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팔까?"
"그야, 어디든지 다."
"에이, 그게 어디든지 묻혀 있단 말이야?"
"아니, 사실 그렇진 않아, 허크. 보물은 아주 특별한 장소에 묻혀 있어. 어느 땐 섬에 묻혀 있고 어느 땐 늙어 죽은 나뭇가지 아래, 그중에서도 한밤에 그늘진 곳을 파보면 썩은 상자째로 숨겨져 있을 때도 있어. 하지만 유령 나오는 집의 마루 아래에 있을 때가 대부분이야."
톰 소여의 모험. 우리가 흔하게 들어서 읽었다고 착각하는 소설 중 하나다. 미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마크트웨인의 대표작품 중 하나라고 한다. 만화나, 동화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사실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보는 미국사회의 모순과 어른들의 위선이 잘 담겨 있다.
톰 소여는 장난기 가득한 소년이다. 엄청난 장난기와 산만함으로 무장한 그는 동네의 골치거리다. 장난이라면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그런 재치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이모에게 울타리를 칠하는 벌을 받게 되는 톰은 마치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것 마냥 친구들에게 무언가를 받고 울타리 칠하기를 대신하게 만들거나 해적이 되겠다며 강가의 섬으로 무작정 가출해서 마을사람들이 죽었다고 착각하게 한 뒤 장례식장에 갑자기 등장해서 모두를 놀라게 하는 등 말도 안되는 장난들을 한다.
읽는 내내 장난들의 수위가 제법 높아 가슴조리게 한다. 만약 내 자식이었다면 분명 톰을 심리상담센터에 데리고 갈 것이다. 하지만 막되먹은 장난에도 톰은 지혜롭게 위기를 탈출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다.
이야기는 톰과 허크가 인디언 조의 살인장면을 목격하면서 고조된다. 살인을 목격한 허크는 이 일을 죽을 때까지 함구하기로 했지만 양심의 가책과 다른 사람의 누명을 벗겨주고자 법정에서 진술을 하게 된다. 말도 안되는 사고뭉치지만 결국에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되는 기묘한 재주가 있다.
톰 소여는 살인사건을 잊고 이제는 허클베리 핀과 보물을 찾기 위해 애쓰는데 다시금 탈주한 인디언 조를 마주하게 되고 이야기는 극으로 치닫는다.
어릴때 읽었다면 좀 더 흥미진진한 모험 소설이었겠지만 지금 읽어서는 어린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좋은 동화다.
좀 더 머리를 써보자면, 톰 소여의 혼돈 그 자체인 반항과 장난은 소설속에 나오는 사회적 규범으로 강요되던 것들(성경을 읽고 주일학교에 가고, 학교에 빠지지 말아야 하는 등)이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결국 톰 소여는 사회적 강요를 이겨내고 보물찾기에 성공하며 자신의 반항(꿈을 쫓는 행위들)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부자가 된 톰소여는 이제는 성숙해질 법도 하지만 산적패가 되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신보다 더 무법자인 허클베리 핀을 사회안으로 들어오게 돕는다. 끝까지 철 들지 않는 톰 소여의 모습으로 끝이난다.
따뜻한 웃음을 짓게하는 소설 <톰 소여의 모험> 우당탕탕 톰소여의 여정을 쫓아가며 현실의 골치 아픈 것들을 잠시나마 잊어보는 건 어떨까..!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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