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콘과 윈터솔져 '방패를 사이에 둔 SJW들의 아웅다웅'

 결론부터 말하면 대실망. 실망실망 대실망. 애초에 별 기대를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망했다. 드라마의 시점은 타노스의 핑거스냅으로 사라진 사람들이 돌아온 후 이야기다. 캡틴아메리카가 팔콘에게 방패를 양도한 후의 이야기. 팔콘과 윈터솔져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든 캡틴 아메리카와 연관있는 두명의 버디 무비다. 둘다 히어로중에서는 현실적인 캐릭터들로 국내에는 큰 인기가 없는듯 하다. 완다비전을 보고 엄청난 기대감에 보기 시작했다. 

 

<유투버 이말년은 제목이 팔콘과 윈터솔져이면 포스터 인물의 위치도 바뀌어야 하는거 아니냐며 언급했다.>

 

 실망한 부분은 다양하다.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 자체가 미국 그 자체를 상징하는 캐릭터라 이 드라마도 어느정도 그렇겠거니 했는데 거기에 인종차별, 군 인권, 난민인권, 우정을 버물려놔서 뒷부분은 보기 거북할 정도. 

 

 설정자체는 그럴듯 했다. 블립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난민지위를 얻어 자리를 못잡고, 이리저리 휘둘리고, 그 속에서 난민 해방을 위한 테러리스트가 등장하고. 좋은 설정과 재밌는 이야깃거리가 나올 것 같았지만 결론은 너무 많은 것이 섞여 비빔밥인데 메인이 너무 많은 비빔밥이 만들어졌다. 아쉬운 부분을 좀 나열해보자면.

 

- 메인빌런의 흑화

 메인빌런의 탄생 자체는 그럴듯 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뜬금없이 흑화되는 부분이 아쉬웠다. 내로남불을 마구 시전하면서 개연성을 잃어 버린다.

 

- 버디

 솔직히 이건 누굴 탓할 건 아니지만 둘의 캐미가 생각보다 별로였다. 둘의 관계와 캡틴아메리카와의 연결고리도 썩 와닿질 않았고, 버디물을 만들려고 했다면 둘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사건들이 더 많았어야 하는데 다른 문제들 (난민, 군인권, 인종차별 등) 덕분에 버디물이 줄 수 있는 재미 또한 현저하게 떨어졌고 되려 집중력만 잃게 했다. 굳이 버디를 넣은건 둘이 같이 걷는 장면이 많기 때문아닐까

 

 

- 캡틴아메리카 방패는 내꺼야 징징

 진짜 이 부분이 최악이었다. 아니 방패를 받은건 받은거고 준건 준거고, 싫은건 싫은건데 극 내내 이것을 가지고 풀어낙나다. 주인공이 캡틴아메리카의 방패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반지의 제왕인데 프로도의 여정에 집중되는게 아니라 절대반지에 대한 주인공들의 징징거림에 집중된 느낌. 프로도, 샘, 간달프 모두다 골룸으로 등장하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중 후반에 방패를 둘러싼 등장인물들의 격돌을 캡틴아메리카가 하늘에서 봤다면 아주 땅을 쳤을 것이다. 

 

- 온갖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이야기

 모든 창작물에는 창작자의 정치적 의도가 담긴다. 의식했던 안했던 담기는데, 이 드라마는 과했다. 꼴랑 6개의 에피소드에 온갖 미국사회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담으려고 하니, 정말 보는 내내 불편한 기분만 들었다. 히어로 드라마에서 기대했던 모습은 정말 사악한 빌런들을 찾아 쫓고 싸우고 위기에 빠지고 극복하고 적을 섬멸한다라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인데 이 드라마는 너무 많은 정치적 올바름을 다루려다 보니 마지막 흑인 캡틴 아메리카가가 일장 훈계질을 하는 것으로 재미와 메세지 모두 놓쳤다. 

 

<너만 좋지 아주>

 

- 액션

 그나마 팔콘의 액션씬은 봐줄만 했다.

 

 총평을 말하자면, 굳이 볼 필요 없을 것 같다. 나무위키에서 줄거리정도 보면 될 것. 블립이후 문제점들에 대해 설명해준 것으로는 뭐 만족스러웠으나 결국 난민, 흑인인권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서 영 불편했다. 사회다큐를 본게 아닌데 그런느낌을 크게 받았다. 전체적으로 밸런스 조절에 실패한 느낌이랄까. 방패는 내꺼얌 하고 아웅다웅하는 장면만 없었어도 이정도는 아니었을 것 같다. 리키 저베이스의 짤로 포스팅을 마친다. 제발 그냥 재밌게나 만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