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서울자전거대행진을 신청했다. 아마 올해 마지막 자전거 라이딩이 아닐까. 기온은 높았지만 미세먼지가 자욱했다. 친구랑 함께 가기로 했다. 로랔이를 물방개에 태우고 왕십리역쪽으로 이동했다. 차가 막혀서 조금 늦을 거 같다고 톡을 보내는데 친구가 개인사정이 생겨 자신은 가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난 부랴부랴 상왕십리 근처에서 내렸다. 방개는 동생편에 보냈다.
자전거대행진은 목적지인 호돌이 광장까지 10km이상을 달려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된다. 코로나 덕분에 대행진은 어려웠다. 대신 이틀간 시간을 나누어 조를 이뤘다. 나는 4조 12시까지 도착이었다.
얼덜결에 코스는 상왕십리에서 청계천을 타고 중랑천으로 나가서 한강으로 진출하는 코스였다. 총 14km의 거리. 날이 추울줄 알고 이것저것 껴입었는데 다벗었다. 라이딩하기 좋은 기온이었으나 미세먼지가 아쉬웠다.
달리는 도중 미세먼지 필터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이 아름다웠다. 빛나는 강물과 억세도 참 예뻐서 사진한장 찍고 싶었지만 시간이 빠듯해서 허겁지겁 달리기 급급했다. (늦게 도착하면 기념품 안 줄까봐 성내면서 달렸다.)
한창 달리다가 강을 건너야해서 영동대교로 올라가야 했다. 계단밖에 없어서 무겁디 무거운 브로미를 들고 계단을 올랐다. 이때가 가장 힘들었다. 계단 옆에 끌바를 할 수있도록 만들어 놓은 철판은 도대체가 이용할 수가 없다.
영동대교를 건너서는 다행스럽게도 편하게 내려가도록 경사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조금 더 가서 탄천이 나왔다. 탄천의 작은 다리를 건너 빙 둘러 가니 종합운동장으로 넘어가는 나들목이 등장했다. 여기서부터는 곳곳에 자전거대행진 참가표를 부착한 사람들이 보였다.
나들목 부터는 입간판으로 목적지 방향을 잘 표시해둬서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자전거로 종합운동장에 온건 처음이라 이곳저곳 둘러봤다. 야구경기에만 와서 사람이 드글드글 했을때만 봤는데 한적한 토요일 낮의 경기장 주변은 평화로움이 가득했다. 못 즐긴 단풍놀이도 즐기고 들고 간 필카로 연신 여기저기를 찍었다.
입장하려고 하자, 아직 앞조가 끝나지 않았다는 안내와 함께 30분 부터 입장이 가능하단 소릴 들었다. 간략한 행사같은게 진행되는 듯..
가을을 제대로 만끽하고 왔다. 경기장 주변은 나중에 다시 놀러와도 좋을듯하다.
시간이되어서 입장을 시작했다. 여기서부턴 자전거를 끌고 간다.
QR로 체크인도 하고, 체온도 측정했다.
목표는 위 사은품이었다. 커피와, 샌드위치, 멘토스 초코맛... 여러개.. 왜 멘토스에 초코맛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거기에 보온 조끼와 음료와 매달이 들어있었다.
조끼는 아버지 드렸다.
경기장 주변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왕은행나무다. 보통은 은행잎이 다 떨어졌는데 워낙 큰 나무라 그런가. 멀쩡하게 잘 버티고 있었다.
자전거를 조금 더 타다 올까 하다, 미세먼지도 많이 먹었겠다. 그냥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간만에 라이딩이라 힘들기도 힘들었고 뭔가 가을 분위기에 흠뻑 빠져서 빨리 탈출해야 했기도 했다. 싸우전드 헬멧을 썼는데 더웠고, 앞으론 한 겨울 아니면 쓰질 말던가, 그냥 팔아버리던가 해야겠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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