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테넷 '해석은 포기한다,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

  문과살려. 라는 댓글이 이상적이었다. 말 그대로 문과 살려. 와 진짜 대박이지 않냐 라고 화장실에서 떠들던 20대 남성 두명은 분명 이 이 영화의 1/10도 이해하지 못했을거란 확신을 갖고 이 포스팅을 작성한다.

 

"일어난 일은 일어나게 되어있다"

 

 우선 이 영화는 온갖 과학적인 이야기 - 철학적인 이야기가 난무한다. 과학적 이론이 쏟아지면서 아...놀란 감독도 설정 중독자가 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과학과 철학의 뿌리는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과학적인 소리들이 쏟아지지지만 딱히 이해하지 않아도 영화를 보는데 문제는 없고 무슨 깊이 있는 이야길 하려는지는 대충 알아들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대충 현세대는 현세대의 생존에 집중해야 한다. 라는 것과 환경을 잘 지키자, 과학기술 만세 그리고 놀란감독의 모든 영화를 관통하는 LOVE 가 한곳에 얽힌 놀란 감독 대잔치라고 할 수 있다. 20년간 이 영화를 구상해 왔으며 시나리오 작성에만 6년이 걸렸다는데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게 

 

 감독은 크리스토퍼 놀란. 한번도 실망한적 없는 감독인데 이 영화만큼은 약간 실망했다. 두-세번 보면 극찬하게 되겠지만 1번 관람한 상황에선 아쉬움이 가득하다. (문과살려.)

 

 주연은 존 데이비드 워싱턴과 로버트 패틴슨이다. 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덴젤 워싱턴의 아들이다. 로버트 패틴슨은 주연을 맡은 영화 배트맨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로버트 패틴슨은 영화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촬영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다고 한다. 시나리오만 5시간을 읽었다고 한다. 

 

 

 테넷은 시간여행, 인버전이라는 개념 그리고 첩보물을 섞어 놓은 영화다. 놀란감독은 007 시리즈의 열렬한 팬으로도 알려져있다. 시간의 왜곡이라는 개념이 영화 전반에 깔려있는데 이해를 못하고 봐도 볼만한 시각적 효과들이 가득하다. 

 


 

 #줄거리 (약스포)

 한 CIA 요원이 오페라 극장에서 그들만의 비밀임무를 수행한다. 어떤 물건을 확보하는 것이 그의 목표인데 사람들을 구하던 도중 러시아 마피아에 납치당해 정보를 발설할 위험에 처한다. 물건의 위치를 자백하지 않고 죽는 독약을 먹는 선택을 한 요원. 잠시 뒤 잠에서 깨어난다. 사실은 죽음에 이르는 약이 아니었던 것. 요원의 상관은 그의 기지를 칭찬하며, 목숨까지 내던지는 사람은 몇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현재 냉전중이며 테넷과 시간을 기억하라고 말하며 그에게 또 다른 미션을 준다.

 

 

 요원은 임무에 따라 특정 연구실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이상한 이야길 듣게 된다. 바로 미래와 전쟁중이란 이야기. 그리고 그에게 주어진 총. 비어있는 총을 발사해보라는 과학자. 요원인 이상하지만 방아쇠를 당긴다. 총알은 벽에 박혀있다가 갑작스럽게 다시 탄창으로 들어간다. 총알이 시간을 역행한 것. 이것을 인버전이라고 하는데 이 위험한 기술로 현 세대를 몰살시키려는 미래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것을 돕는 현 세대의 인물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테넷 해석_ 2번은 봐야할듯..(강 스포 영화를 아직 못 본 사람은 아래 내용을 보지말 것)

 이 골 때리는 내용에서 놀란감독은 인버전 이라는 개념과 시간여행이란 개념을 뒤섞어 내 뇌도 함께 뒤섞어 놨다. 이해가 되려고 하다가도 안되는데, 인버전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인 듯 하다. 

 영화를 온전히 즐기려면 시간여행과 역행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나는 아직도 마음으론 이해했지만 머리론 이해하지 못해서 답답하다.

 

- 인버전 (엔트로피 법칙을 무시하게 되어버림)

 나름 좀 정리해보면 엔트로피를 역행하는 기술이 인버전이고 엔트로피는 열역학에 나오는 개념이다. 한마디로 말하기란 불가능하고 누군가 이과생이 잘 정리해주길 바라는 수밖에.

