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코스 마라톤을 뛰기로 결심했다.
갑작스럽게 42.195km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최근 신변의 변화도 생겼고, 뭔가 이 나이를 먹도록 특별한일이 생기지 않아 인생이 지루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 막연하고도 긴 42km를 쉬지않고 달리다보면 무언가 깨닫게 되지 않을까, 아니면 뭔가 특별한 일이라도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과거로 돌아가 달리기에 대해 생각해보면 단거리는 굉장히 느린편이었다. 초등학교 당시에는 이름이 최씨라 그랬는지 키가 작아서 그랬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내가 가장 끝 번호였다.
체육시간에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데, 다른 친구들은 성별대로 남자끼리 뛰었지만, 나는 여자 1번인 장신 여자동급생과 달리기를 하게 되었다. 당시 140cm가 안되던 작은 키의 나는 무참하게 졌고, 그 뒤로 달리기는 내가 가장 자신없던 종목 중 하나가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중학교 얼차려 대신 운동장 뺑뺑이를 돈 적이있는데 함께 돌던 친구들은 다들 힘들어했는데 나는 멀쩡했다. 그때 나는 장거리가 잘 맞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모교의 전통인 장충마라톤이라는 6km코스의 마라톤 대회가 열렸는데 그곳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고2땐 전교 6등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어쨋든 나는 장거리 달리기에 자신이 있었는데 그래봐야 5-10km사이를 뛰어봤을 뿐이다. 올해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하기전, 마지막 10km의 기록은 50분 2초. 2013년의 기록이다.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빠르단 사실을 다시금 실감했다.
풀코스 마라톤 대회는 여름이 오기전 6월까지 굵직한 대회들이 있는데 사실상 몸을 만들고 참가할 수 있는 대회는 6월 2일에 열리는 마라톤 대회다. 보통 3개월은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데, 앞으로 남은시간이 2개월이 안되서 조금은 걱정이다.
달리기로 결심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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