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산책 '경주의 완성은 석굴암' <3/3>

안녕하세요. 최고씨입니다. 경주 여행기 3편 시작합니다.

 

#이전이야기 

최고씨는 방탕하게 보내던 젊은날 문득 경주에 가고싶단 생각을 했다. 그날로 새벽버스를 타고 경주로 내려가 경주 도보여행을 시작한다. 첨성대에 도착한 첫날밤 매표소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최고씨는 주차장에서 잠을 청하려다 모기와 무서움에 불국사로 향했다.

 

# part3 불국사와 석굴암  

불국동 편의점에서 나와 불국사로 향하던 나는 버스 정류장에 앉아있는 한 아저씨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하고 말하자, 아저씨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만한게 거지몰골을 한 엄청 지쳐보이는 행색의 사내가 반갑게 인사하면 당혹스러울 것이다. 아저씨는 경계하며 끄덕였다. 

 

 나는 그냥 새로운 사람을 만나 신난 마음에 "조금만 더 올라가면 불국사죠?" 라고 물었다. 

 아저씨는 이번에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걸어가시게예?" 라고 되물었다.

 나는 "30분이면 간다던데요?" 하고 말했다. 

 아저씨는 맞다며 여기서 버스를 타면 삼십분 정도면 간다고 했다.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반갑게 인사를 안했다면 이 산길을 꼼짝없이 1시간 걸어 올라갔어야 하는것 이었다. 이미 밤새 지옥의 행군을 했던차라 이 오르막을 더 오를 자신이 없어 버스를 타기로 했다. 시간은 오전7시에 가까워 오고 있었다. 초록색 버스가 오고 나는 버스에 올라 아무자리나 털석 앉았다. 평소 자동차를 문명의 이기라고 욕했던 스스로를 반성하며 오래된 버스가 주는 안락함에 곧장 잠에 골아 떨어졌다.

 

 곧 차는 불국사가 위치한 토함산 자락을 오르고 올라 곧 불국사에 도착했다. 꿀같은 30분 단잠을 잔 나는 개운한 마음에 불국사 초입에 들어섰다. 
 넓은 주차장에는 차한대 없었고 그 너머로 보이는 경주의 경관은 아름다웠다. 당당한 발걸음으로 매표소에서 5,000원을 내고 들어갔다. 


 불국사로 가는 토함산 숲길은 이름모를 풀 벌레소리, 새소리로 가득했다. 토함산은 안개와 구름을 토하는 산 이라는 명칭의 유래답게 아침 안개와 구름으로 그 운치를 더 하고 있었다. 넓다라한 숲길을 걸어 불국사 경내로 들어가자 토함산 아침을 깨우는 목탁소리가 들렸다. 스님들이 아침 법회가 진행되고 있는듯 했다. 어릴적부터 사찰에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여행지를 가면 꼭 유명한 사찰에 들리는 편인데 마음이 안정되고 평온해져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불국사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다보탑 이었다. 십원짜리 동전에 들어있어 작을 줄로 알았는데, 실제 크기는 높이 10미터로 다른 석탑들에 비해 무게감이 있었다. 다보탑은 기존 석탑에서 볼 수 없는 구조로 그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냈다. 


 목조 건축물의 형식을 석조로 표현한 표현력과 사방 어디서 보아도 균형감 있고 조화로운 탑의 구조는 감탄을 자아 냈다. 이곳에서 오랜시간을 보내고 대웅전에 올라 부모님 건강을 비는 삼배를 부처님께 올리고 석굴암으로 향했다. 

 

 석굴암은 불국사에서 도보를 이용하여 걸어올라 갔다. 올라가는 길은 쭉쭉 뻗은 전나무가 숲향을 뿜고 있었고, 안개로 하여금 그 신비로움을 더 하고 있었다. 석굴암은 일제강점기 이후 불러진 이름으로 본래 석굴사 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고 한다. 석굴암은 일제강점기의 잘못된 보수공사로 자연그대로의 보존이 어려워졌고 지금은 유리벽과 환풍기등을 통해 그 내부를 관리한다고 한다. 전까지 원형그대로의 모습이 남아 있는것을 보면 선조들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기술에 감탄을 하게 된다.  

 

 석굴암의 입장료는 현재 5천원으로 당시는 좀 더 저렴했던것 같다. 석굴암 매표소를 지나 법당과 봉양하는 곳을 지나 석굴 내부로 들어가보면 유리벽에 갇혀 있는 석가여래좌상을 볼 수 있다. 나는 그 웅장함과 신비로움에 압도당해 삼배를 올리기로 하고 수건을 바닥에 깔았다. 

 그때 옆에서 석굴암 내부를 관리하시는 분께서 돌바닥에 절을 하려는 나를 만류하며 아래 내려가서 법당에서 절을 하라고 권유 했다. 

 나는 괜찮다며, 여기서 절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분께서는 이것도 인연인데..라고 말씀하시며, 유리문을 잠깐 개방해주셨다. 그리고 삼배만 올리고 나오라고 하셨고 나는 석가여래좌상을 정면에서 마주하고  절을 올렸다. (참 나는 무교다)

 그 뒤로는 뭔가 경주에서 해야할 모든 소명을 마친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완벽하게 지친 나는 토암산 자락을 걸어 터덜터덜 불국사로 내려와 버스를 타고 그대로 경주 시내까지 나와 도보 여행을 계속 하기로 결정했다. 여기까지가 경주를 가볍게? 산책한 당시의 기록이다.

 

경주는 매력적이고 볼곳이 많은 도시이다. 길을 걸어 모퉁이만 돌면 유적지가 나올 정도로 도시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박물관이다.  

 

 국가지정문화재의 국보 30점, 보물 76점, 사적 72점, 중요민속자료 16점, 기타 6점이며, 도지정의 유형문화재 28점, 무형문화재 1점, 기념물 17점, 민속자료 4점이 있다. 그 외 문화재자료 39점, 비지정문화재 107점으로 방대한 양의 문화재가 있다.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불국사와 석굴암을 등재했고, 2000년에는 남산지구, 월성지구, 대릉원지구, 황룡사 지구와 함께 경주역사유적지구로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경주의 기억이 고교시절 불국사에서 찍은 한장의 사진 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다시 한번 방문해 보시길 권한다. 

아련한 추억 경주가 다시금  감동과 추억을 줄 것이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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