업은 안되고, 하는 일은 없는 용남(조정석)은 산악동아리 출신. 어머니의 칠순잔치, 용남은 아부하는 매형들 팩폭하는 사촌동생들 사이에서 '다 잘될거야' 같은 뻔한 위로의 말을 들으며 불편한 상황을 겨우겨우 버티고 있다.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동아리 후배였던 의주를 발견하게 된다.
의주는 용남과 대학시절 함께 클라이밍을 했던 동아리 후배다. 둘은 반갑게 재회한다. 용남은 학창시절 의주에게 고백했다 차인 경험이 있다. 잘보이고 싶던 용남은 너스레를 떨며 벤처회사 과장이 되었다는 거짓말을 한다.
그때 칠순잔치 연회장 1층에서는 괴한이 화학약품으로 자살테러를 한다. 안개처럼 퍼져나가는 화학약품으로 도시 한 구역은 마비가 되고, 연기는 스멀스멀 위쪽으로 퍼진다. 놀란 용남과 가족들은 옥상으로 대피하려고 하지만 옥상은 잠겨있고, 용남은 무슨일인지 밧줄을 찾아 몸에 매고 창문 밖으로 몸을 던지는데..
극장에서 안본게 조금 아쉽게 느껴지지만 영상미가 대단하고 스케일이 엄청 큰 영화는 또 아니기 때문에 OTT로 봐도 크게 문제는 없다.
한국 사회의 풍자요소를 재난상황과 절묘하게 엮어 젊은이들의 고충을 생존을 위한 탈출로 해소해낸다. 상황은 답답하고 답이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 해결하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내는게 영화의 묘미 인듯 하다. 연기와 생존이라는 장치로 두 주인공을 한계까지 몰아가고, 중간중간 조정석만이 할 수 있는 유머와 끼로 보는이에게 긴장의 완급을 준다.
이 영화의 가장 좋았던 점은, 뻔한 클리셰들은 최소화하고, 장르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재미요소에 집중한 것이 좋았다. 마치 문장 하나하나 버릴 것 없이 씌여진, 완성도 있는 단편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용남과 의주의 우여곡절 재난지역 탈출기 <엑시트> 아마 추석 특선영화로 틀어줄 듯 한데 기회를 봐서 한번 더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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