 

<벽돌에서 총알이 빠져나온다> 

 

 아무튼 원인 - 결과가 아닌 결과에서 원인으로 돌아오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인버전된 총알에 맞게 되면 그 관통된 상처가 현재 시간이 아닌 다른 역행하는 시간(변화된 엔트로피)에 의해 손상되어 영영 회복되지 않게 된다. (이 부분도 이과생이 다시 정리해주길) 

 

- 회전문을 들어가면 산소마스크를 끼는 이유

 영화 중반부에는 사람이 인버전 되어버리기도 하는데 이때는 순행하는 시간속에서 인버전된 인간의 육체는 산소가 폐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산소가 폐에서 나오게 되기 때문에 숨쉬는 것 만으로도 치명적인 위험에 처한다. 그래서 특별한 산소마스크 같은걸 끼고 인버전 된다. 관객은 주인공이 역행하는 시간속에 있는지 순행하는 시간속에 있는지 산소마스클 통해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 시간여행이 가능한 이유 

 인버전하는 장치는 회전문이다. 회전문에 들어가면 그 시점부터 과거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다. 대신 인버전이 된다. 그곳에서 다른 회전문으로 들어가면 순행하는 시간으로 돌아와 인버전이 풀리게 될 수도 있다.

 

 인버전 된 인간이 순행하는 시간에 들어가게 되면 모든 것이 거꾸로 작용한다. 세상사가 거꾸로 진행되고 나는 순행하는 것. 인버전 된 인간은 순행하는 시간대의 엔트로피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불길이 냉기가 되고, 충격파에 밀려나는게 아니라 당겨지게 된다.

 

 인버전된 나는 시간여행을 하게 되어 순행하는 나를 만날 수도 있지만 서로 마주하게 되면 모순에 의해 존재가 사라지게 된다. 인버전을 해서 다른 회전문으로 돌아가 과거시간을 순행할 수도 있다. 과거 시점에서 보면 그래서 미래의 내가 자꾸 왔다갔다 하는 것.

 

 

 이를 이용해서 요원은 이 회전문과 인버전을 치밀하게 사용한다. 놀란감독은 이 인버전의 개념을 1인에서 다자, 그리고 2중 3중으로 활용해 가며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데 나는 아직도 이해가 잘 되질 않는다.. 

 

-할아버지 역설

할아버지 역설이란 시간여행이 가능해진다면, 과거로 거슬러가서 조상을 죽이면 내가 존재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나를 낳기 전에 할아버지를 죽인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당신이 현재에 존재하게 될까. 존재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과거로 돌아가 할아버지를 죽일 수 없을 것이다. - 스티븐 호킹.

 

 

- 캣과 아들

 요원이 캣과 아들의 구원을 집착하는 이유는 그 둘이 영화에서 현 세대를 상징하기 때문이 아닐까? 모성애와 앞으로 살아갈 세대를 지키는 것이 요원이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 악역 사토르

 악역 사토르는 미래세력을 도와 현재를 멸망시키려는 인물. 미래세력은 현세대를 멸망시키려고 하고 사토르는 그것을 돕는다. 대단한 대의가 있을 것 처럼 보이지만 사토르의 행동은 인간 개인의 이기심이 가득 깔려 있다.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망치겠어!

 

- 사토르 마방진 

 테넷의 주요 지명과 인물들은 사토르 마방진에서 차용되었다. 사토르 마방진은 아래와 같다. 가로로 읽어도, 세로로 읽어도 똑같이 읽히는 단어들인데, 아래 사용된 사토르 마방진은 역방향으로 읽어도 마방진내 단어로 읽힌다. 회문들이 사토르 마방진을 구성한 것 이기도 하다.  SATOR - ROTAS  / AREPO - OPREA / TENET - TENET 

  

<사토르 마방진>

 

<한국판 사토르 마방진>

 


 

 

 아무튼 복잡하고 어렵고 아 모르겠고 이게 뭐야 어려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영화는 아무것도 모르고봐도 재밌다. 시간이 막 뒤죽박죽 나는 정상인데 모든 사람들이 거꾸로 움직이고 갑자기 저 사람만 거꾸로 움직이고 쟤들이 거꾸로 움직이고 우리는 정상으로 움직이고. 

 

보다 자세한 해석은 한 번 더 시청 후 포스팅하기로 결심했다. 테넷. 논란의 여지가 많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물리학 덕후들은 제발 빨리 보고 포스팅을 좀 해주길 바라면서. 

 

“이해하려 하지 말고 느껴라.(Don‘t try to understand it. Feel it.)”

 

끗-