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코스 마라톤을 뛰기로 결심했다.
갑작스럽게 42.195km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최근 신변의 변화도 생겼고, 뭔가 이 나이를 먹도록 특별한일이 생기지 않아 인생이 지루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 막연하고도 긴 42km를 쉬지않고 달리다보면 무언가 깨닫게 되지 않을까, 아니면 뭔가 특별한 일이라도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10km에 대해
1km를 생각해보자. 걸을 수 있다. 뛸 수도 있다. 5km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단위가 늘어나는 10km를 막상 생각해보면 멀게 느껴진다. 내 첫 10km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처음 10km를 뛰게 된건 13년 지금부터 약 6년전이다. 그때도 어린나이는 아니었지만 고등학교 마라톤대회 6km를 가볍게 뛰었었기 때문에 5km에 도전할때만 해도 쉽다고 생각했다. 참 교만한 생각이었다. 17-18세 시절과 지금은 몸무게도 다르고 활력이 완벽하게 다르다.
어쨋든 무거워지고 오래되버린 내 몸은 5km를 뛰기도 벅찼다. 그렇게 5km -6km를 꾸역꾸역 40분 이내로 30분이내로 줄이면서 달리기 시작했는데, 몸을 끌어올리는데 약 2주간 2-3일 간격으로 계속 뛰었던 것 같다.
이제는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되어 10km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1km당 5분씩 뛰었던 지구력은 어디로 갔는지, 1시간이 훌쩍 넘게 걸렸다. 발이 아프거나 하진 않았지만 묘하게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서 다시 5km를 가볍게 달릴 수 있는 속도를 만들고, 기록을 늘려나갔다. 어느날 컨디션이 좋은날 집앞 개천에서 중랑천까지 신명나게 달렸다. 죽어라 뛰고 뛰고 뛰었더니 50분 이내의 기록으로 들어왔다.
나는 주로 혼자 뛰는데 10km를 뛰고 굉장한 성취감을 맛보았다. km당 5분이내 뛰었다는 사실이 더욱 달리는데 재미를 주었다.
그 뒤로도 5-10km를 뛰었지만 장마가 시작되서 였는지 목표를 이뤘다는 성취감 때문인지 그 해를 기점으로 난 거의 달리지 않았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얼마전 다시 뛰기 시작한 달리기에서 5km를 꾸역꾸역 40분가량 뛰다가 또 컨디션이 좋은날 10km를 뛰었다. 기록은 59분. 마지막 10km달리기가 13년이었던걸 감안하면 괜찮은 기록이었던거 같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10km에서 속도를 더 끌어올리거나 내구성을 기르고 21km를 달렸어야 한다. 10km를 달리고 집에와서는 갈비뼈 아래쪽이 아팠다. 나름 호흡법을 쓴다고 쓴거 같은데 얕은숨을 너무 많이 쉰거 같았다.
이미 풀코스를 각오했기 때문에 기왕 이렇게 된거 21km에 가능한 빠른시일내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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