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소리 #29 요즘 근황 (블로그, 시인, 라오어, 중앙도서관)

#블로그에 대해

 구글에 노출이 약해졌다. 썼다 하면 구글 상단에 노출 되었었는데 최근 쓴 글에는 조회수가 0인게 많다. 뭔가 알고리즘에서 벗어난 글을 쓰거나, 블로그가 찍혔거나 둘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하면서도 안봤으면 하는 묘한 기분이 있다. 내 글에 자신이 없어서, 평가받는게 두려워서 그럴수도 있겠다.



 이제 2년이 조금 넘었는데 1일 1포스팅은 꾸준히 지키고 있다. 도대체 언제 쓰냐고 물어보는데 1천자 내외 막글을 쓰게 된다면 빠르면 20분, 정성이 들어가는 글들은 2시간 정도 걸리는 거 같다. 나는 탈고작업을 안하고 거의 초고가 탈고이기 때문에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싸지르는 편이다. 양질의 글은 안나와도 양 많은 글은 잘 나온다.


 보통은 퇴근 이후에 쓰거나, 출퇴근 지하철에서 쓰거나, 주말에 몰아서 쓰거나, 새벽에 쓰거나 한다. 가능한 많은 글을 쌓아두는걸 선호해서 틈틈히 쓰는 편이다. (급하게 업로드하면 누구 보여주기 창피한 글이 나오지만 나는 업로드한 글을 잘 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부끄러운줄 모르는 편이다.) 


 블로그를 지인들에게 더이상 노출하지 않는다. 그냥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쓰여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내가 블로그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들어가서 보이는 반응이 썩 맘에들지 않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칭찬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마운사람들)  '엄청 의외다 너?, 다시봤다 너?' 하는 표정과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평소에 도대체 어떻게 봤길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의 존재에 대한 회의감이 들곤한다. 



#시인 지망생을 만난 것에  대해

주변에 책 읽는 사람이 많이 없다. 그래서 책에 대한 이야길 좀 나누고 싶을땐 제한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독서동아리를 가입하면 되지 않냐고 물을 수 있지만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욕구보다 낯가림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욕구가 더 크기 때문에 굳이 동아리에 가입하진 않는다.


 어쨌든 그래서 주변에 누군가 책이나, 영화나 그림, 드라마 같은 취미를 가졌다고 말하면 그런것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 하려고 노력한다. 사실 그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에요? 라고 물어본다음 처음 듣는 작가, 배우, 감독이 등장하면 메모해놓고 찾아보는 인간 왓챠의 역할을 기대하는게 크고, 그 다음은 나도 알고 그도 아는 작품을 진지하게 이야기하면서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즐기는게 다음이다. 



 최근의 질문으로는, 최근 퀴어문학을 문단에서 밀어주는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냐. 라는 것이 주요 질문이다. 얼마전에는 초면의 알바생에게 이 질문을 던졌다.


 문창과를 졸업한 이 대학원생은 내가 문창과를 알고 있단 사실을 신기해 했으며, 내가 책을 계속 읽는다는 사실을 신기해 했고, 내가 영화를 많이 본다는 사실에 신기해했다. 그가 신기해 하는 것보다도 나는 그가 시를 쓴다는 사실이 제일 신기했다. 


 물론 내 친구 SEO도 시를 쓰지만 생활밀착형 친구놀리기용 시라 재미는 있지만 대중성은 없다. 이렇게 등단을 위해 시를 쓰는 사람은 처음이라 나도 신기해서 여지없이 퀴어문학 질문과 작가추천을 받았다.(어쩌면 불쾌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쩜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 그런가 내가 모를법한 작가들을 줄줄이 추천해주었다. 이분은 아실거 같은데 하면서 조심스럽게 추천한 작가들은 대부분 내가 아는 작가였고, 그가 자신있게 알려주는 작품과 작가들은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초면의 상대와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단 사실에 너무 감격해서 얼마 전 실수로 두권 구매한 고양이요람을 선물로 줘버렸다. (원래 주기로 했던 홍군에겐 미안하지만.. ) 다음 그분이 나오는 날과 우연히 겹치길 기대하면서 인사했다. 유익한 만남이었다. 



#라오어2 스토리

 라오어2 스토리가 엉망이기에 지난 포스팅에서는 대충 1편의 느낌을 살려서 스토리를 짜봤다. 이미 있는 케릭터 들이라 짜는데 별 무리가 없었다. 별무리 없이 쓴 별 무리 없는 글이 아닌가 생각된다. 실제로 조엘과 엘리라는 케릭터를 만들고 둘이 유대감을 갖게 만들고, 거기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낸 작가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중앙도서관

요즘은 종종 학교 중앙도서관의 회전문이 생각난다. 언젠가 글을 쓰면 꼭 껴넣고 싶은 문장이다.


 중앙도서관의 회전문은 항상 너무 빨리 돌아서, 나는 도서관에 들어가기 위해 대단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언젠가 이 문장을 소비해서 그럴듯한 글을 쓰고 싶다.  


15분만에 막갈겨 쓴 이 일기가 내 적성에 가장 잘 맞는 글이다. 앞으로도 잘- 많이 쓰도록 노력해야지.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