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 y와 근교로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다. 목적지는 춘천 김유정 문학촌. 꽤 괜찮은 드라이브 코스다. 국도를 타고 가평을 지나 서울에서 2시간이 채 안걸리고 도착한다. 근처에는 멋진 카페와 맛집도 많고 우선 길이 예쁘다.
가평은 가장 벚꽃이 늦게 피는 지역 중 하나다. 서울은 다 지고 있을 무렵 가평은 만개했다. 올해는 벚꽃놀이를 3주동안 했다. 중간에 벚꽃길이 예쁜 곳에서 내려 사진도 여러장 찍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면서 김유정 문학촌으로 향했다.
김유정 문학촌은 김유정 작가의 생가가 있는 마을이다. 학창시절에 필수로 배우는 단편소설 중 하나인 <봄봄>과 <동백꽃>의 저자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해학적이고 향토적인 분위기로 김유정 문학촌이 형성된 실레마을이 그의 소설의 주배경이 된다. 봄봄과, 동백꽃이 다른 작품들 보다 유명한데 이는 상대적으로 소시민들의 비극적인 상황이 덜 들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레 이야기길이란 이름으로 긴 산책로를 잘 만들어 놨다. 언젠가 한번 여유롭게 와서 돌아봐야겠다. 나는 가평에서 벚꽃 사진을 찍느라 해가 넘어가는 무렵에 도착하여 다 돌아보진 못했다.
문학촌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다양한 민속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을 준비해 두었다. 민화와 도예 체험이다.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평소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y는 민화 체험을 너무 해보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민화체험은 그려진 도안에 채색을 하는 활동이 주를 이룬다.
고심 끝에 액자를 고른 y는 열심히 색을 만들어가며 액자를 완성시켜나갔다. 나는 딱히 흥미가 안생겨서 이것저것 하고 놀다가 생각보다 작업시간이 길어져 뭔가 그려보기로 했다.
나는 부채를 선택해서 부채에 색을 넣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체험하는 곳은 민화협회에서 운영하는 곳이었다. 담당하시는 선생님께서는 자꾸 민화에 빠지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밌다며 민화의 우수함을 강조했고, 나올 때 쯤엔 우린 민화 애찬론자가 되어 있었다. y는 칠에 신중함을 기해가며 꽤 오랜시간을 앉아 있었는데 어딘가 그 선생님은 안절부절 못했지만 빨리하라고 다그치진 않았다.
6시가 훌쩍 넘어서 끝났고, y는 서둘러 마무리 했다. 우리가 나와서 사진을 한창 찍고 있을때 민화화방의 선생님은 호다닥 자신의 차로 뛰어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무래도 우리덕에 초과근무를 하신듯 했다.
한동안 집중했더니 배가 고팠다. 뭘 먹을까 하다가 닭갈비를 먹기로 결정, 근처에 가장 별점이 높은 '한가족숯불닭갈비집'으로 향했다. 바로 김유정문학촌에 주차를 해놓고 걸어서 1-2분 거리였다. 석쇠에 양념된 고기가 올라갔다. 양념이 있어서 금방 타기 때문에 익지 않더라도 바로바로 고기를 굴려야 한다는 사장님의 당부에 이마에 땀나게 고기를 굴려가며 구웠다.
잠시 뒤 사장님이 다시 찾아와 먹어도 된다는 사인을 내려주었다. 장시간 집중했던 우리는 허겁지겁 흡입을 시작했다.
구글 별점이 괜히 높은게 아니었다. 너무 맛있게 먹고 어둑해진 춘천을 뒤로하고, 서울로 차를 몰았다. 가평-춘천간 국도를 타고 훌쩍 드라이브를 떠날 수 있는 좋은 코스다. 경춘선을타고 뚜벅이 여행도 충분히 가능하니 참고하자.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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