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소리 #47 영일만 친구들2. 단어 연상과 친구가 싸이더스 다님과 신도림행 열차

[일기/오늘하루는] - 아무소리 #46 영일만 친구들

아무소리 #46 영일만 친구들

 영일만 친구들을 만났다. 최근 결성된 업무 어쩌고 어쩌고 카톡방의 사람들을 나는 영일만 친구들이라고 부른다. 좋아하는 최백호의 노래 제목이다. 그들의 고향이 포항이기 때문에 나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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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ght to Denmark 

 영일만 친구들 카톡방에서 음악 추천이 이어졌다. 나는 오래전 들었던 Jill Scott 의 A long walk 를 추천해줬다. 그리고 이 노랠 들으면서 뇌에서는 chunk 작업이 이뤄졌다. 자연스럽게 친구에게 추천 받은 재즈앨범이 함께 떠올랐다. 엄청 좋아서 그것만 듣고 다녔던 기억이 났다. 내 재즈 입문 앨범이었다. 

 

 하지만 기억은 거기까지였다. 비행기 날개와, 덴마크 국기가 있었다는 것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피아노 재즈 였고, 찾기위해 페이스북에서 8년의 세월을 건넜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약 6년만에 이 앨범을 추천해준 친구에게 안부를 물었다. 

 

 

 

 

 

 

<문제의 덴마크 국기가 있고 비행기 날개가 있는 앨범 커버>

 

 

 찾아낸 앨범은 듀크 조단의 플라이트 투 덴마크. 너무 좋은 앨범이다. 그리고 뇌가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는데 나는 이미지로 기억하는 편인 것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안겨줬다. 

 

#친구가 싸이더스 다님

 친애하는 친구 좀비걸은 싸이더스에서 근무한다. 좀비걸은 영화산업의 선두주자다. 좀비걸은 내 타짜3 포스팅을 보고 기겁했다. 싸이더스산 영화였기 때문이다. 

 

[영화리뷰] - <타짜3 : 원아이드잭> '철용의 부활'

<타짜3 : 원아이드잭> '철용의 부활'

 이래서 철용이 부활했다. 이 영화의 유일한 장점은 철용이 부활했다는 것이다. 1월 1일 20년 처음으로 본 영화는 타짜: 원아이드잭이다.  개인적으로 새해 첫 영화를 이 영화로 시작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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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걸이 영업하는 영화에 안 좋은 포스팅을 올린거 같아 왓챠피디아에 내가 본 좀비걸의 손길이 닿은 작품들 전부 5점을 주기 시작했고, 코멘트로는 '친구가 싸이더스 다님'. 이라고 명시해 두었다. 그 영화에는 사냥의 시간, 타자3, 야구소녀가 있었고 곧 개봉할 페뷸러스도 있었다.

 

 좀비걸에게 카톡이 왔다. 너 마케팅팀에 걸렸다고. 코멘트 바꿔달라고. '친구가 싸이더스 다님'이라는 코멘트를 싸이더스 마케팅팀이 본 것 보다, 내 닉네임 '닭매운탕'인게 부끄러웠다. 닭 매운탕은 종로 익선동에 있는 오복이네 라는 가게의 메뉴중 하나다. 자작한 국물이 많은 닭 볶음탕을 생각하면 되고, 쫄깃한 닭고기에 매콤한 국물, 거기에 다양하게 넣어 즐길 수 있는 사리 메뉴가 인상적이다. 우동이나 수제비, 감자 같은걸 추가해서 먹으면 배터지게 먹을 수 있다. 

 

 

 

 

 아무튼 왓챠 닉네임을 최고씨로 황급히 수정하고, 무난한 코멘트들을 바꿨다. 

 

 

#영일만 친구들 2

 일준과 만재를 만났다. 담택에가서 시오라멘을 먹기로 했다. 나는 제일 먼저 번개처럼 도착했는데 웨이팅이 있었다. 3팀이 앞에 있었고 나는 내 이름을 엉성하게 써놓고 일준과 만재를 기다렸다.

 

 곧 이어 만재가 도착했다. 만재는 오늘은 눈을 끼고 왔다고 했다. 메뉴를 정하고 있었는데 저 멀리서 부서원 둘이 오는게 보였다. 나는 괜한 오해 사는게 싫어서 만재에게 한 바퀴 돌고올까요? 라고 제안했고, 만재는 엥 너 그게 지금 무슨소리야?? 라는 어안벙벙한 표정으로 날 봤다. 그래서 (만재에게 이 상황을 이해시키기엔 시간이 부족했으므로) 한바퀴 돌고올게요. 라고 말한 뒤 아니 아니 하고 (사실 이때 뭐라고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호다닥 한바퀴를 돌아 다시 담택으로 왔다. 만재는 기이한 행동을 한 나를 보고 꺄르르 웃었다. 발각되지 않으려던 내 노력과 무관하게 2-3분 뒤 부서원들이 앞을 지나가서 결국 나는 발견 되었다. 킁.

 

 잠시 뒤 일준이 왔고 무려 세번이나 눈을 마주쳤음에도 우리를 알아보지 못했다. 오늘은 일준이 눈을 놓고 왔다. 곧 우리 차례가 와서 담택에 들어갔다. 담택은 할로윈 분위기로 확 바뀌어 있었다. 우리는 말이 없었다. 내가 맨날 카톡에서 떠드니까 할말이 없는가 보다고 말하자 일준과 만재는 아니올시다 하는 표정으로 피곤해서 그런거라며 언제 그랬냐는 듯 대화를 시작했다. 만재는 단백질을 위해 계란을 추가했다. 

 

 대화 내용은 기억나질 않는다. 우리는 합정역으로 걸어가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헤어졌다. 일준과 만재는 관악구쪽으로 나는 동대문 쪽으로. 열차가 들어오는걸 보고 나는 '오 기차 온다. 뛰면 타겠다.' 라고 말했고, 평소 파워 워킹에 능한 만재가 '빨리와 일준' 하면서 개찰구를 통과했다.  

 

 집에가는 지하철에서 톡이 왔다. 둘은 같은 열차를 타지 못했고, 심지어 한명이 탄 열차는 신도림행 열차였다. 우리는 셋이 뿔뿔이 흩어진걸 재밌어 하면서 각자 갈길을 떠났다. 

 

flight to denmark는 정말 명반이다.  지금도 듣고 있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