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와의 데이트. 강화도에 가기로 했다. y에게 어딜 가자고하면 언제나 흔쾌히 좋다고 한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씨였는데 서해로 간 건 썩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y의 집에서 강화도 까지는 꽤 걸린다. 차 없는 도로, 흐린하늘은 음울한 미래도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고 무작정 강화도로 갔는데 민간인 통제선이 등장, 군인들이 검문을 하고 있었다. 죄 지은건 없지만 급하게 차를 세우고 후진을 해서 그곳을 벗어나기로 했다. 얼마 전 한탄강쪽으로 드라이브를 갔을때도 비슷한 일이, 그리고 강원도에서 드라이브를 했을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왜 자꾸 민통선 근처로 가는걸까.
주차장에 잠시 차를 세우고 어딜갈지 고민했다. 동막해변 근처의 멋진 노을이 지는 카페를 y는 검색했다. 동막해변 근처로 출발하려고 내비를 눌러보니 40분이 찍혔다. 강화도는 꽤 넓다.
"동막 해변으로 일단 갈게"
"아니야, 잠깐만 기다려봐, 우린 여길 가야해"
7분거리에 있는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카페에 방문하기로 했다.
조양방직.
강화시내를 지났다. 맛있어 보이는 떡볶이 가게가 있어 나중에 먹기로 하고 일단 카페로 향했다.
카페가 있을것 같지 않은 곳으로 내비는 우릴 이끌었다. 이상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아울렛 규모의 주차장이 우릴 반겼다. 전날 비가 왔는지 땅에 물 웅덩이가 많았다.
주차장에서 나오면 길건너에는 조양방직이라는 궁서체의 엄근진한 입구가 보인다.
코로나 19 사태에도 불구,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방역수칙이 정확하게 지켜지는 것 같진 않았다. 카페는 넓었지만 많은 손님들은 마스크를 내리고 이야기하고 있었으며 거리두기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QR코드는 요즘은 기본 중 기본.
들어가는 입구서부터 뭔가 오래된 물건들이 여기저기 깔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분위기 있는 포토존을 지나 진짜 매장에 들어왔다. 아메리카노 7천원선이라 가격은 생각보다 비싼 편. 우리는 커피와 차 그리고 딸기가 들어간 케잌을 주문했다.
조양방직은 오래된 방직공장을 개조하여 만든 카페다. 엔틱한 분위기를 정말 맘껏 느낄 수 있다. 넓은 공간이 주는 개방감과 노란 백열전구들이 이 카페의 포인트다. (사진 맛집이란 이야기)
이미 사진 촬영을 위한 곳으로 유명한지 많은 사람들이 좋은 기종의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나도 뽐뿌가 좀 왔다.
조양방직은 몇몇 메인 촬영 포인트가 있다. 커플들은 서로 찍어주기 바빴다. 나는 사진 찍는건 너무 좋아하는 반면에 사진 찍히는건 싫어하기 때문에 굳이 요청하고 그러진 않았다.
자리잡는데 애를 먹었다. 조양방직의 인테리어는 조악하고 난잡했지만 분위기는 좋았다. 그냥 오래된 잡동사니들을 잔-뜩 늘어놓은 것이 이 카페의 특징이다.
메인 홀 항상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기 때문에 줄을 서서 찍어야 한다. y의 뒤에도 한 커플이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정말 뜬금없이 계란 후라이 3개가 붙어있는 후라이팬이 있었다. 귀여우면서도 웃겼다.
역시 카페에는 못쓰는 타자기가 전시되어 있어야 한다.
본 건물 외에 별도 건물들이 많았다. 전시실로 보이는 곳도 있었고 카페로 개발(?) 중인 곳도 있었는데 모두 좋은 사진 포인트 였다.
한바퀴를 빙 둘러보고 나왔다. 코로나 19로 카페에 머물수 있는 시간은 1시간이었다. 딱히 지켜지고 있진 않은거 같아서 아쉬웠다. 비싼 커피값은 인생샷을 찍을 수 있다는 점으로 상쇄 된다. 강화에 간다면 가볼만 한 좋은 카페가 같다. 코로나 19가 사라진다면 좀 더 오래 머물며 여유를 즐기다 오고 싶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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