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본드' 넷플릭스 리뷰 '이런 드라마가 성공하면 안되는데'


드라마 베가본드 리뷰는 1차례 쓴 적이 있다. 복잡 미묘한 리뷰를 작성했는데 이제 결말이 머지 않은 시점 이런 비판적 리뷰를 쓰게 만든 SBS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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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런 장르의 드라마가 나오는걸 적극적으로 희망하는 사람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 재벌, 불륜이라는 한계가 있어왔다. 이것은 재미가 보장된 자극적인 스토리 때문일 것인데 이것 때문에 나는 어느샌가 한국 드라마를 외면하고 있었다. 미드, 일드의 참신한 소재와 참신한 이야기에 흠뻑 빠져있다가 최근에야 한국도 의학, 음악, 퓨전사극, 재난 등 다양한 장르가 많이 시도 되고 있어 다시 한국 드라마도 챙겨보게 되었다. 



 그런의미에서 베가본드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컷다. 초반 성룡을 떠오르게 하는 이승기의 액션과 수지의 미모가 눈이 부셨고 비행기 테러는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을 줄 알았다. 


 베가본드는 시청률만 놓고 봤을땐 대박이 난 작품이다. 그러나 난 이런 드라마가 더이상 제작되길 바라지 않는다.


 이 드라마가 별로인 이유가 워낙 많지만 그 중 가장 거슬렸던 것 몇 가지를 작성해볼까한다. 



#단면적 캐릭터

보통 서사가 중심이 될 경우 주인공이 단면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어 쉽게 예측되지만 그 예측을 통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들이 있다. 초기의 제임스 본드, 슈퍼맨과 같이 무슨 사건이 벌어지면 어떻게 처리할지 눈에 뻔하지만 그것 조차 재미있는. 이제는 아무리 서사가 중심이 된다 하더라도 캐릭터는 단면적이어선 안된다. 최근에는 슈퍼맨 조차 자신의 내면을 고뇌한다.  



 이런 최근의 트렌드나 서사중심 인물중심 이런걸 다 떠나서 이승기와 수지는 보증된 흥행수표다. 연기력에는 의문부호가 있을 수 있지만 어쨋든 인기가 있다. 거기에 부족한 연기력을 뒷받침 해줄 명품 조연들 다 좋다. 그러나 이런 배우들을 가지고 모든 캐릭터들이 이렇게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는 건 정말 최악이다.


 모든 캐릭터는 너무나 단면적인 모습만을 지니고 있어 앞으로 무슨이야기를 하게 될지 무슨 일을 벌일지 눈에 훤했다. 



 제시카는 소리지를 것, 차달건은 무모한 행동을 할 것, 애드워드는 진중한 목소리로 여유로운 척을 한다. 극의 중반부를 이끌어온 국정원 요원들 조차 틀에 박힌듯 뻔했다. 주인공을 포함한 모든 인물들이 무슨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줄줄이 예상되었다. 이런 배우들을 썻더라면 조금 더 입체적이고 사연있는 악역, 서로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미묘한 인물간의 긴장감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현실성 부족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현실성이 부족하다 B357기가 추락해 전원이 사망했는데 유가족이 열댓명이다. 아무리 극이라지만 200여명의 승객이 전원 사망했는데 유가족이 열댓명은 좀 심한게 아닌가. 



 사격씬 또한 문제가 있다. 미필자가 쓴 것인지 아니면 아무런 자문을 받지 않은 것인지 아무리 드라마지만 이건 너무하다. 저격총을 저멀리서 권총으로 상대하거나, 백발백중의 북한 특수요원들이 소총을 들고 총알 수백발을 쏘는대 한발을 못맞춘다. 조연들이 죽어나갈땐 10발에 1명은 죽었던 것 같다. 



 #억지스러운 전개

 애초에 비행기에서 영상을 촬영해 클라우드서비스에 동영상이 전송된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베가본드 라는게 엄청난 암호문과 엄청난 비밀조직인것 처럼 묘사했으나 결국은 그냥 통닭집에 IT귀신 (뭐든지 해킹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의 해커)를 이용한 정보수집이 전부다. 이미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베가본드를 발동한다느니 진지하게 이야기하는데 실소가 뿜어져 나왔다. 




 차달건과 고해리의 뜬금없는 러브씬도 이상하다. 그냥 예쁘니까 진행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애초에 너무 쉽게 초등학생에게 이야기를 설명해 주듯 모든 음모를 까발리고 시작하는게 찜찜했는데 결국 막판에 사실은 또 다른 범인이 있었습니다! 와~~ 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이걸 꾹참고 봐야되나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마치며

위 이유들을 제외하고도 베가본드를 비판할 수 많은 것들이 있지만 굳이 하지 않겠다. 


 드라마는 이미 '대박'을 쳤으며 슬프게도 이런 형식의 드라마가 또 나올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결국 출생의 비밀과 재벌, 신데렐라 스토리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정형화된 그냥 총쏘고 젊고 예쁜 남녀 주인공에 연기잘하는 조연으로 가득 채운 제작비가 낭비된 그런 작품들이 쏟아 질 것 같아 걱정이다. 예전에 아이리스가 그랬듯. 후속작은 제발 안나왔으면 좋겠고 이 드라마의 1화를 본 내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럽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에 어쩌다 얽혀서 고생하는 많은 배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수지는 연기를 할거면 발성연습을 좀 했으면 좋겠다.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 말투로 국정원 요원을 연기하는데 정말.. 예뻐서 봤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