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소리 #25 중고차 고사 지내세요? 고사의 의미와 유래

#중고차 구매와 고사


준: 그럼 이제 차에 고사 지내냐? 

최: ??? 무슨 고사?

준: 차삿으면 고사지내야지

최: ????? 고사?? 그 돼지머리 놓고 절하는 그 고사???

준: 엉 너는 안하냐??? 

최: ????????????????차 사도 고사를 지내? 


 차에 고사를 지낸다니 금시 초문이다. 주변에 물어봤더니 차를 산 지인들은 전부. 고사를 지냈다. 차가 뭐라고 고사를 지내는가 생각했봤는데 어쩌면 다른것보다 생명과 직결되는 자동차야 말로 고사를 지낼 법 하단 생각이 들었다.


<첨단의 전투기를 만들어놓고 고사를 지내는 게..?>


#고사의 유래. 고사란 무엇인가? 

 내가 참여해 본 고사는 유일하게 한 번 있다. 인간관계가 넓은 것도 아니고 주변에 사업하는 사람이 있는것도 아니라 고사라는 세레모니는 사실상 드라마에서나 보는 생소한 행위였다. 


 고사는 사전적 의미로 액운(厄運)은 없어지고 풍요와 행운이 오도록 집안에서 섬기는 신(神)에게 음식을 차려 놓고 비는 제사. 라는 뜻이다.(네이버 국어사전) 


 유래를 좀 살펴보면 조선시대에 홍석모라는 학자가 정리한 동국세시기에 처음 등장한다. 상달고사에서 변형된 것으로 보이며, 상달고사는 음력 10월 길일이나 말일을 정해 가택신들을 기리는 제사를 말한다. 가택신은 웹툰 신과함께에서 등장한 성주, 조상, 조왕과 같은 가택신을 가리킨다. 집안의 안녕을 비는 제사로 가정에서 주부가 몸을 정갈하게 하고 지내는 경우도 있으며 크게 할 경우, 무당을 불러 굿까지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안택굿, 안택고사라고 불리기도 한다. 차리는 음식으로는 술, 시루떡, 과일등을 올리고 절을 한다. 


 여기에 고사에는 웃고있는 돼지머리가 바로 떠오른. 동양에서 돼지는 돈, 다산, 복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고대 농경사회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이로움을 주는 동물들을 신의 화신이라고 생각했고 숭배하는 동물을 제사상에 올리곤 했다고 한다. 주나라 예법인 주례에는 각 동물들을 제사에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 있는데 소와 양은 비싸기 때문에 국가단위의 제사에서 사용되었고 돼지의 경우는 지역 마을 단위 제사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전해져 오는 이야기에는 옥황상제의 부하 업장군과 복장군이 사이가 좋지 않아 그 둘을 시험하는데 복장군이 이겨 옥황상제는 복장군을 돼지로 환생시켜 인간세계에 내려보낸다. 사람들은 옥황상제에게 무언가 소원을 빌때 돼지인 복장군을 통했다고 전해진다. 이래서 고사상에 돼지머리가 올라간다는 설이 있다. 

 


#나의 고사경험과 중고차 

 유물론자인 나는 고사라는 행위가 참 재미있게 느껴진다. 실제로 집에서 지내는 제사 또한 마찬가지로 느껴지는데 장손이다보니 효의 차원에서 열심히는 참여하고 있다. (참여와 별개로 이 미신적인 행위가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굉장히 큰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내가 처음 경험한 고사는 놀랍게도 축구팀에서다. 20대가 주축을 이루던 우리팀은 마땅한 전용구장이 없이 이 학교 저 학교를 떠돌아 다녔는데, 그렇게 10여년이 지나 30대쯔음 한 초등학교를 잡아 홈그라운드를 갖게 되었다. 그땐 다들 너무나 기뻐했다. 임원진의 주도로 고사를 지냈다. 편육과 축구공, 돼지저금통을 올리고 다같이 옹기종기 모여서 절을 했는데 당시를 떠올려보면 사뭇 진지했고 구성원으로서 감동도 했던 것 같다.



 내가 느끼는 고사는 하나의 단체를 운영하거나, 무언가의 안녕을 빌때 하는 가벼운 행사다. 그래서 중고차에 고사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는데 친구놈 하나는 독일차를 삿기 때문에 독일 맥주를 뿌려주었다고 한다. 




 인터넷을 살펴보니 삼거리나 한적한 곳에서 시루떡, 명태포 같은걸 준비해서 네바퀴에 막걸리를 뿌리고 절을 하라고 한다. 또 누군가는 네바퀴위에 달걀을 올리고 출발해서 달걀을 깨면 좋다고 한다. 어쨌든 차타는 사람의 안녕을 위한 것이니 너무 나쁘게는 보지 않기로 했다.


물론 나는 굳이 차에 고사를 지내진 않을 것이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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