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악터널, 쌈지공원> 경기도 가평 여행, 화사가 별 구경 간 곳에 가본 썰

 MBC 예능 나혼자산다는 내가 보지 않더라도, 뉴스를 보지 않더라도 주변인들이 ‘ㅇㅇㅇ봤어? 진짜 ㅇㅇ하더라.’ 라고 말해 입소문으로 항상 본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인기프로다. 그런 인기 프로에 종종 출연하는 마마무 화사가 별을 보러 어딘가 갔다고 하는데 거기가 난리란 소리를 들었다. ‘나혼산 봤어? 진짜 별 이쁘더라’

 

 

 

 

 

 

 사진 동호회(한번도 참여해본 적은 없다)에서도 그곳에 가자고 난리였고, 주변에서도 거길 가고 싶다는 사람들로 들끓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가게 될진 몰랐다. 나는 사람 많은 곳은 피하자는 주의였고(코로나 사태 이전부터도), 인기프로그램인 만큼 이미 그곳은 핫플중 핫플이 되어 사람들로 인산인해라는 기사를 보았기 때문에 더 꺼려졌다.  

 

 내 바람과는 별개로 평일 저녁에 가게 되었다. 서울에서는 거의 2시간 이상을 가야한다. 가평이라해서 가까울줄 알았는데 이전 군생활을 하던 화천에 가까웠다. 화천은 어디서든 많은 별이 보인다. 주차장은 거의 꽉 차있었고(공간이 넓진 않았다.) 공원 입구 갓길에 주차된 차들이 있었다. 평일저녁인게 무색할 만큼 많은 차와 사람들이 있었다.

 

 

 

 

 

 

 가는 길은 가평 가는길에서 좀 더 들어가야 하는데 길이 어둡고, 무섭고, 저녁엔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구간이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 거의다 도착해서는 화악터널까지는 높은 구간이 이어진다. 기압차이로 귀가 먹먹해질 수 있으니 주의. 귀가 먹먹해지면 코를 막고 코로 숨을 내쉬려고 시도하거나, 침을 삼키거나, 물을 마시거나, 껌을 씹거나, 사탕을 빨거나 하면 증상이 완화 된다고 한다. 참고. 

 

 올라가는 길은 강원도 옛 미시령 고개길 처럼 엄청나게 구불구불하고 가로등이 없어 위험하고 맞은편에서 중앙선을 넘어 코너를 도는 차가 있을 수도 있으니 최대한 서행하는 것을 권한다. 도착하면 모든 라이트를 꺼주는 것이 예의다. 미등만 키고 주차장에서 주차할땐 잘 보이지 않으니 주의하자. 9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는데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하늘은 맑고 공기는 찼고 바람은 쌩쌩 불었다. 하늘에 별은 이제 막 떠오르고 있었다. 

 

 대충 싸온 밥을 허겁지겁 먹고 잠깐 밖으로 나갔다가 바로 들어왔다. 너무 추웠다. 강원도의 겨울을 잊고 있었다. 20대 초반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야간 근무 때마다 몇번이고 추위로 오는 고통에 팔을 자르려고 하지 않았던가. 차에 시동을 황급히 걸고 몸을 좀 녹였다. 머리가 좀 녹자 이런생각이 들었다. 가을에 오자. 봄이나 가을에. 덜 추울때 와야한다.  너무 추웠지만 사진을 좀 찍어보겠다고 나갔는데 카메라를 안챙겨왔다. ^^. 

 

 

 

 

 

 손각대를 최대한 고정하고 찍은 서쪽하늘. 오리온자리와 달이 인상적이다. 

 

 

<아무튼, 달>

 

 

 휴대폰으로라도 찍으려고 애써봤지만 아이폰7의 한계는 명확했다. 주변에선 바람이 불때마다 성시경 콘서트의 감미로운 오프닝을 맞이하는 여성팬들의 환호성 같은 꺄악 소리가 터져나왔다. 몇 번 사진을 찍으려고 시도하다, 온몸에 진동이 오는 추위덕에 안정성을 자랑하던 손각대는 무용지물. 바닥에 핸드폰을 내리고 돌에 기대어 장노출 사진에 도전했다. 부들거리는 손보다는 나았다.

 

 달이 떠올랐는데 엄청나게 밝게 빛나고 있었다. 정말 그렇게 눈부신 달은 처음이었다. 위 사진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마치 태양같은 달이었다. 별들도 하늘에 집중하면 할수록 늘어났다. 추위에 눈물이 나서 과학적인 어떤 현상으로 많아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다. 다시 차로 들어갔다. 썬루프를 열고 대충 몇 방 찍었다. 다음번엔 꼭 거대한 삼각대와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카메라에 왕렌즈를 껴서 들고와야겠단 결심을 했다.

 

 추워서 시동을 걸자 미등이 켜졌고, 어떤 아저씨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저기요 라이트좀 꺼주세요 라고 말했다. 이거 라이트 아니고 미등인데 이 조차도 용납하지 못하는 별지기들이다. 시동을 끄는고 별을 감사하는 것보다 시동을 켜고 따뜻한걸 택했다. 과감하게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은 더더욱 무서웠다. 새벽이 화약터널의 피크시간이기 때문에 종종 올라오는 차들이 있었고, 급한 내리막길에 귀는 먹먹했고 차는 마구 굴러갔다. 갑자기 등장하는 급커프에 중앙선도 몇번을 넘었다. 집에 도착했다. 야외활동이 가능한 날씨에 다시 방문하기로 결심했다.

 

+ 라이트를 잘 끄자

++ 굳이 주차장에 주차할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

+++ 날이 좀 풀리면 가자

++++ 가평이라 가까울 것 같지만 터널만 지나면 강원도 화천이다 (멀단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