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와 을왕리에 가기로 했다.
을왕리는 어린시절 새벽에 친구들이 바다보러가자!! 로 시작해서 새벽에 도착. 조개구이에 술을 마시고 다음날 오전에 돌아오는 코스로 많이 이용했었다. 언젠가 y와 드라이브 중에 을왕리에 대한 추억을 공유해서 같이 가보자고 이야기 했고 오늘 실제로 가게 되었다.
을왕리는 영종도에 있는 유명한 일몰 명소다. 서울에서도 가까운편이고 고속도로가 잘 뚫려 있어서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다. 인천공항 표지판이 나올때 마다 해외여행을 가는 듯한 설렘을 느낄 수 있다.
을왕리에는 4시쯤 도착했다. 주변에 아기자기하고 예쁜 카페들도 많고, 조개구이집이 많았다. 나는 어폐류를 선호하진 않지만 조개구이집의 분위기는 좋아한다. 한적해 보이는 적당한 가게에 들어갔다.
눈부신 햇살에 사람들이 해변에 꽤나 많았다. 마스크를 안쓴 사람들도 많아서 조금 찜찜하긴 했지만 간만에 탁트인 야외에 와서 뭔가 행복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밖에서 마스크를 내리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몰상식해 보인다.
우리가 방문한 가게는 경기 회 조개구이. 조개구이 '소'가 5만원이다. 비싼지 안비싼지 감이 안잡힌다. 거기에 회물라면도 한 그릇 먹기로 했다.
요즘 조개구이집은 저런 계란과 치즈, 그리고 치즈와 초장이 섞인 오묘한 소스?를 준다. 보통은 적당히 끓이다가 조개가 익으면 담궈서 먹는 것 같다.
물회도 괜찮았고 라면도 맛있었다. 다만 저 일회용 접시에서 끓는 치즈와 계란을 제대로 활용해 먹지 못했다. 아마 다음엔 잘 먹을 수 있을 듯하다.
라면은 해물이 한가득 들어가 있다. 당연 국물이 일품.
조개구이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고, 해가 지기 시작했다. 서해의 아름다운 노을이 시작되어 밖으로 나가 구경하기로 했다.
밖은 생각보다 추웠다. 슈퍼에서 따듯한 음료를 두개 삿다. 버스킹하는 사람도 있었고 불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대로 헤어지긴 아쉬워서 카페를 가기로 했다. 코시국에 갈만한 카페 찾기란 여간 쉬운게 아녔다. 을왕리 근처에도 예쁜 카페가 많았지만 그만큼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정처없이 드라이브를 하다가. 어느 외진 길에서 발견한 카페 별이 다섯개-!. 스타파이브를 찾았다.
2층도 아기자기한 공간이 엄청 많았다. 넓고 사람없고 빵과 커피가 맛있었다. 이곳에서 영화를 한편 보고 나왔다.
카페가 워낙 편안해서 영업 종료시간까지 버티다 마지막 손님으로 나왔다. 을왕리에 간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카페였다.
당일치기 드라이브 코스로 을왕리는 훌륭하다. 공항에 가는 듯한 (출국직전의 설렘) 기분을 느낄 수 있고, 잔잔한 서해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조개구이는 일품이다. 노을은 또 어떤가. 미세먼지에 따라 하늘 색은 기상천외하게 바뀌기도 한다. 돌아오는 길도 막힘없이(중간에 올림픽대로인지 강변북로인지 어딘가에서는 조금 헤맸지만) 돌아왔다.
날이 풀린 요즘 북적이는 도심을 떠나, 한가로운 교외의 여유를 즐기고 오자.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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