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 진실을 잊어 버렸어.
"고팀장, 모집이 이게 뭐야. 매출은 어떻게 낼려고 그래. 아직도 뭐가 중요한지 몰라?" (부장님..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부장님은 아마 어린왕자를 읽지 않았을 것이다. 중요한건 매출이 아닌데.
어린왕자 다시읽기
어린왕자를 굉장히 오랜만에 읽었다.(20대 초반 이후?) 정말. 정말 좋은 책이다. 프랑스의 작가 생텍쥐페리가 임무 중 사하라사막에 추락해 겨우겨우 생환하는데 그 당시 경험에서 영감을 얻은 소설이라 한다.
감회가 새롭다. 감회가 새롭다는 약간 뻔해서 쓰길 꺼려하는 표현 중 하나지만, 어린왕자 만큼 이 표현에 어울리는 책도 없으리라. 감회가 새롭다. 아마 직장인을 위해 쓰여졌다고 느껴질 정도로(생텍쥐페리는 공군장교(직장인)이었으므로- 그의 애환이 담겨 있었을지도)) 내가 처한 상황(돈은 벌어야 하지만 일은 하기싫은)에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
짧은 소설 내용, 예쁜 삽화가 다시봐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다시 보려고 하니, 줄거리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았다. 책 제목을 봤을땐 바오밥나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양 그림 같은 산발적인 이미지만 떠올랐다. 그래서 새로 읽는 기분으로 읽게 되었다. 어린왕자는 어떤 비행사가 사막에 불시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는 그림에 꽤 재능이 있다고 느껴졌지만, 자신이 그린 보아뱀을 사람들이 모자라고 말하며 그의 그림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게 그 비행사는 어른이 되었다. 사막에서 그는 어떤 아이를 만나게 된다. 여러가지 교훈을 얻었다. 어른이 되면 진짜 중요한걸 잊고 살게 된다는 것.
1. 바오바브나무는 구별할 수 있을 때 바로바로 뽑아야한다.
2. 덧없다는건 <머지않아 사라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3. 내 장미가 소중한건 내가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다. 길들이지 않은 것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인생에서 중요한게 뭔지 계속 곱씹게 만드는 소설이다. 정말로 큰 도움이 되었다.
밤에 가로등을 켜는 가로등지기가 사는 별 에피소드가 과거에 읽었을때와는 다르게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가로등지기는 별의 자전주기가 짧아지면서 1분에 한번씩 가로등을 껐다 켰다를 반복한다. 쉴틈도 없이 그게 자신의 의무이기 때문에.
어린왕자는 제법 대담한 제안을 한다. 해가 뜨는 반대 방향으로 걸으면, 껐다 켰다를 잠깐 멈출 수 있다고, 하지만 가로등지기는 그냥 잠을 자고싶을 뿐 이라고 답한다. 가로등지기가 직장인의 표본이 아닐까. 반대로 걸으면 멈출 수 있는걸 알면서도, 잠을 바라며 계속 가로등을 껐다, 켰다 해야하는.
어린왕자는 아무튼, 여러 별을 다니고, 지구에서 소중한 경험을 가지고 자신의 별로 돌아간다. 자신의 장미와 세개의 화산이 있는.
생택쥐페리가 말하는 것.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책 좀 읽었다 하는 누군가들은 어린왕자를 인간성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가 사하라 사막에서 진짜로 어린왕자를 만났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래서 그에게 큰 위안을 받았고, 그 값진 경험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책을 썼다고 믿는게 더 멋진 것 같다.
정말로, 정말로 추천한다. 어린시절 읽고 말았다면, 20대에 읽었다면. 30대에는 더 새롭게 다가올 거라 자신한다. 꼭 읽어보시고. 내가 보지 못하는 정말 중요한게 무엇인지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부장님 자리에 몰래 올려놔야겠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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