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FC서울 19시즌 마지막 경기 '대구 원정길' 2부

 K리그 FC서울 19시즌 마지막 경기 '대구 원정길' 1부


 경기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대구구장에는 치어리딩을 할 수 있는 단상이 없었다. 축구구장은 상암만 가봐서 치어리딩이 은근 익숙했었는 데 사실 없는 게 맞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중간중간에 응원을 유도하는 분들이 계셨다. 대구구장엔 전광판이 하나다. 원정 석에서는 전광판이 바로 보여 좋았다. 



 만이천석 중의 550석은 경기장을 12개로 나눴을 때 반 칸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서포터즈의 응원 소리는 굉장했다. 상암에서보다 더 우렁찬 느낌이랄까. (경기장 구조 때문일지, 내 자리 때문일지는 모르겠다. )



 선수들이 입장했다. 아무리 원정길이라지만 장내 아나운서는 서울 선수들을 소개해주지 않았다. 이름이라도 좀 읊어줄 만한데 너무했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모든 팬은 각자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길 바라면서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굳건하게 팀을 바라보았다. 원정석은 앉아서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비지정석에 모든 좌석이 매진되었음에도 중간중간 빈자리에 가방 같은걸 올려놔서 비가 오지 않았더라도 불편을 초래했을 것이다. 뻔히 매진된걸 알았을 텐데 몇몇 이기적인 사람들 때문에 눈살을 찌푸렸다. 



 경기의 양상은 예상대로. 비기기만 하면 되는 서울과 무조건 이겨야 하는 대구의 맞대결. 서울은 이번 시즌 대구에 1패도 하지 않았다. 대구의 홈 승승장구를 끊은 것도 서울. 경기는 ACL 진출권이 걸린 중요한 시즌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경기는 과열되었다. 



 서울은 주세종, 고요한, 페시치를 선발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두었다. 수비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최용수 감독의 의지가 드러났다.


 전방 활동량이 좋은 박동진을 선발 출장시켰으며, 후방에서는 오스마르를 수비형 미드필드에 위치하게 하고 전체적인 라인을 조율하게 했다. 서울은 전반부터 라인을 뒤로 눌러 앉혔다.



 평소 역습에 능한 대구는 이런 서울의 수비에 대비하여 에드가를 활용한 롱 패스 중심의 축구를 구사했다. 하지만 촘촘한 간격으로 내려와 있는 서울의 수비라인에 대구는 지공 상황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며 순간순간 실수로 되려 역습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정신없이 치고받고 잘 막고 잘 치는 공수를 보며 다른 경기와는 다른 묘한 긴장감에 가슴이 떨려왔다. 숨이 막히던 45분 잘 막은 서울. 대구는 꽤 답답했을 것으로 보인다. 후반에는 어떤 전술로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되었다. 


 하프타임에는 구미대학교 치어리딩팀이 센터서클 부분에서 치어리딩 공연을 진행했다. 붕붕 뛰고 나르고 하는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나왔다. 


 후반을 시작하면서 비가 좀 더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고, 나는 따듯한 커피를 사기 위해 근처를 돌았다. 대구구장은 인원에 비해 생각보다 편의시설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화장실은 넓었지만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인원이 극히 적었다. 편의점은 물건이 금방 동났으며 경기장 전체에 하나밖에 없는지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따듯한 음료가 마시고 싶었는데 결국 길 건너의 커피전문점까지 갔다 왔다. 



 후반시작. 전반과 다르게 서울 수비진의 집중력이 조금은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다. 에드가와의 경합상황에서 계속 볼을 빼앗겼고 수차례 위험한 모습도 보였다. 후반 시작 10분 후 오스마르의 결정적인 백패스 실수가 나왔지만 황현수의 빠른 커버로 실점은 하지 않았다. 한차례 위기가 지나가고 다시 두 팀은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서울은 대구의 공격이 무뎌지자, 고요한을 투입했다. 대구는 공격 루트를 더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박기동을 투입하여 높이 축구를 구사했다. 이에 맞서는 서울은 박동진을 교체하고 그자리에 주세종을 투입하여 중원을 장악하며 승기를 잡아갔다. 


<경기 종료, 쓰러지는 대구 선수들.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경기종료가 다가오자 대구의 공격은 점점 무뎌졌다. 오스마르는 한 차례 실수 이후 다시 안정감을 되찾았고, 서울의 수비는 견고해졌다. 특히 공격수를 감싸는 협력수비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대구는 후반 더욱 볼을 올려 큰 키를 활용하고자 했으나 효과적이지 못했다. 


 결국 경기종료 휘슬이 불리며 0:0 서울이 ACL에 3년만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 강등까지 당할 뻔 했던 위기에서 이번시즌 ACL진출까지 정말 성공적인 시즌이 아닐 수 없다. 상위스플릿 2무 3패로 ACL티켓을 따낸 서울, 참 대단하다. 


 경기가 종료되고 부랴부랴 다시 버스를 탑승했다. 버스는 서울로 달리고 달려.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상암과 고속버스터미널 두 곳에 내려주는데 우리는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렸다.



 몸은 만신창이였지만 다음 시즌 평일 경기가 더 생겼다는 사실에 만족스럽게 집으로 향했다. 서울은 이제 50여 일 후 아챔 예선 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참 짧은 비시즌이다. 


 참 중간중간 울산, 전북 전의 스코어를 확인했다. 실시간으로 바뀌는데 울산이 포항에 또 발목 잡혀서 애잔했다. 김보경 화이팅.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