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을 보내며 - 20시즌의 아쉬운 이별

최용수 감독을 보내며 - 선수와 감독 경력

 화려한 경력의 그는 20년. 코로나 19로 리그 개최는 중단되었다. 급작스러운 휴식기에 부상선수가 많던 서울은 한숨 돌리나 했으나, 재개된 리그에서 그들의 모습은 전년도 3위라고 하기엔 엉망이었다. 

 

 최용수 감독이 20시즌 하고자 했던 셰필드식 3백은 실패한듯 보였고, 5연패의 수렁에까지 빠지게 된다. 주축 수비수인 황현수의 이탈과 주요 핵심 선수들의 에이징커브, 공격수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박동진의 입대, 고액 임대생 페시치의 불만이 맞물리면서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최용수 감독은 눈밖에 난 선수는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었는데 리그 초반 ㅇㅇㅇ은 왜안쓰냐 라는 비판에 ㅇㅇㅇ이 나오면 엉망진창인 모습을 보여주며 안쓰는 이유를 알게 했다. 

 

 문제는 최용수 감독이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으러 잠시 팀을 이탈했을때 발생한 듯하다. 그 책임이라면 책임일까 김성재 수석코치는 구단을 떠난다. 그리고 김호영 수석코치를 영입한다. 

 

 20시즌의 문제점을 전술적인 부분에서 보는 사람들이 상당 수 있다. 물론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나는 구단 프런트의 운영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최용수 감독 실패 원인 1. 선수단 구성의 실패

 시즌 초 임대생 페시치의 이탈을 염두하지 않았다. 보강으로 들어온 한승규, 한찬희, 김진야는 좋은 자원들이지만 한승규는 임대, 한찬희는 트레이드, 김진야만 유일한 정상적인 영입이다. 19시즌 0입에 후반기 경기력이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했다. 세명의 선수 영입은 선수단의 구성에 실패했다고 보여진다. 응급처치로 임대 영입한 수비수 윤영선은 부상복귀 이후 폼을 장담할 수 없던 울산에서 쓰이지 않는 선수 였다. 그리고 여름 이적시장 우여곡절 끝에 기성용이 왔지만 정작 필요한 외국인 공격수는 없었다. 

 

 

모 기자의 말에 따르면 외국인 공격수가 공석인 서울에 수 많은 에이전트가 오퍼를 넣었지만 구단 프런트는 가격후려치기를 시도했고, 저렴한 몸값을 원하는가 보다 해서 다시 오퍼를 넣으면 거기서 또 가격 후려치기를 하거나 그 급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또 다른 루머에 의하면 최용수 감독이 수준급 선수가 아니면 원하지 않기 때문이란 이야기가 있는데 아드리아노를 다시 받아준걸 감안해 본다면 분명 구단 내부에서 흘린 이야기 라 추측한다. 내 생각에 K리그는 외국인 용병이 5할은 차지한다. 그런데 1명은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큰 부상을 입은 선수, 이제 선수황혼기에 접어든 느린 미드필더, 그리고 공석. 이 외국인 용병들로는 절대 리그 상위권에 올라갈 수 없다. 

 

 

최용수 감독 실패 원인 2. 경기 외적인 문제들

 구단의 소극적인 투자는 어느 모기업이나 회사가 힘들면 스포츠 구단예산을 줄이기 때문에 욕할건 아니다. 다만 프랜차이즈 스타 기성용의 서울복귀 과정에서의 트러블, 무관중 응원시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배치놓는 기가막힌 마케팅 수법, 그것으로 인한 벌금 1억. 전북현대가 심판매수사건으로 벌금 1억인걸 감안하면 뭐가 큰 징계이고 뭐가 작은징계인지 애매하지만 경기 외적으로 서울은 상당히 휘둘렸다. 

 

 이런 위의 문제들로 서울의 성적은 인천의 바로 위 평소같으면 강등 확정이지만 올해는 상주상무가 자동 강등으로 1팀만이 직행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아직도 리그 0승인 인천에게 서울은 고마워 해야한다.)

 

 

 여름 이적시장이 끝나고, 올해는 코로나 19로 경기가 지연된 만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하는데 이미 수많은 패배를 기록한 서울 선수들에게 위닝멘탈리티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최용수 감독은 신인선수를 대거 기용하기도 하고, 고용한을 톱으로 올리는 파격적인 변화를 주기도 했지만 이기기 쉽지 않은 전력이었다. FA컵 포항에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최용수 감독은 발악해봤지만 잘 되질 않는다 라는 슬픈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 자진사퇴를 발표한다. 팀 레전드의 씁슬한 퇴장이었다. 서울은 이런 식으로 최용수 감독을 보내면 안되었다고 생각한다. 역시나 후임 감독에 대한 논의는 없었고, 김호영 대행이 유야무야 임시감독으로 올라섰다. 

 

 이러나 저러나 팀성적은 감독의 책임이다. 이제는 김호영 감독대행이 팀을 잘 이끌어 주기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18년도 강등의 위기에서 흔쾌히 소방수로 돌아와준 팀레전드. 그래서 위기에 떠나는 발걸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20년간 서울을 위해 발로 머리로 뛴 최용수 감독에게 감사를 보내며 다시 상암에서 볼 수 있길 바라본다. 

 

+ 442니 352니 한승규를 한칸 올리고 반칸 올리고 감독이 고집 부리고 어쩌고 저쩌고 다 같잖은 소리다. K리그는 외국인 공격수 놀음이 맞다. 최용수 감독은 4백의 서울을 3백으로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으며, 줄어드는 구단의 투자에 전술변화를 시도하다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이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전술 이전에 선수단의 퀄리티를 보자. 

 

++ FC서울은 더 이상 강팀이 아니다. 좋은 스쿼드도 아니다. 비전이 없는 구단, 눈높이만 높아진 팬, 의지가 무너진 선수들이 조화롭게 화려한 과거를 떠올리며 바이올린을 켜고 있다. 이젠 진지하게 자신들의 위치에서 어떻게 하면 리그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것이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